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냄새가 좋아."
"냄새가 아니라 향기라고 해야지."
친구와의 대화다.
좋은 냄새는 향기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 보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그냥 넘어갔다
"꽃이 폈는데 냄새가 고약했어."
"향기가 아니고 냄새였구나."
친구는 또다시 냄새와 향기라는 단어를 구별 지으면서 말했다. 답답했다.
냄새는 향기이던 악취이던 코로 맡을 수 있는 모든 기운을 통칭하는 단어이다.
좋은 냄새인지 싫은 냄새인지는 개인의 판단이기에 전체적인 느낌을 냄새라는 단어로 표현했을 뿐이다.
그런데 친구는 좋고 나쁨에 대해 이미 기준 지어 놓고 대화를 해 나가니 나의 언어에 대해 지적을 하게 된다.
친구와 나 중 누가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각자의 기준에 맞게 모두 맞는 표현을 하였으리라.
그러나 친구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고 나는 내 기준이 맞다고 생각하면서 집으로 돌아갔으리라.
언어는 이렇게 새로운 장벽을 만들어 낸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컨택트라는 영화에서 언어와 소통에 대해서 심도 깊게 얘기한다.
언어는 분명 정해진 약속이 맞지만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 또한 언어들에 의해 생겨난다고 말이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고들을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
오히려 언어에 의해 머릿속 사고를 규정할수록 사고의 폭이 더 좁아지게 되어 있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글쓰기이다.
과연 이런 문장들이 나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는가. 나의 표현이 타인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가.
언제나 어려운 작업이다. 글쓰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