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nge is (a dish) Best Served Cold (복수는 차갑게 해서 먹어야 제 격인 음식이다, 복수는 차가운 것이 최선이다) 우리 식대로 표현하자면, ‘인정사정 볼 것 없다’라고 해야겠다.
넷플릭스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
대니와 에이미, 두 주인공간의 로드레이지(보복, 난폭운전)를 시작으로 이들의 기구한 악연이 시작된다!
배우 대부분이 동양인(아시안아메리칸이라 해야겠지만)이고 감독이 한국인이라니 신선했다. 한편만 봐 볼까 했지만 안이한 생각이었다. 일단 ‘성난 사람들’을 시작하면 끝장을 보지 않으면 못 배기게 만든다.
남자 주인공 대니는 건축 도급업자이다. 돈벌이가 시원치 않다. 숯불 피우는 장비를 반납하려 마트가 갔지만, 영수증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반품을 거절당한다. 사실 그 숯불을 집에서 피워서 자살을 시도했었다!
여자주인공 에이미는 사업가이다. 겉보기에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예술가로서 돈을 벌지 않는 남편과 시어머니의 참견에 불만이 쌓여있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불화로 인해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데, 이를 가슴속 깊이 묻고 살고 있다.
마트 주차장에서 서로에게 경적을 울리고 삿대질한 것이 시발점이 되었다. 시내에서 두 사람의 로드 레이지가 벌어진다. SNS를 통해 주민들 사이에서 이 사건이 문제가 되면서, 두 사람 간의 비밀스러운 복수가 시작된다. 이 과정에 주변 사람들까지 엮이면서 갈등이 점점 더 증폭된다.
넷플릭스드라마, 성난사람들(Beef) 시리즈 종반부
대니는 감옥에 간 선배의 돈을 가지고 부모님이 원하던 집을 짓는 데 성공한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초대하고 꿈에 그리던 집으로 향해 가는데, 도착하기 바로 전 집이 화재로 전부 타 버렸다.
대니는 자신을 시기하는 누군가가 일부러 집에 불을 질렀다고 의심한다. 하지만, 정밀 조사결과, 전기 배선용량이 부족해서 일어난 사고였다. 그 배선을 본인이 설치했다는 걸 깨닫는다. 하지만, 대니는 여자 주인공 에이미가 한 짓으로 몰아간다.
왜 이토록 두 주인공이 화가 가득 차서 상대방을 공격하게 되었을까? 단지 첫 만남의 로드 레이지 때문이었을까? 영화는 중간중간에 두 주인공의 어릴 적, 청소년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상처를 보여준다.
주인공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조연인 나오미는 에이미의 퉁명스러운 전화응답에 마음이 상했다. 그녀는 에이미가 로드 레이지의 주인공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품고 주변을 탐문하기 시작한다. 작은 자존심 상처가 발단이 되어 나오미는 질투에 사로잡히고 에이미를 끌어내리려 한다.
이렇게, 감정에 휘둘려서 이성을 잃은 두 주인공 이야기는 점차 주변 인물로 확대된다.
‘아.. 이게 인간의 본성’이구나, 작가는 이런 말을 하고 싶어 한 게 아닐까? 우리 주변에 흔한 일이 아니던가? 가까운 누군가가 잘 되고, 잘 나가면…. 꼬투리를 잡거나, 시기를 하고 어떻게든 깎아내리려고 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별 볼일 없던 대니가 건설업자로 성공한 이후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에 공감한다. 그리고, 왕년에 잘 나가던 ‘교회 찬양팀 리더 에드윈’의 질투도 받게 된다. 정말 성공한 사업가 조던(에이미의 스폰서)은 집에 “왕관 컬렉션”을 전시하고 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대니의 나쁜 친구들은 이 보물들을 훔치려 든다.
“왕관이 성공, 명예를 뜻한다면 이를 시기하고 뺏으려는 주인공들. 우리 사회의 현실적 세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니는 의도치 않게 에이미의 딸을 납치하게 되었고, 대니의 친구들이 끼어들어서 갈등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결국 조던의 집에 침입한 대니의 친구들로 인해, 모든 게 난장판이 된다. 조던은 강도를 피해 도망가다 나오미가 비상문을 일찍 작동시켜 버리는 바람에 비상문에 끼어서 죽는다. 대니의 친구들은 경찰특공대에게 모두 사살된다.
대니는 힘겹게 먼저 동생을 탈출시키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 과거에 동생이 부탁한 대학입학신청서를 우편으로 부치지 않고 버렸다는 사실을 실토한다. “나는 네가 나랑 비슷하게 살기를 원했어!”
에이미는 또 어떤가? 본인 인스타그램프로필을 다른 사람사진으로 바꾼다. 이사진을 보고 연락하게 된 남자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그런데, 그 남자는 바로 대니의 동생이었고 심지어 둘은 성관계를 맺는다.
넷플릭스드라마, 성난사람들(Beef) 마지막 편, 이제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상황. 대니와 에이미는 다시 한번 로드 레이지를 벌린다. 두 차량은 낭떠러지를 굴러서 두 사람은 크게 다친다. 에이미는 다리를 다쳐서 걷지 못하고, 에이미는 대니의 팔을 꺾어 버린다. 이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여 사막을 빠져나와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에 몰렸다. 대니는 에이미를 업고 걷는다. 그리고, 이제야 서로에게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사막을 빠져나와 도시를 가는 길목에서 에이미의 남편(조지 나카이)을 만난다. 조지는 이들을 발견하고 대니에게 총을 쏜다. 마지막 장면,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대니 곁을 에이미가 지키고 있다. 에이미와 누워있는 대니는 서로를 안아주고 위로한다.
인간의 행동에는 숨겨진 욕망이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다가 어떤 계기를 만나 폭발하게 된다. 먼저 상처받은 부분과 내적 욕망을 이해해야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에게 솔직해졌을 때, 진정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 이것이 [성난 사람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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