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 Moment, Forever
기간 : 2025. 06. 13(금) ~ 2025. 09. 20(토)
장소 : ALT. I 더현대 서울
앨리스 달튼 브라운은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현대 미술 작가이다. 1943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난 그녀는 코넬대학교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뒤 회화 작업을 독학으로 시작했다. 이번 <앨리스 달튼 브라운 회고전 : 잠시, 그리고 영원히>는 앨리스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140여 점의 원화와 드로잉, 스터디 작업을 감상할 수 있는 그녀의 예술 인생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최초의 전시이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세계로 들어가는 순간.
1. 시작된 순간 Early Works (1961 ~ 1978)
이번 섹션에서는 작가의 시작을 알 수 있는 초기작들을 볼 수 있다.
[갤러리 속 두 여성] Two Women in a Gallery 1968
독학으로 인해 습작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가로서의 시작이 되는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이번 기회가 정말 귀하다.
추상과 구상도 다양한 습작으로 경험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작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앨리스 그녀는 현실 세계 속에서 추상을 발견한다. 매력적인 형태와 흥미로운 배열을 가진 장소와 사물들, 그 이면에 심리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보이는 모습의 구상과 그 이면의 내재된 모습들이 추상인 것이다.
1-1 농가의 풍경 Barnscape
-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대상을 조형적으로 관찰하고 포착하는 앨리스의 예술적 여정의 시작
[관계] Relationship 1978
빛과 그림자 그리고 시각에 따라서 달라지는 다양한 형태들의 관계를 찾아가는 작품이다.
[Evadene] 에버딘 1961. 작품 속 에버딘은 앨리스의 친구로, 앨리스의 집을 방문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유화는 하나의 캔버스에 양면으로 제작되었다. 이는 앨리스가 작가로 성공하기 전 생활이 여유롭지 않아 한 캔버스를 양면으로 활용했음을 보여 준다.
I fought for the time to make art. 작품을 위한 시간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어요.
이 문구를 마주한 순간부터 전시를 보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작품활동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처절한 노력을 하였는지..... 이후에 볼 수 있는 작가의 습작 노트들에서도 잠깐의 틈이 생길 때마다 손에서 놓지 않고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고자 했던 작가의 노력과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나 역시 가족들의 대소사와 자녀들의 여러 일들을 챙기며 조금이라도 나만의 활동에 몰입할 시간을 가지기 위해 애를 써야 하는 상황이라 작가의 말과 삶이 더 깊숙이 와닿았다.
1-2 가족 Family ; Our Moment
- 스물한 살에 결혼한 앨리스는 세 아이를 키우면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부엌을 작업실 삼
아 독학으로 그림공부를 이어 나갔다. 그림에 집중할 시간은 부족했지만 가족과 함께한 시간은 그녀의
예술 세계에 깊이를 더해 주었다.
일상과 예술의 세계를 이러 주는 다양한 습작과 작가의 노트를 보며 그림에 대한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귀한 자료들을 볼 수 있어서 이번 전시가 더 큰 의미가 있다.
[신문 뒤에 숨은 나] Me bhind newspaoer 1965
[신문을 사이에 둔 우리] Curt with me bhind the paper 1965
이 두 작품은 형태를 이루는 선과 면을 채우고 있는 구불구불하고 어지러운 선들로 인해 혼란스럽고, 복잡하고 , 지친 작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아이는 텐션이 넘치고 신문 뒤에서라도 잠시나마 숨어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엄마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순간이다. ^^ 그래도 결국은 가족과 함께이고 가족이 있기에 나도 우리도 존재하는 것이다.
[인디언 힐 도로] Indian Hill Road 1976
We need time to feel the emotions and the passing of time.
우리는 감정과 시간의 흐름을 느낄 시간이 필요해요.
요즘 정말 많이 공감하는 말이다. 우리의 삶에도 여백이 필요하다.
2 탐색과 전환 Transitional Works 91979 ~ 1996)
-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확립해 나가는 시기이다. 빛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빛과 그림자의 반사를 통
해 정적인 공간을 생명력 있게 표현해 나간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상징적인 장면들이 많으며 빛과 공간,
건축적 프레임과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앨리스만의 예술적 스타일이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다.
2-1 집의 풍경 Homescape
- 앨리스는 늘 일상을 충실하게 살아오며 주변의 환경, 사물들에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예술성을 탐색하였다. 집에서 앨리스가 집중한 대상은 문과 창문이다. 특히 현관은 경계에 있는 공간이며 안과 밖을 연
결해 주고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공간이기도 했다.
[웨스트필드의 현관 기둥] Westfield Porch Columns 1979
현관, 창문, 빛과 그림자가 입체적 공간으로 표현되어 있다.
실제 작가의 방을 재현해 놓은 공간 - 작품과 작업 공간이 하나처럼 느껴진다. 빛, 창문, 커튼이 어우러져 새로운 순간이 탄생하듯이
3 깊어진 시선 Mature Works (1998 ~ 2019)
- 앨리스의 화풍이 성숙해지는 시기로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극대화하며 밖에서 집을 바라보던 시선이 안에
서 밖을 바라보는 것으로 방향이 바뀐다.
3-1 이탈리아
-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이탈리아 풍경을 빛과 어둠을 활용해 따뜻한 색과 질감으로 표현한 기존 앨리스의 작
품과는 또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여름날의 산들바람] My Summer Breeze 1999
4 잠시, 그리고 영원히 Recent Works (2020 ~ Present)
- 앨리스의 최근 작품들을 보면 예술적 성숙과 변화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빛은 공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물은 더욱 클로즈업되기도 하며 공간을 채우던 다른 요소들은
사라지고 공간 자체에 집중하면서 더욱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우리를 압도한다.
[고요한 꿈] Quiet Dream 2023
4-1 물, 빛, 커튼 Soft Flow
- 앨리스의 최근작에서 물과 빛을 빼고는 작품을 이야기할 수 없다. 같은 주제지만 물과 하늘과 공간과 빛
이 더해져서 놀랍도록 새롭고 다채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곳에는 커튼이 있다. 때로는 잔잔
한 바람에 나부끼고, 때로는 시원한 산들바람에 펄럭이기도 한다.
[사라지는 저녁빛] Evening Evanescence 2020
[사라지는 순간] Evanescence 2024
앨리스가 말하는 커튼은 우리의 의식에서 반쯤 숨겨진, 가려진 부분을 상징한다. 물과 하늘이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풍경으로 빛나고 안과 밖이 탁 트인 공간에서 반쯤 가리어진 커튼은 편안함과 고요함 그리고 안정감을 준다. 앨리스의 작품에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그림 속 공간에
실제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주어 단순히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경험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작가의 위로이자 배려이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이번 전시가 특별했던 점은 작가가 주목하는 최근작이 아니라 작가의 인생을 총망라하는 전작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작품들과 함께 하는 작가의 서사를 따라가며 한편으론 위로를 한편으론 용기를 얻었다. 끝까지 놓지 않고 이끌어 왔던 작가의 삶에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전시가 9월 20일까지이니 꼭 한 번은 관람해 보시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