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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음 Jan 28. 2022

뮤지컬 'HEX' @올리비에 극장, 영국 내셔널 씨어터

영국 내셔널씨어터 신작 뮤지컬 "HEX"

 공연 포스터 (출처 : 내셔널씨어터 공식 홈페이지)
Musical 'Hex'
올리비에 극장, 영국 내셔널씨어터
4 DEC 2021 - 22 JAN 2022
러닝타임 : 약 2시간 30분 인터미션 포함

Book by Tanya Ronder
Music by Jim Fortune
Director & Lyrices by Rufus Norris


영국 내셔널씨어터에서 신작 뮤지컬 'HEX'를 올리비에 극장에서 선보였다. 연말 시즌작에다 국립극단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뮤지컬 장르라고 하니 많은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다. 다음 겨울 시즌에도 재공연을 한다고 발표한 것을 보면 꽤 평이 좋았던 모양이다.


공연 중에 내부 사정으로 인해 며칠 간 공연이 취소가 되기도 하는 등 이슈가 있었다. 필자도 12월 23일에 예매했는데 취소 통보를 받아 1월로 재예매를 했다. 출연진이나 스태프 중 코로나에 걸렸는지는 확실하지 않았고, 단지 "내부 사정으로 인하여"라며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영국 국립극단의 정식 명칭은 'The Royal National Theatre'으로 대배우인 로렌스 올리비에(Laurence Olivier) 의해 1963년에 설립되었다. 현재의 극장이 건축되기 전에는 사우스뱅크(South Bank)에 있는 올드빅 씨어터(The Old Vic)에 임시로 있다가, 1976년에 오픈하였다. 극장은 대영제국에서 훈장을 받은 건축가 데니스 라스던(Denys Louis Lasdun)이 설계했다.


공연 시작 전 무대


작품의 줄거리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모티브로 한다. 깊은 숲 속, 한 외로운 요정이 간절하게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한다. 공주가 잠드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요정이 궁전으로 불려 갔을 때, 그 꿈은 악몽으로 바뀌고 기도는 저주로 바뀐다. 요정은 곧 절망에 빠지게 되고, 100년 동안 어떻게든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왕자의 키스를 받고 깨어난 공주의 아름다운 단편적인 이야기를 넘어선, 그 전후의 숨겨진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커튼콜


뇌리에 박히는 멜로디가 없어 상업 뮤지컬로서는 조금 어려워 보인다.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의 힙한 안무와 음악 스타일을 접목시켰다. 미국과 영국에서 가장 핫한 뮤지컬 '해밀턴(Hamilton)'이 떠오르는 장면들이 몇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의상이었다. 국립극장이라서 그런지 의상은 정말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았다.


주인공 요정이 소프라노 음역대이고 날카로운 편이라 1막 전반부까지는 정말 귀가 아파 괴로웠다. 아무래도 전문적인 뮤지컬 극장이 아니기 때문에 음향시설과 기술의 부족함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일까.


조금 난해한 부분도 있었고, 호흡의 완곡 조절이 아쉬웠다. 공주의 솔로곡에서는 뮤지컬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조금 밋밋한 연출도 아쉬운 부분이다. 


공연 프로그램 북


'Hex'는 "마술을 걸다, 매혹하다, 재수 없는 것, 징크스"등을 의미한다. 


우리의 몸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미지, 경험, 믿음 등에 의해 반응한다. 우리의 삶과 몸은 비논리적이고 마법적인, 불가사의한 것인 믿음들(layer of belief)이다. 우리는 약함을 느끼는가 강함을 느끼는가? 우리는 두려움을 보는가 희망을 보는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찾는 의미는 우리를 저주하거나 매력적이게 할 수도 있고, 그것이 가장 강력한 주문임을 깨닫는다. (영문 출처 : Jo marchant’s review in “Hex” programme book)

 

"말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될 수 있다."


이렇게 우리에게 훈훈한 교훈을 주는 귀여운 잔혹동화 뮤지컬이다. 자칫 가족 뮤지컬이라고 생각해서 공연을 보러 오는 가족단위가 있다면, 어느 특정한 장면들에서는 얼굴을 찌푸리거나 기분이 상하게 될 수도 있다. 참고로 영국 나이로 8세 이상 관람가이다.


극장 로비 계단


런던의 극장은 오래된 극장이 많아서 좌석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Seating Plan과 같은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좌석에 대한 리뷰를 확인하고 예매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비싼 돈을 주고도 무대가 잘 안 보이거나 좌석이 굉장히 불편해서 공연을 잘 즐길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 내셔널씨어터의 올리비에 극장은 부채꼴 형태의 관객석을 가진 원형극장으로 가장 위층인 Circle에서 관람을 해도 정말 잘 보인다. 그래서 저렴한 티켓을 구입해도 괜찮고, 오히려 무대의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경우도 있다. 



맨 위층으로 가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테라스가 있는데, 영국 런던아이와 브릿지의 멋진 경치를 조망할 수 있다. 시민을 위한 런던 국립극장이 템즈강 노른자 땅에 위치해 있어 눈이 즐겁다. 특히 야경이 정말 멋지므로 인터미션 때 맥주 한잔 사서 테라스에서 마시다가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좋다. 참고로 영국에서는 대부분 공연장 내에 와인, 맥주, 과자, 아이스크림 등 음식물과 음료의 반입이 가능하다. 



*해당 글과 사진의 불법 사용, 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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