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서관에 오면 기분이 참 좋다. 가지런히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이 반갑다. 잡지와 신문도 오랜만이다. 도서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조용한 분위기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휴대폰 안에 모든 인쇄매체가 들어가 있는 시대이다. 이제 뉴스를 언제 어디서든지 읽어볼 수 있지만, 노안이 생기는지 휴대폰으로 읽으면 도통 그 내용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최근 종이 신문을 사 본 적이 있으신지? 기차역 내 편의점에 가야지 그 날짜의 종이신문을 구할 수 있다. 데이터 무제한을 장착한 휴대폰과 어디서든지 개방형 와이파이가 터지는 지금, 종이신문이 오히려 귀하다.
아버지께서는 매일신문을 보고 또 보신다. 초등학교도 못 나오셨고 돋보기를 쓰고 신문을 읽으시는 데,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어둡지 않으시다.
도서관 로비에 전시된 신간서적을 살펴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나도 책을 꼭 써보아야겠다고 결심? 한 후, 더 관심 있게 보고 있다. 경쟁자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주요한 일이니까…ㅎㅎ) 신작 몇 개가 잘 보이는 곳에 올라가 있다. ‘도대체. 이 도서관은 어떤 기준으로 큐레이션을 하는 걸까?’ 궁금해졌다. 며칠간 살펴본 결과, 신간책 순서가 바뀌어 있었다. ‘맨 끝줄에 있는 서적은 그다음에는 책장에 꽂히는 걸까?’
도서관 시설도 좋아졌다. 최근에 지어진 동네 공립 작은 도서관은 곳곳에 노트북자리가 있다. 책상과 독서등, 콘센트 단자가 잘 배치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이곳에서 태블릿이나 노트북으로 인강을 듣는 학생들이 많다. 나와 같이 작가를 꿈꾸는 이에게는 이곳이 직장이고 안식처이다.
누구도 나를 간섭하지 않는 자유로운 일터, 화장실도 깨끗하고 정수기도 마련되어 있다. 몇 시간을 엉덩이를 붙이고 책을 읽고 글 몇 줄이라도 쓰게 되는 최적의 환경이다. 일요일에 계속 일이 생겨서 카페에서 글 쓰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대신, 평일 한가한 시간을 틈타서 사무소 앞의 주민센터 2층 도서관으로 매일 출근하고 있다.
도서관과 카페를 합치면 ‘북카페’ 인가? 우리 동네에는 아직 북카페가 없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책이야기를 하고 글쓰기 나눔을 하면 좋겠다. 내가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서 <북카페>를 열어야겠다. 그리고, 그 옆에 작은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개설하면 어떨까?
나는 현직 ‘공인중개사무소’ 대표이니, <부동산>과 <북카페> 함께 오픈하면, ‘좀 특이해서 신문기사에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나를 찾아오면 손님 성향이 나와 잘 맞을 거야…’ 하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수많은 ‘인쇄물’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지금 퇴근한다!
내가 왜 도서관에서 ‘책이나 신문 등’ 아날로그 인쇄매체를 보면 마음이 편안할까? 나는 종이책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페이지 357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우리는 피험자들에게 같은 내용의 신문을 한 번은 디지털 버전(태블릿 PC)으로 읽게 했고, 한 번은 종이 버전으로 읽게 했다…
“결과는 디지털 매체로 읽는 경우, 피험자들은 조급하게 기사를 읽었고, 기사별 리딩 시간이 아날로그 버전 신문을 읽을 때보다 40% 짧았다. 이때 뇌는 목표 및 흥분모드에 있었다”
“아날로그 신문을 읽을 때 차분하고 여유롭게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디지털 신문을 읽을 때보다 피험자들의 심장 박동도 더 약했고, 피부 저항도 더 작았다.”
“피험자들은 기사 내용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광고도 더 많이 기억했다”
“특히 흥미로운 실험결과가 있었다. 아날로그 버전이든 디지털 버전이든 상관없이 피험자들이 신문을 읽기도 전에 뇌의 상태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피험자들이 태블릿 PC를 손에 쥐는 순간 뇌의 목표 및 흥분 모드가 활성화되었다. 태블릿 PC를 건넬 때 뇌는 이미 어느 정도 흥분되어 있었던 것이다. 종이 신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피험자가 신문을 읽기 전에 변화가 감지됐다. 대신 이번에는 여유 모드가 활성화되어 있었다. 이제 차분하게 신문을 읽어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피험자들의 뇌가 안정되는 효과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