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헐떡이다 보면 45분이 지나있더라 1

ep.3-1 F45 주간

by 이십일

이번 운동은 우리가 아침마다 각자하고 오는 F45를 함께 하는 것이다. 이름하야 F45 주간!

나와 버디는 아침에 F45 운동을 한다. 내가 F45를 시작한 것도 버디의 지속된 추천이 있었다.

아침엔 각자 다니던 센터에서 원래대로 하고 오고, 저녁엔 내가 다니고 있는 역삼 F45에서 함께 하는 계획이다.


처음엔 우리끼리만 갈 계획을 세우다가, 스멀스멀 사람을 더 모으기 시작했다. 같이 하면 더 재밌으니까.

그렇게 2명이서 시작했지만 얼렁뚱땅 5명이 되었고, 신기하게도 우린 모두 회사에서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이다. 현 여친/구 여친 처럼 현직장동료 + 구직장동료가 멤버 구성원이다. 가진 게 추진력뿐인 나는 4명의 체험권 등록을 후다닥 끝내고(도망가지 못하도록) F45 주간을 맞이했다.


F45는 45분 동안 운동을 한다. 운동을 설명하고 스트레칭하는 시간도 포함이어서, 실제 운동하는 시간은 30~40분 정도인 것 같다. 운동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다르고, 같은 요일의 프로그램도 매주 하는 동작이 달라진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들은 한 달마다 바뀐다. 지루할 틈이 없는 게 장점 중 하나라 생각한다.

일주일의 구성은 월수금은 유산소 운동 기반, 화목은 근력 운동 기반이라고 볼 수 있다. 그중 수요일은 가장 힘든 유산소 운동의 날이다. 운동이 다 끝나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을 때, 내 몸 위로 김이 펄펄 나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1월과 달라진 2월의 프로그램을 미리 해본 나와 버디는 새로운 프로그램 중 같이 하기 딱 좋은 구성의 운동이 있어서 어떻게 이렇게 같이 하는 운동이 나왔냐며 감탄했고, 모두에게 금요일은 꼭 오라며 정말 재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화수목금을 정말 아침저녁으로 운동만 하면서 보냈고, 저녁 운동을 가기 위해서 점심 먹으면서 영어 숙제를 하는 등의 기염을 토했다. 처음엔 F45 주간을 잘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일주일의 끝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고 있었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3% 정도 터득한 느낌이다.




월요일 저녁, 4명이 F45에 모였다.

나는 아침에 하고 왔기에 내 발로 여길 다시 왔다며 약간의 후회 섞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걱정도 잠시 클래스가 시작되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숨 몰아 쉬기 뿐이었다.


평소 같았음 혼자 동태눈을 하고 빨리 끝나길 바라고 있었을 텐데, 오늘은 옆에서 같이 몰아 쉬고 있는 여러 명을 향해 집에 가고 싶다며 외칠 수 있었다.


운동 구성 중 셔틀런 달리기가 있었는데, 파트너가 된 나의 구직장동료는 운동을 굉장히 잘하는 사람이었고, 셔틀런에서 냅다 뛸 때마다 따라가기가 벅찼다. 저 양반 다리는 왜 이렇게 긴 것인가 생각이 들쯤 딱 해당 스테이션이 끝나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일단 첫날을 잘 시작한 기쁨의 표현, 무한도전 손 동작


F45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같이 하지만 혼자 하는 것이다. 무게와 횟수로 겨루지 않기에 정해진 시간 동안 나의 최선을 다하면 된다. 물론 코치님들의 날렵한 시각으로 빈둥거리면 걸리고, 바로 단속하러 오신다. 함께 하는 파트너들의 잔소리는 덤이다.


숨이 차 스테이션 교체 시간에 타던 자전거에 잠시 앉아 있었더니, 이전 운동을 마치고 자전거를 타러 오는 동료가 얼른 비키라며 밀어냈다. 땀이 범벅된 서로의 모습이 웃기지만 피차 숨은 쉬어야 하니 말은 못 하고 밀려나는 사이 자비 없이 시작 벨은 울린다. 몸은 파블로프의 개가 된 것 마냥 다음 운동을 하게 된다.




지옥의 수요일, 아침에 2명 저녁에 2명이 F45에 모였다.

수요일 운동은 항상 힘들다. 2월의 수요일 프로그램 이름도 Triple Double이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아침 운동 시작 전 코치님의 데모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얼굴이 구겨지고 있었다. 팔로 있는 힘껏 로프를 흔들어야 하는 스테이션에서 서로 눈이 마주쳤지만 텅 빈 동공만 보여줄 뿐, 힘들어서 한마디도 못했다. 바쁘게 아침 운동을 끝내고 나와 서로의 직장으로 홀연히 사라지고, 출근길 카톡으로나마 웃겼던 45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



수요일 저녁엔 이 콘텐츠의 또 다른 창시자, 나의 버디와 함께 하는 시간이었다.

F45 300회 티셔츠를 받은 버디와 함께 운동할 생각에 안 그래도 아픈 다리 근육에 경련이 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버디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한 내 근력과 지구력이 남아있을까 걱정되었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퇴근 무렵 버디는 역사오(역삼 F45의 별칭)는 우리 집이 아니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하고는 진짜 열심히 하더라. 속도가 처지지 않는 버디를 따라가며 정말 죽을 맛이었다.

아침에도 했는데 왜 그러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숨 쉬기도 바빠서 저 저 미친 사람이라는 외마디만 내지를 수 있었다.


스피드 스쿼트를 하는 스테이션에선 파트너와 손을 잡고 스쿼트를 했는데, 손을 잡으니 멈출 수가 없었다.

점점 도파민이 오르는 버디는 앞에서 힘겨워하는 나를 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물론 본인도 스쿼트를 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숨을 헐떡이다 보면 금방 끝날 때가 다가온다. 마지막 스테이션에선 앞 화면에 표시된 남은 시간을 눈이 터져라 째려보며 있는 힘 없는 힘을 쥐어짜 내어하다 보면 비로소 끝나는 벨이 울린다.


성취감과 함께 몰아내 쉴 숨도 몰려오고, 코치님의 얄미운 "여러분 많이 힘드셨군요." 멘트에 실소가 터진다.


벌써 일주일의 절반이 흘러온 것 같기도 하고, 절반이나 남은 것 같기도 한 고비의 수요일을 정신없이 넘겨버렸다. 마성의 F45, 할 때 무척이나 힘들지만 다음날 정신 차리면 또 가고 있다.


다음 2편은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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