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마다 스미는 잡념처럼
금세 잊히는 앞 문장처럼
공기에 떠돌다 눈물에 붙는 먼지를 흐르는 물에 씻는다
불행이 엄습할 때 기도는 시작되고
간절함을 모아 바다로 간다
우주의 눈물 같은 검푸른 바다
지옥이 존재한다는 끝없는 바다
거품을 물고 달려오는 파도 앞에
목발을 들어 '詩'라고 쓴다
“입에 거품을 물고 시를 쓴들, 어느 놈이 알아주냐”
의지하던 선배는 시를 접고 나는 그놈의 시를 쓴다
파도가 몰려와 '詩’를 물고 간다
가뭇없이 지워지는 절대명제
넘어지려는 기도를 일으켜 돌아서면
연인을 껴안고 바다를 보는 남자의 눈이 들어온다
눈빛은 선물이고
연인들은 기지개를 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