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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블루스 Sep 25. 2022

가을하늘에 묻히고 싶다.

가을 하늘이 몸서리쳐지게 아름다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날에 집에만 있는다는 건 직무유기가 아닐까

저녁만 되면 밖으로 나가고 싶다.

만월이 뜨면 뛰쳐 나가는 늑대가 된 것마냥 마음이 달뜨게 된다.

걸음걸음이 느려지고 호흡이 딸리게 된 것을 느낄 정도로 나이가 들었다.

더 나이가 들면 어찌 다녀야 할까를 고민하면서 가을 하늘에 떠 있는 자주빛을 황홀하게 마음에 담았다.

이쯤이면 적당히 살았지 싶다가도 이런 아름다운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좀 더 볼 수 있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인들이 사랑하는 화가중 하나인 호크니는 이렇게 말했다.

"카메라는 기하학적으로 대상을 보지만, 인간은 기하학적인 동시에 심리학적으로 세상을 본다."

모든 만물이 가지고 있는 것들에 뜻을 새기고 새긴 그 뜻을 가슴에 새기게 되는 것이 인간이리라.

그렇게 새겨진 순간들은 언제 어느때에라도 내가 꺼내어 보고자 한다면 그 또한 가능한 것이 인간이리라.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를 아프게 하고 가장 먼 사람이 나에게 위로를 주던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나에게 아무것도 아닌 이들에게 위로를 받고 나와는 가장 멀리 있는 가을 하늘에게 치유가 되어 진다.

사랑이 하고픈 가을이다.

마음이 아롱거려지는 가을이다.

올해만큼은 가을을 타지 않으려 했는데 가능하지 않는 일이었나 보다.

누군가에게 막 전화해서 같이 가을하늘을 바라 보자고 하고픈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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