독일에서 다치면 한인병원을 가세요 2

by 안주

그렇게 구글맵을 보며 한 베를린의 한인 병원을 찾아갔다.

외과를 가야 하는지, 내과를 가야 하는지조차 몰랐는데,

찾아보니 독일에서는 대부분 1차적으로는 가정의학과에서 기본적인 진료를 모두 봐주는 듯했다.

또 독일은 보통 개인마다 주치의를 두고, 일차진료를 받는 형식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웠던 사실은 찾아간 한인 병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병원의 이미지보다는 가정집에 가까웠다.


https://maps.app.goo.gl/FrmjvWPt73DNtcxD9?g_st=ic

당시 찾았던 한인 병원


주택 같았고, 벨을 누르자 문이 열렸다.

안에 들어가니 다행히도 한국인 직원분이 데스크에 계셨다.

나의 상황을 설명드리니,

또 다행히도 이미 예약을 하고 온 사람들의 진료가 끝나면 진료를 봐줄 테니 접수하고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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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 또한 상당히 안락했다.

평소 내가 생각하던 병원의 대합실보다는 가정집에서 손님들을 응대하는 응접실에 가까웠다고 해야 할까

채광이 잘 들어와 따뜻했고, 한쪽에는 그랜드 피아노도 마련되어 있었다.


마침 2층에서는 피아노 전공생이 레슨을 받는지, 혹은 연습을 하는 것인지

상당한 수준의 피아노 연주가 들려와 병원의 고풍스러운 배경음악이 되어주었다.


덕분에 긴장됐던 마음이 한없이 누그러진 채로 차례를 기다릴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한 사람씩 차례가 될 때마다 직접 나와서 이름을 호명해 주셨다.

내 차례가 되어 선생님을 따라 들어갔다.


어느 한국의 병원에서 그랬던 것처럼, 곧바로 내 증상을 이야기할 준비를 했는데

선생님께서는 내게 일상적인 질문들을 던지셨다.


이곳에는 왜 왔는지, 교환학생 생활은 어땠는지, 무슨 공부를 하는지 등등..

누군가에게는 이런 사적일 수 있는 질문들이 불편할 수 있을지 몰라도

타지에서 한국어로 마음을 터놓을 곳이 없는 처지였기에

(더군다나 다친 다리로 서러운 상태였기에)


나 또한 의사 선생님께 받은 그런 질문들이 생소하면서도 반가웠다.


이후 사담이 몇 분 더 오간 뒤, 본격적으로 증상을 물으시며 내 상처를 살피셨다.

지하철 같은 곳이 가장 균이 많은 곳이라 다쳐서 균에 감염되면

패혈증이 올 수도 있다고 하셨다

(챗지피티 자식.. 그냥 오바를 떠는 줄 알았는데 말이 다 사실이었다)


그리고는 파상풍 주사를 언제 맞았는지 물어보셨다


나 또한 아는 바가 없었어서..

엄마에게 전화했지만 한국은 새벽이었기에 받지 않았고


치료실에 가서 파상풍 주사를 한번 더 맞아도 괜찮으니 맞자고 하셨다

내 상처부위도 소독하고 밴드도 붙이고 붕대도 감았다

전부 의사 선생님이 직접 하시는 것도.. 한국에서는 흔치 않으니..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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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사를 왜 맞아야 하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등등

치료법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다 설명해 주셨다


이제 병원에 올 수 없으니 직접 소독할 수 있도록

여분의 거즈, 밴드들과 소독밴드도 챙겨주셨다


진료가 끝나면 어느 환자에게 그랬듯 진료실에서 함께 나와 배웅해 주시는 모습까지,


진료와 치료를 받는 내내, 나는 온전히 환자로서, 존중받았다는 사실이, 그 느낌이 생소했다.

한국에도 이런 병원이 있다면, 주치의를 나도 두고 싶을 만큼

온전히 환자 한 명을 대해 주시는 모습이 내내 기억에 남아있다.


이 모든 건 독일의 공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접수 시 공보험 카드만 제시하면 된다

(매달 20만 원 넘게 내던 독일의 공보험료를 독일을 떠나기 하루 전날 돌려받는구나..)


혹시라도 독일에서 아픈 곳이 생긴다면,

한인병원을 찾아가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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