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KTX를 타고 부모님 댁을 방문했습니다. 평소에 가족과 함께라면 차를 운전해서 가는데, 혼자 가는 길이라 기차를 이용했습니다. 운전하는 것과 시간 차이가 별로 없더라고요. 그뿐만 아니라 차가 막혀서 고생할 일도 없고 기차에서 잘 수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늦은 점심을 먹고 어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이가 썩어 흔들려서 치과를 가셨다고 하십니다. 어머니 입안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썩은 이를 뺀 빈자리들과 오래되어 검게 변색되어 버린 땜질한 치아들... 그리고 벌어진 치아 사이를 붙들고 있는 고형물마저 누렇게 되어 있습니다.
치과를 가셨는데, 의사 선생님(아버지와 친구분, 50년 단골)이 이번 주에 일을 그만하고 폐업하신다 해서 할 수 없이 다른 치과를 가셨답니다. 어머니는 이곳에서 가짜이와 고형물 시술을 받으셨던 기억이 나셨답니다.
"의사 선생님, 내가 젊었을 때, 여기서 벌어진 이를 메꾸어 달라 했었는데, 8만 원 들여했었는데. 기억나슈?" 하고는 입을 벌려 앞니를 보여주셨답니다. 치과 선생님은 '그 보형물'을 보시고는 깜짝 놀라셨답니다. 본인이 30년 전 초보 시절에 시술했던 걸 어머니가 기억하고 계셨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