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비치에서 다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뛰놀기
스페인 피게레스의 달리뮤지엄에서 이 그림을 보고 참 반가웠다. 살바도르 달리가 이런 그림도 그렸다니. 개인적으로 인상주의를 가장 좋아한다. 달리는 고향을 정말 사랑하는 예술가였다. 그의 고향인 피게레스에서 부인과 함께 거의 평생을 보냈다.
이 그림은 현재 내 휴대폰의 배경화면으로 되어있다. 카나리아일랜드에서 나의 모습은 거의 이 그림과 가까웠다. 텅팬티(Thong)를 입고, 브래지어를 벗고 톱리스(Topless)로 해변을 활보하고 다녔다. 그 누구도 내 몸에 신경 쓰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브래지어를 입지 않고 계곡에서 수영을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다. 다시 아이로 돌아간 기분이었고 정말 자유로웠다.
제대로 태닝을 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우리도 오일을 발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남자친구에게 물어봤더니, 자주 태닝을 하는 사람은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무조건 선크림을 자주 발라줘 가면서 몸을 태워야 한다고 했다.
영국과 스페인에서는 정규 교육으로 학교에서 수영을 배운다. 그래서인지 런던에서 만난 친구들은 내가 수영을 못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레저뿐만 아니라 생존에 직결된 기술이기도 한데, 왜 배우지 못했냐고. 나는 반도에서 살면서 왜 수영을 정규 교육으로 받지 못했을까? 생각해 보면 동네 수영센터도 꽤 많았는데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어도 직접 찾아다니며 스스로 배우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수영을 못하니 바다에서 발이 닫는 곳까지만 갈 수밖에 없었다. 저기 멀리 까지 수영하며 즐기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수영을 할 줄 알면, 좀 더 깊고 더 넓은 바다 세계를 경험했을 텐데.
"I am brave."
예전에 친하게 지낸 영국인이 내가 사수자리인 것을 맞췄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봤더니, 사수자리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도전을 좋아하며 정직한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도대체 근거 없는 이 자신감은 무엇이지 싶을 정도로 나는 별것도 없는데 자꾸 도전을 한다. 나는 나를, 나의 생각을, 내가 보고 좋았던 것,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고 표현하고 싶다.
최근 2년 만에 한국에 방문해서 여러 은사 선생님들을 찾아뵈었는데, 내 눈빛이 달라졌다고 말씀하셨다. 2년 동안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가. 건강만큼은 자부하면서 살았는데, 영국에 오고 정말 몸이 많이 아팠다. 피부도 엄청 나빠지고, 영국에 온 지 1년쯤 되었을 때는 첫 직장을 그만둬야 할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했다. 코로나 블루,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 우울한 런던 날씨, 언어 문제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었던 것 같다. 영국에 오자마자 몇 달 뒤 코로나가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2년이 넘도록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고 있으니 거의 코로나와 함께한 영국 생활이었다.
올해 겨울에는 카나리아일랜드에서 서핑을 배우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는 수영을 할 줄 몰라서 겁이나 선뜻 배울 수가 없었지만 다음에는 꼭 도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