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우리가 배울만한 것들
성공한 리더 셋(손권, 유비, 조조)을 통해 우리는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까? 먼저 구체적인 표를 통해 세 사람을 비교해 보자.
: 인재 영입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유비가 제갈량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노력했던 '삼고초려'의 고사뿐만 아니라, 조조 역시 세번이나 순욱을 찾아갔다는 '삼방순욱'이란 고사로 유명하다. 이 순욱은 후에 순유, 곽가, 정욱, 사마의 등을 조조에게 추천하며 조조 진영에 수많은 인재를 끌어 모았다.
손권 역시 인재들을 잘 대접하기로 유명했는데, 형의 유언에 따라 외부적인 일은 주유에게 내부적인 일은 노숙에게 거의 맡기다시피하며 무한한 신뢰를 보여 주었다.
이처럼 성공하는 리더들은 자신의 능력보다 주변 수하들의 능력을 이끌어내고 그것을 활용하는 데에 능했다는 공통점이있다.
그렇다면 손권, 유비, 조조의 리더십이 지니는 특징을 다시 정리해 보자.
1) 섬김: 주유와 노숙, 여몽 등을 대하는 손권의 모습을 통해 군주이면서도 자신을 낮추고 신하들을 섬기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2) 신뢰: 제갈량의 형인 제갈근을 믿지 못하는 신하들의 반대에도 그를 중용하였으며, 밑의 신하들에게 믿고 일을 맡기면 그에 대하여 의심하지 않았다.
3) 현실성: 공격적인 모습보다는 수비적인 모습으로 삼국에서 1인자가 아닌 2인자의 자리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것은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냉정한 시각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4) 단점: 처음에는 이처럼 신하들을 무한 신뢰하며 대우하던 손권이 말년에는 독선과 아집에 빠져 신하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며 오나라의 분열을 가져왔다.
1) 친화력: <삼국지연의>를 보면 별볼일 없는 유비지만 그를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그와 교분 쌓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금세 친해지는 그의 친화력은 특히 그의 세력이 약하던 시절 다른 세력의 도움을 받는 데 큰역할을 하였다.
2) 섬김: 조자룡 때문에 아들을 내팽개친 일화나 유언으로 제갈량에게 유선이 부족하거든 직접 촉나라를 운영하라고 남긴 것 등을 통해 보이듯 유비는 자신의 수하들을 가족보다 더 아끼고 섬기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이런 그의 모습 때문에 최약체였던 유비의 세력이 촉을 건국할 수 있었던 것이다.
3) 임기응변: 마등, 동승 등과 함께 조조를 치기로한 유비는 갑작스런 조조와의 술자리에서 조조가 "지금 천하의 영웅은 당신과 나 조조뿐이다."라고 말하자 깜짝 놀라 젓가락을 떨어 뜨렸는데, 마침 비가 쏟아지며 천둥이 치자 천둥소리에 놀라 젓가락을 떨어뜨린 것처럼 행동하며 조조의 의심을 벗어났다. 이런 그의 임기응변의 재주가 유비를 살려준 것이다.
4) 뻔뻔함: 유비는 사실 뻔뻔한 인물이었다. 확인할 수 없는 조상을 내세워 황숙의 칭호를 받았을 뿐아니라 공손찬 - 도겸 - 원소 - 여포 - 조조 - 유표 - 유장 등으로 끊임없이 소속을 갈아타기도 했다.
1) 실력주의: 조조는 인재를 채용하는 데에 있어 실력을 우선 순위에 두었다. 죄를 지은 자든, 자신을 비방했던 자든, 적군에 속한 자든 실력이 마음에 들면 앞뒤 가리지 않고 포섭하려 노력했다.
2) 비전 제시: 조조는 이미 한나라는 가망이 없음을 설파하며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건국의 공신이 될 기회를 제시하였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할 당시에 그랬듯 이러한 새로운 국가에 대한 비전 제시는 많은 이의 공감을 이끌어 내었다.
3) 욕심: 그는 자신의 욕심에 매우 솔직했다. 사람이 탐나면 대놓고 끌어들이려 했으며, 스스로 가장 높은 승상의 자리에 올라서도 명예와 권력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않았다. 그러나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앉기 보다는 아들 대에 이르러 황권을 교체하는 자제력도 보였다.
4) 독함: 장수에게 공격을 받을 때 자신을 위해 죽은 장남 조앙보다 호위장수였던 전위의 죽음을 더욱 슬퍼했으며, 정부인이 아들의 죽음에 심하게 비통해 하자, 오히려 정부인을 처가로 쫓아 냈다. 또한 동승에 대한 분풀이로 그 여동생이자 헌제의 아이까지 임신하고 있던 동귀비를 죽이려 한다. 그러자 헌제가 아이를 낳을 때까지만 기달려 달라고 매달렸지만 역적의 씨앗을 남길 수 없다며 죽여 버렸다. 황제 앞에서 그의 아내와 뱃속의 자식까지 죽였던 것이다.
1) 리더란 조직이나 단체 따위에서 전체를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따라서 리더들에게는 전체를 이끌어 가기 위한 지도자적 자질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2) 지금까지 살펴본 손권, 유비, 조조가 지닌 리더십은 다음과같다. 우선 인재의 중요성을 알고 그들을 섬기며 믿음을 주었다. 이 과정에서 신상필벌은 반드시 뒤따랐으며, 그것을 통해 화합을 이끌어 냈다. 또한 한나라의 혈족이라는 혹은 새로운 나라라는 명분을 제시하며 신하들을 이끌었으며, 독하게 혹은 뻔뻔하게 행동했으면서도 신망을 잃지는 않았다. 그리고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며 때를 기다리며 몸을 낮추기도 하였다.
이처럼 리더에게는 필요한 소양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인재의 중요성을 알고 대접하는 것, 그리고 명분(비전)을 제시하는 것, 신상필벌과 현실에 대한 냉정한 판단력, 그리고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리더만의 매력 등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 할 수 있다.
어쩌면 무척이나 당연해 보이는 것들이지만 리더의 자리에 올랐을 때, 이 당연한 것들을 잘지켜낼 수 있느냐에 따라 실패한 리더와 성공한 리더로 나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삼국지연의> 안에는 수백 수천의 인물이 등장하며 리더라 불릴만한 인물들도 다수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나라 건국이라는 정점을 찍은 인물은 셋에 불과하다. 물론 나중에는 위나라로 통합되었다가 사마의가 권력을 잡으며 그의 손자가 진나라의 황제에 오르게되며 승자는 사마의가 되지만 한나라 말기 수많은 군상들이 이합집산을 벌이며 피 튀기는 전쟁을 하던 때에 살아남아 건국의 대업을 이루었다는 것은 손권, 유비, 조조의 능력이 남달랐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것이다.
다르면서도 비슷하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 세 리더의 특징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게 적용시킬 수 있다면 어느 조직에서든 제 역할 이상을 해내는 리더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