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위대하다 하지만 잔인하다. 2.(3)

2. 로버트 화이트의 <뇌 이식 실험>(3)

2. 로버트 화이트의 <뇌 이식 실험>(3)


(3) 원숭이에게 가능하면 인간에게도 가능하다.


그의 실험은 분명 일정 부분 성과를 성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과정의 잔인함 때문에 화이트 역시 자신이 비난했던 데미코프처럼 대중들의 비난에 직면하게 되었다. 결국 화이트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면서 자신의 사비를 털며 실험을 이어가야 했다.

그의 목표는 바로 사람의 뇌를 이식하는 것이었다. 그는 "심장 이식이 가능한데, 뇌 이식은 왜 안되냐?"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선뜻 화이트의 실험을 위해 실험의 대상이 될 사람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1999년 마침내 크레이그 베토비츠라는 지원자가 등장한다. 그는 어린 시절 다이빙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상태였지만 사업을 운영하며 결혼도 하여 아이도 있는 상태였으나, 신경이 쇠약해지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뇌를 이식하길 원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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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베토비츠


실제로 당시 화이트는 여러 나라의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수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https://imnews.imbc.com/replay/1998/nwdesk/article/1975784_30723.html


그러나 그의 실험은 결국 실행되지 못한 채 미완으로 끝나야 했다. 뇌 이식을 할 베토비츠는 물론 사고로 사망한 기증자의 시체까지 준비했지만 실질적으로 더 중요했던 자금과 정부의 허락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이트는 결국 자신의 실험을 완성하지 못한 채 2010년 사망했지만, 1999년 인터뷰 당시 생체공학의 미래에 대하여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항상 공상 과학 소설의 재료였던 프랑켄슈타인의 전설이었던 것이 21 세기 초반에 임상 현실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스스로 프랑켄슈타인을 꿈꿨던 로버트 화이트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연구를 이어 받은 이들은 지금도 사람의 뇌를 이식하는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세르지오 카나베로나 그와 공동으로 실험을 한 중국의 런 샤오핑 같은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각자 뇌 이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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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샤오핑 런 박사(미국 월스트리트저널·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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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카나베로 박사(세계일보)


두 사람은 2015년 세계 최초로 기증된 시신 두 구를 이용해 머리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물론 살아있는 사람들이 아닌 시신들을 대상으로 한 수술이었지만, 기자회견을 통해 카나베로는 "한 사람의 시신에서 머리를 자른 뒤 'PEG'로 알려진 생물학적 접착제로 신경과 혈관을 다른 시신의 몸에 덧붙였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에 밀집한 중요한 신경들을 잘라야 했기 때문에 수술이 실패할 것으로 했지만, 나는 이 수술에서 모든 신경들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연구를 계속하여 2019년에는 개와 원숭이의 끊어진 척수를 연결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촬영한 동영상과 논문을 미국 의료저널인 '서지컬 뉴롤로지 인터내셔널'에 게재하기도했다. 이렇게 끊어진 척수를 연결한 원숭이와 개가 걸어다닐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약 1억 달러에 해당하는 자금과 수십 명의 의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하는데,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수술이 가진 자들의 수명 연장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문제이다.

사우스 맨체스터 병원의 제임스 필드 박사는 "한 사람의 머리 이식이 성공하려면 다른 사람이 죽어야 하는데, 이런 수술은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어쩌면 우리는 영화 속에서 보던 가진 자들의 영생을 과학이란 이름의 학문을 통해 보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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