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성 사이

어느 날 문득

by 라이블리

무논리, 비논리적인 것을 받아들이기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 나는 요즘 세상 말로 T이다.

그것도 대문자 TTT

하나로는 부족한, 한 3개 정도는 만나야 이뤄지는 이성의 끝 어디쯤 머무르고 있는 내 정서이다.


학창 시절엔 창의력과 예술적 내면의 세계를 표현해야 하는 전공 분야를 공부하며 적잖이 방황하고

고민도 했었다.

이 길이 내 길이 맞긴 한걸까

약간의 똘끼? 가 내재된 감성과 개성, 그리고 감각이 시너지를 내는 학우의 작품 세계를 보며 좌절하는 순간도 많았다.

나의 이런 자발적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함이었다.

성실함만큼은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에 늘 나는 과제로 주어진 주제를 화두에 두고 일상을 보내며 작업 과정 하나하나에도 충실하게 임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과제 작품들을 검사받을 때는 교수님의 생각지 못한 감탄사가 나오기도 했다.

내 입장에서는 읭? 왜지? 란 생각이 한편으로 들 때도 있었지만, 계속 화두로 붙들고 있으며 생각해 온 시간과 성실함이 타고난 감각을 넘을 수 있다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이런 내가 감성에 빠질 때가 있다.

문득 온다.

이유도 없이 그냥 문득…….

누군가의 눈빛에 순간 심장이 멈춰 버린 것 같은 이상 증세가 올 때도 있고(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삶의 과정들을 거치며 진화를 거듭한 나는 연애 세포가 퇴화한 관계로 이 증세는 사라졌다), 어느 날 듣고 있던 노래에 그냥 꽂힐 때도 있다.

그렇게 꽂힐 만큼 납득이 가는 상황이나 정서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문득.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을 좋아하는 나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도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찾고 있지만 이유는 없다.

그래서 그 상황을 더 아이러니하게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한번 꽂히면 무한반복이다.

사연 있는 사람 마냥 길을 걸으면서도 집안일을 하면서도 무한 리플레이……


요즘은 우연히 알고리즘의 추천으로 내 온라인 세상에 뜨게 된 노래에 빠져 있다.

가수 장혜진의 명곡 “아름다운 날들”을 그룹 2AM이 자신들의 색깔로 재해석해서 리메이크한 곡이다.

가창력으로 인정받는 네 명의 멤버들이 부르는 “아름다운 날들”은 몇 배로 더 심장 깊숙이 들어와 울리는

느낌이다.

각각의 멤버가 맡은 파트를 노래할 때면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 애잔하게 긴 여운이 남는다.

여운이 남아서 자꾸 듣고 싶다.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동안은 이 곡에 빠져 살 것 같다.

이성과 감성 사이 그 어디쯤 에서 무한반복 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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