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2 F45 주간
지옥의 수요일이 지나고 F45 주간이 벌써 절반이 지났다.
근력의 목요일, 아침에 2명 저녁에 4명이 모였다.
아침엔 상체운동을 편식하는 동료와 함께 했다. 각 스테이션마다 상체 운동과 하체 운동을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기에, 하체만 하는 동료에게 상체도 하라는 압박을 보내며 하나씩 해나갔다. 목요일은 아무래도 근력운동이 주이기 때문에 숨이 엄청 차진 않는다.
F45 나름의 지옥의 수요일을 견딘 자들을 위한 배려인 걸까?
하지만 숨이 크게 차진 않을 뿐이지 힘들지 않은 건 아니다. 지긋한 근육의 아픔을 견디다 보면 끝나기까지 몇 세트 안 남았고, 양 옆 파트너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다 보면 금방 마지막 스테이션이다. 중간중간 하이파이브를 의식처럼 하게 되는데, 별 거 아니지만 은근히 힘이 된다. 힘드니까 전우애가 타오르는 게 아닐까.
함께 운동한 파트너 중 한 분은 나와 성까지 같은 완벽한 동명이인인데, 코치님은 주로 우리를 큰 00님, 작은 00님이라 칭하며, 종종 운동 파트너로 지정해 준다. 이 사실은 이미 이야기한 터라 같이 간 동료에게 실제로 소개해줄 수 있었고, 셋이 조근조근 떠들며 운동을 할 수 있었다.
함께 하며 생기는 소소하게 웃긴 이런 에피소드들도 F45를 계속 가게 만드는 점 중 하나이다.
숨이 덜 차서 즐거웠다 착각한 아침 운동을 마무리하고, 일을 하다 보니 저녁 운동을 갈 시간이 왔다.
보통의 목요일 프로그램은 근력 운동이지만, 우리가 신청한 목요일 클래스는 코치님들이 따로 만들어서 진행하는 스페셜 클래스였다. 하이록스라는 무시무시한 대회 출전을 연습하기 위한 클래스였다.
대회를 나가기 위한 목적은 아니고 그저 궁금함에 신청했다. 얼마나 힘들까!
저녁에 함께한 3명은 각자가 꾸준히 해오던 운동이 있는 사람들이라 그들의 걱정은 별로 안되었다.
내가 제일 걱정이었다.
막상 해보니 기존 프로그램과 다르게 안 쉬고 연속으로 해야 하는 과정이 있어서 할 때는 무척 힘들었지만, 또 하다 보니 어찌어찌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마 가벼운 무게였기에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공을 떨어트리거나 쉬면 버피를 해야 했는데, 버피만큼 힘든 게 없기에 악착같이 들고 버텼다.
할 수 있었던 가장 쉬운 건 짝꿍이 할 때 숫자를 세주는 것뿐이었기에 목이 터져라 숫자를 외쳐주고, 내 턴을 기다려야 할 땐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끝나고 나니 긴장했던 것보다는 괜찮아 다행이었다.
무릎 이슈 동료는 생각보다 괜찮았는지 금요일 아침 클래스를 추가로 예약했고, 다 같이 역사오표 프로틴 셰이크를 마시며 일주일의 절반 이상을 마무리했다.
같이 해서 재밌고, 같이 먹으니 배로 맛있었다.
광기의 금요일, 아침에 3명 저녁에 3명 역사오에 모였다.
대망의 마지막 평일, 버디와 내가 재밌다고 꼭 오라며 강조한 프로그램을 하는 날이었다. 근력 운동을 먼저 해준 후, 다 같이 모여 유산소를 4분 동안 돌아가며 타는 구성이다. 합법적 놀림과 응원이 가능한 함께 하는 유산소 시간이 있기에 더 즐거운 프로그램이다.
당근인지 채찍인지 모를 것들을 잔뜩 휘두르고 나면 금세 다음 스테이션으로 가야 하고, 숨 쉬고 웃고 이동하며 쭉쭉 가다 보면 금방 운동 시간이 끝난다. 체력의 한계까지 달려야 할 때 코치님들의 신나는 음악 선곡도 도파민이 오르는데 한 몫한다. 파트너를 응원하며 박수도 치고 노래도 부르다 보면 운동 때문에 숨이 찬 건지, 노래를 불러서 숨이 차는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른다.
아침엔 상체 편식 동료의 잡도리를 열심히 해주며, 로잉 머신을 당기는 옆에서 함께 당겨준다며 줄다리기를 해주고, 스키를 당기는 앞에서는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쳐주었다. 열띤 응원에 아아악 소리내며 열받아 하지만 할당량까지 머신을 타야 하는 모습이 매우 웃겼다.
저녁엔 체력 짱들과 코치님이 제시한 가능할 듯 말듯한 목표치를 찍기 위해 있는 힘, 없는 힘 끌어다 모아 유산소를 탔다. 버디의 추가 요구 사항이었던 칼군무로 운동하기도 달성하기 위해 신발을 벗어던졌다.
플랭크 자세에서 빠르게 발을 앞으로 가져오고, 다른 발을 가져온 다리 쪽으로 킥을 차주는 동작을 안간힘을 써서 버디의 속도를 맞췄다. 양말은 시꺼메졌지만, 만족스러운 버디의 미소로 퉁칠 수 있었다.
금요일까지 운동을 마치고 나니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하느라 카톡방이 떠들썩했다.
운동 중간중간 코치님들이 찍어준 영상과 사진을 보며, 그때 그 시간의 일들을 떠올리며 웃었다.
버디와 나는 F45 초대자로서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 F45를 꾸준히 해오며 계속해서 재밌다 이야기했었던 버디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만족해했다.
토요일에도 목요일 저녁과 같은 챌린저를 위한 스페셜 클래스 운동회가 개설된 터라, 하나도 안 힘들 거란 코치님의 말에 속아 설렁설렁 갔다가 기어서 집에 돌아왔다. 다리는 무겁지만, 운동회 상품을 받아서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다.
상품은 무려 7개나 들어있는 단백질 셰이크 후룹후룹. 여담으로 약간 얼려서 먹으면 팥빙수가 따로 없다.
버디와 설 연휴 월요일 오전 클래스까지 함께 출석하고 F45 주간을 진짜 마무리했다.
땀으로 범벅된 상태에서 있는 힘껏 하이파이브를 하며 얼마 안 남았다며 웃었다.
운동으로 가득 찬 일주일이었다.
내 경우 헬스는 약간 지루하고 잘하고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서 선택한 게 F45였다.
마침 아침 운동으로 할 수 있는 시간도 딱 맞았기도 했으며 옆에 있던 F45 고인물 버디의 조력도 한몫했다.
역사오 계단에 있는 거울에는 Not A Gym, But A Community.라고 쓰여 있는데 슬로건 값을 하는 운동이다. 같이 해서 더 열심히 더 재밌게 할 수 있고, 계속 나올 수 있다. 그래서 F45 주간도 너무 재밌었고, 끝에 갈수록 힘들어지는 몸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처음에 드는 가기 싫은 마음을 꾹 참고 몇 번 가다 보면 계속 가고 싶어지는 마법!
함께하는 에너지를 느끼고 싶다면 만족도 200% 운동, 어색함은 잠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