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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음 Jan 26. 2022

2장. 맛집 투어

해산물의 향연, 디저트는 필수 그리고 허니가 들어간 럼술!


스페인의 주식은 돼지고기이다.  와인 안주로 유명한 스페인 음식인 하몽, 초리또, 로모 등은 모두 돼지고기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카나리아일랜드는 섬이기 때문에 돼지나 대부분의 육고기는 모두 스페인 육지에서 수입한다. 그래서 싱싱한 해산물 위주로 주문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인다.



실제로도 내가 먹어 본 음식들 중에 문어요리, 해산물 스파게티, 생선요리가 제일 좋았다. 

스페인어로 문어는 뿔뽀(Pulpo)라고 한다. 내가 수영을 못하니 물속에서 계속 남자친구한테 달라붙어 의지했더니 내 별명은 뿔삐또(Pulpito)가 되었다. "새끼문어"라는 뜻이다.



보통 여행할때 꼭 트래블가이드로 공부한 후에 음식점까지 찾아놓곤했는데, 이번에는 즉흥적으로 온 여행인터라 아예 어떤 정보도 없었다. 그래서 구글로 검색한 후 리뷰가 많고 평균 4.7이상을 골라서 방문했고 결과적으로 10개 중 9개는 성공이었다. 스페니시, 갈리시안, 이베리안 등 다양한 종류를 접했는데, 거의 다 입맛에 맞았고 가격도 런던에 비해서 저렴한 편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레스토랑에 가서 좋고 비싼 음식을 먹는 것을 크게 즐기지 않는 편이다. 외식비에 쓸 돈으로 공연을 보거나 전시회를 가는 것을 더 선호하고,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게 더 건강하고 맛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카나리아일랜드에서는 오직 여행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주어진 특별한 외식생활이었다. 


Honey & Rum


"This is on the house." 


많은 레스토랑들이 공짜로 럼(Rum)을 한잔씩 제공한다. 카나리아일랜드에서 직접 생산 된 허니가 들어간 술이다. 꿀이 들어있어서 부드럽게 넘어가고, 식사 후에 한잔 딱 마시면 소화가 잘 된다. 


럼은 사탕수수즙이나 당밀 등 제당공정의 부산물을 발효, 증류시켜 만든 증류주이다. 저렴하고 독한 술이기 때문에 주로 항해를 하는 선원들이 즐겨 마셨다. 오랜 항해에서 럼은 선원들에게는 필수품으로 선원이나 해적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이 허니럼이 너무 맛있어서 계속 생각이 났는데, 바로 몇일 후 소금박물관에서 발견하자마자 구입했다.



스페인 사람들은 디저트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디저트도 메인 메뉴 못지않게 정성 들여서 설명한다. 내가 사랑하는 치즈케이크는 여행할때마다 있으면 꼭 한번씩은 먹어봤다. 메인음식때문에 너무 배가 부르면 포장을 해서 오기도 했다.


숙소에서 직접 해먹는 간단한 아침


아침은 항상 숙소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었고 대부분의 저녁도 근처 마트에서 장을봐서 해먹었다. 마트에서 파는 해산물이라도 품질이 굉장히 좋아 구워서 먹기만 해도 레스토랑 못지 않았다.  


라떼는 유럽 배낭여행이 유행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전인 2011년나도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아 혼자 40일 유럽여행을 떠났다. 반시계방향으로(영국-아일랜드-프랑스-벨기에-독일-스위스-이탈리아)여행을 하며 항상 조식을 주는 호스텔에 묵고, 레스토랑은 거의 안가고 샌드위치를 먹거나 굶어가며 식비를 아끼곤 했다. 유럽에 처음 방문한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하지만 가끔씩은 혼자라서 외로웠다. 무리 속에서는 고독을 그리워하고, 고독해지면 무리가 또 그립다.


태닝 후 그을린 얼굴로 음식앞에서 신난표정


"It couldn't be better!"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카나리아일랜드를 여행하면서 계속 되뇌인 문장이다. 이번 여행은 혼자가 아니라 짝궁 A도 함께 하고, 맛있는 것도 정말 원없이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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