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습관으로 만드는 법
4개월 전, 새해 다짐을 몇 가지 했다. 책을 몇 권 읽어야겠다라든지, 외국어 텍스트 읽는 습관을 기른다든지, 운동을 꾸준히 해서 배 근육을 키운다든지 등등... 이 중에서 가장 성장한 습관이 있는데, 그건 바로 독서다. 1월의 나의 독서 목표는 한 달에 책 3권 읽기였다. 그리고 목표는 점점 늘어 지금은 5권 읽기가 목표가 되었지만, 3월 한 달 동안 12권이나 읽게 되어서 목표를 초과해서 달성했다. 억지로 많이 읽게 된 것도 아니고, 읽고 싶다는 스스로의 의지로 꾸준히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제는 습관이 되었다. 책을 읽는 양이 늘었다고 해서 갑자기 아주 다른 사람이 되지는 않았지만, 스트레스가 생기거나 불안한 마음이 들 때 찾을 책이 있고, 삶의 레퍼런스가 필요할 때 참고할 책이 생겼다는 작은 변화가 스스로에게 큰 만족감을 주고 있다. 내가 독서를 습관으로 만들면서 도움이 된 것들과 느낀 점을 기록해본다.
종이책을 사서 읽을 수도 있지만, 오디오북으로 들을 수도 있고, 전자책으로 보다 가성비 있게 볼 수도 있고, 도서관 책을 무료로 빌려 읽을 수도 있다. 이 다양한 방법을 모두 활용해서 독서를 해보니, 책의 종류에 따라서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면 더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먼저 전자책을 이용하게 된 계기는 교보문고 모바일앱으로 책을 구매하다가 배송 라운지 서비스 혜택을 받으면서다. 배송이 완료되는 3일 정도의 기간 동안 무제한으로 전자책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었는데, 만족도가 높아서 이제는 월 2권의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로 이용 중이다. 한 권당 3,500원 정도의 가격으로 볼 수 있는데, 종이책으로 사기에는 조금 아깝고, 그렇다고 빌려 읽기에는 기간이 너무 짧다고 느껴지는 책을 읽을 때 좋다. 나의 경우, 궁금하기는 하지만 내가 소유까지 하고 싶지는 않은 자기 계발서를 읽을 때 많이 활용한다. 눈이 아플 때는 전자책을 소리로도 들을 수 있어서 가성비가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디오로 듣는 것은 전자책보다는 오디오북 서비스를 찾아 듣는 게 확실히 더 재미있게 들리긴 한다.
두 번째는 오디오북이다. 음악 앱 Flo를 이용하다가 윌라의 오디오북 콘텐츠들이 올라와 있어서 듣게 되었는데, 이것도 꽤 만족도가 높아서 계속 듣고 있다. 특히 소설책을 듣기가 좋다. 전자책은 기계가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오디오북은 진짜 성우가 실감 나게 연기하며 읽어주어서 흡입력이 있다. 비문학 같은 경우,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도 괜찮았다. 그런데 중요한 문장을 표시하고 싶다거나 옮겨적고 싶은 책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책은 차라리 눈으로 읽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소설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즐기고 싶을 때 오디오북을 이용한다는 나만의 또 다른 독서 방식이 생기게 되었다. 오디오북으로 책을 읽으면 더 빠르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성우가 이야기를 이끌어주어서 듣다 보면 금방 다 읽게 된다.
책을 가끔 사면 몰라도 많은 책을 전부 사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기도 하고, 공간도 많이 차지해서 물리적으로도 부담이 된다. 그래서 도서관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이 참 감사하다. 도서관을 이용하면 무료로 부담 없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좋지만, 같은 책이 여러 권 구비되어 있지 않아서, 인기가 아주 많은 책은 내가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래서 도서관을 이용할 땐, 나온 지 꽤 된 책들을 주로 찾아서 본다.
마지막으로는 책을 사서 읽는 것인데, 책을 사다 보니 이제는 어떤 책을 사야 할지가 눈에 보인다. 어떤 책이든 여러 번 읽으면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사고 보니 굳이 가지고 있을 필요까지는 없겠다는 책들도 있고,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들도 있다. 참 잘 샀다고 여겨지는 책들 중에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가 있는데, 내 상황에 맞춰서 해당하는 페이지를 열어서 읽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 번 찾게 될 것 같은 책을 판단할 때 목차를 보면 도움이 된다. 목차로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지는데, 그걸 보면서 가지고 싶은 책인지를 판단하면 된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처음부터 욕심을 내면 지치기 마련이다. 나는 첫 달에는 3권을 읽기로 목표를 잡았고, 5권을 읽고 나니, 목표를 높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 달에는 4권, 그다음 달에는 5권 이런 식으로 양을 늘렸다. 내가 확실히 할 수 있겠다고 여겨지는 수준으로 맞추면 더 자신 있게 실천할 수 있고, 실천하고 나서 생기는 성취감은 이 루틴을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나는 한 달에 몇 권이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누군가는 하루 10분 책 읽기를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고, 하루에 3페이지 읽기를 목표로 세우는 게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이제 책을 읽는 시간이 기다리는 시간이 되어버린 나에게는 한 달 몇 권 읽기 목표가 더 잘 맞다. 하지만 책을 읽고 싶지만 시간이 별로 없거나 책 읽는 습관이 잡히지 않은 사람에게는 하루 몇 쪽이나 하루 몇 분과 같은 루틴 설정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하루 몇 쪽, 하루 몇 분을 계획할 때도 너무 욕심을 부리기보다 처음에는 하루 한쪽, 하루 10분, 아니면 3분, 이런 식으로 작게 설정하는 것이 지속적인 루틴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습관이 익숙해져서 나도 모르는 새에 더 많은 페이지를 읽고 있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 더 많은 시간을 읽게 된다면, 그때 목표를 늘리면 된다.
책을 억지로 읽는 것은 어쩌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책 읽는 시간을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정말로 읽고 싶은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나는 목표를 세운 첫 달에 브랜딩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관련된 정보를 얻고 싶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무기가 되는 스토리>, <보는 순간 사게 되는 1초 문구> 등을 찾아 읽었다. 내가 궁금했던 내용이고, 필요했던 정보라서 당시에 집중이 아주 잘 되었다. 그렇게 여러 권을 금방 읽으니, 궁금증을 해결해 한결 편안해진 마음과 책을 다 읽었다는 성취감이 나를 채워주어 더 많은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막연하게 책을 읽고 싶은데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를 때는 베스트셀러나 독서 관련 콘텐츠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온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참고해 간단한 리뷰를 보며 읽고 싶은지를 확인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는 최신 이슈를 알 수 있어서 좋지만, 꼭 베스트셀러가 아니라도 정말 좋은 책을 읽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책 관련 콘텐츠를 올리는 크리에이터의 추천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최근에 '겨울서점' 유튜브 채널을 알게 되었고, 책 위시리스트에 몇 권의 책을 추가하게 되었다. 세계 명작을 읽고 싶을 때는 민음사의 콘텐츠를 참고하면 좋다. 책을 많이 읽기로 유명한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눈여겨보는 것도 어떤 책을 읽을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선택한 책을 읽다가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억지로 잡고 있다는 다른 책을 시작하는 것도 좋다. 책도 읽을 타이밍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해당 내용이 와닿는 시기가 있고,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토너>라는 소설책을 첫 번째로 읽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두 번째로 읽어봤을 때는 신기하게 감동이 몰려왔다. 나의 상황에 따라 내 마음이 필요로 하는 책이 다를 수 있다.
장편 소설이 아니라면 목차를 훑어보다가 읽고 싶은 부분을 먼저 읽는 것도 책 읽는 재미를 준다. 여러 사람의 인터뷰를 묶은 <인디펜던트 워커>라는 책을 볼 때 가장 궁금한 사람의 이야기를 먼저 찾아 읽었을 때 이 책을 정말 잘 즐겼다고 느꼈다. 꼭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거나 한 권을 다 읽어야 다른 책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강박을 버리면, 책을 더 즐길 수 있고,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
올해 30권의 책을 읽기로 다짐했다. 한 달에 두, 세 권 읽기를 목표로 잡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28권을 다 읽었고, 2권의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니 목표를 훨씬 빨리 달성하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 작게 시작한 것이 꾸준한 습관이 되면 더 큰 성취를 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점을 배우는 중이다. 앞으로 더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좋은 습관을 이룰 동기부여를 스스로 하게 되었다는 점이 작지만 중요한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