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 품격은 자기 생각을 능숙하게 다스릴 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사소한 일에 아이가 버럭 화내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떼를 씁니다. 아침에는 징징거리며 겨우 일어나고, 밥 먹기 싫다고 성질부리는 일도 많아요. 갖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은 사줄 때까지 조르기도 하죠. 가끔은 미소 대신 도끼 눈을 하고 엄마를 쳐다봐요. 이런 아이가 비정상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아이가 이렇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아직 자기감정을 다스리는 통제력이 부족하거든요. 아이를 버릇없다고 혼내는 대신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그리고 아이 감정이 더 성숙할 수 있도록 엄마의 말을 들려주세요.
어른들이 느끼는 수많은 감정은 아이 마음에도 있습니다. 어른들은 수십 년을 사는 동안 감정 다스리는 연습을 했지만, 아이는 그 연습을 아직 못했어요. 이 때문에 다듬어지지 않은 감정이 날것 그대로 툭 튀어나오는 겁니다. 좋은 감정은 우릴 기쁘게 하지만 나쁜 감정은 우리 마음을 힘들게 하죠. 엄마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어떻게 하면 마음이 편해질까?’ 이걸 가르치는 겁니다. 마음은 저절로 편해지지 않아요. 좋은 환경에서 감정 다스리는 훈련을 충분히 해야 합니다. 감정을 능숙하게 다스리는 기술은 아이 마음의 품격을 높여줍니다.
원하는 일이 척척 이루어지는 평화로운 상황에서는 누구나 자기감정을 쉽게 다스립니다. 감정 훈련이 필요한 순간은 따로 있어요. 힘든 순간, 절망적으로 가득한 순간, 분노가 치솟는 순간처럼 견딜 수 없는 감정 때문에 괴로울 때입니다. 마음에서 괴로운 감정이 ‘뻥’하고 폭발하면 자신을 통제할 능력이 사라지기 때문이에요.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은 많은 어른에게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마음을 괴롭히는 감정들을 잘 다스릴 수 있다면 우리 마음은 훨씬 성숙할 거예요. 감정을 다스리는 최고의 비결은 바로 생각을 다스리는 겁니다.
우리가 현재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서 감정은 달라집니다. 행복한 생각들로 가득 채우면, 마음에서 기쁨과 행복이 펄쩍펄쩍 뛰어올라요. 반면에 불행으로 가득한 생각을 한다면, 슬픔과 절망, 좌절 같은 감정들이 불쑥 나와서 마음을 위협하죠.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습관적으로 화나는 생각을 품는 겁니다. 감정을 직접 선택할 순 없지만, 원하는 생각을 선택해서 감정을 맞출 순 있어요. 현명하게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은 필요한 순간 알맞은 생각을 골라서 머릿속을 채우는 겁니다. 우리가 매 순간 하고 있는 ‘생각의 품격’이 ‘마음의 품격’을 만듭니다.
괴로운 상황에서 좋은 생각을 떠올리고 감정을 통제하기란 어른인 부모조차 힘들 때가 많습니다. 하물며 아이가 절망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감정을 만들기란 더 힘들어요. 부정적 감정은 별 노력 없이도 불쑥 나와서 우릴 괴롭히지만, 긍정적 감정은 의식적인 노력으로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 삶에 꼭 필요한 건 자기 마음을 지키는 생각의 기술입니다. 엄마는 어떤 말로써 아이의 마음 품격을 높여줄 수 있을까요? 다음 2가지를 엄마의 마음에 먼저 품고서 아이에게 전해주세요.
첫째, 살면서 꼭 필요한 삶의 태도를 아이에게 전하는 겁니다.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생각이 무엇인지 알고 실천하는 것’이 아이에게 꼭 필요한 삶의 태도입니다. 거친 환경에서 좋은 것을 찾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여유도 삶의 태도를 결정하죠. 이렇듯 생각과 마음을 지혜롭게 다루는 삶의 태도는 삶의 품격을 완성해갑니다. 사랑과 존경을 받는 부모는 중요한 삶의 본질을 아이에게 말해주는 현명한 부모입니다. 자기 마음을 다스리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아이에게 들려주세요. ‘마음을 다스리는 생각의 힘’을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네 마음에는 넓고 커다란 마음 밭이 있어. 네 마음 밭에 ‘기쁨의 씨앗’을 심으면 웃음이 자라나고, ‘슬픔의 씨앗’을 심으면 눈물이 자라난단다. ‘상큼한 열매’를 심으면 아름다운 향기가 마음에서 풍기지만, ‘나쁜 열매’를 심으면 마음에서 악취를 풍기겠지?”
“네가 심는 씨앗은 네 생각이고, 자라나는 건 네 감정이란다. 언제나 좋은 생각을 하면서 좋은 씨앗을 마음에 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세상에는 네가 그렇게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들이 많으니까. 하지만 포기하면 안 돼. 네 생각이 결국 네 인생이 될 테니까”
“네 감정을 조절하는 진짜 존재는 바로 네 안에 있는 생각이야. 네가 좋은 생각을 하면 행복해지고 네가 슬픈 생각을 하면 슬픔으로 가득 차. 그러니 마음을 지혜롭게 다스리는 사람은 생각을 지혜롭게 하겠지? 엄마는 네가 그런 지혜를 배워나가면 좋겠구나”
감정을 다루는데 미숙한 아이는 원하는 만큼 되지 않으면 엄마에게 일단 떼부터 쓰고 봅니다. 가장 빠르게 얻어낼 수 있다는 걸 아니까요. 이런 아이에게도 엄마는 삶의 태도를 조금씩 알려줄 수 있습니다. 삶의 태도를 듣는다고 아이가 갑자기 180도 변하는 건 아니에요. 그럼 에도 바른 삶의 태도가 뭔지 알려주는 이유는 아이가 바른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섭니다. 어린 시절 조금씩 엄마에게서 들어왔던 귀한 말들이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입니다. 아직 어리고 미숙해서 엄마에게 뭔가를 요구하며 떼쓴다면 이렇게 말해주세요.
“세상은 욕심대로 살 수 없단다. 원하는 걸 얻지 못하거나 손해를 보는 일도 어른이 된 후에 더 많이 경험할 거야.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네가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해.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힘은 지혜로운 생각에서 나와. 네가 널 행복으로 이끌어야 해”
“원하는 물건, 돈, 외부조건 이런 건 그냥 우연히 존재하는 것들이야. 아무리 좋은 거라도 물건이나 재물은 네 마음을 멋대로 조종할 수 없어. 그런 것들이 네 감정을 슬프게 하거나 기쁘게 조종하도록 내버려 두지 마. 네 마음의 주인은 오직 너야. 그러니 네가 마음을 지켜야 해”
“세상에는 물질이나 외부조건에 자신의 감정을 빼앗긴 채 사는 사람들이 많아. 물질과 조건이 좀 좋아졌다고 기뻐하고, 그런 것을 잃거나 얻지 못하면 좌절하고 슬퍼하지. 자기감정인데 자기가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거야. 얼마나 안타까운 인생이니?”
“넌 이미 널 기쁘게 하는 좋은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어. 그 생각을 자주 꺼내볼수록 내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찰 거야. 어떤 생각을 꺼낼지는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는 거야”
아이가 삶을 행복하게 설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감정을 다스리면서 마음을 안전하게 지키는 겁니다. 원치 않는 상황을 좋게 해석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힘도 필요하죠. 이런 힘은 엄마의 지혜로운 말이 아이 마음에 조금씩 쌓이면서 완성되어 갑니다. 어떻게 해야 아이가 좋은 생각을 자주 품을 수 있을지 매 순간 고민하고 아이에게 들려주세요. 생각은 습관입니다. 감정도 습관이죠. 자주 경험하고 실천한 걸 아이는 드러냅니다. 아이가 좋은 생각습관을 가지도록 매일 꾸준히 좋은 생각으로 이끌어 줘야 합니다.
아이의 마음 품격을 높이는 둘째, 아이에게 감정을 지혜롭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감정처리가 미숙한 아이는 자기감정을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힘든 감정을 품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별일 아닌 것에 감정을 폭발해버리곤 해요. 아이니깐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자주 반복되면 아이는 그런 어른으로 성장할 겁니다. 감정에 대처하는 태도는 결국 그 사람의 인격이 되어버립니다.
아이가 유독 화를 잘 내고 짜증을 부리거나 짜증이 분노로 폭발하는 순간이 종종 있다면, 그런 감정이 아이 마음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에요. 아이는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게 어떤 건지 모릅니다.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폭발하듯 ‘뻥’하고 드러내는 데 이미 익숙해졌으니까요. 아이가 감정을 지혜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말해주세요. 지혜로운 감정 표현은 서로의 마음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말하는 걸 뜻합니다. 아이에게 감정을 품지 않고 지혜롭게 표현하는 방법은 이런 말로 알려 줄 수 있습니다.
“독사의 알을 따뜻하게 품으면 어떻게 될까? 알이 부화해서 독사가 힘차게 튀어나올 거야. 독사는 네 앞에 있는 사람과 널 꽉 물어서 다치게 하지. 네가 부정적인 감정을 마음에 꾹 담고 있는 건 독사의 알을 품는 것과 같아. 나중에는 상대방은 물론 너까지 다치게 돼”
“감정은 마음에 품고 있는 게 아니야. 어차피 알이 부화하듯 너의 화난 감정이 부화할 테니까. 마음을 힘들게 하는 감정이 느껴지면 그때그때 조심스럽게 표현하면 돼. 화를 버럭 내거나 울라는 말이 아니야. 지혜로운 감정 표현은 말로써 상대가 알아듣게 천천히 전하는 거야”
“흥분하거나 화를 내면 네 뜻이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아. 네가 느끼는 감정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모두 소중한 네 마음이야. 상대방에게 네 마음을 전할 때는 그가 잘 받을 수 있게 조심이 전해야 해. 날카로운 감정 파편에 너와 상대방 마음이 다치면 안 되니까”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에요. 감정처리의 미숙함이 자신은 물론 타인을 다치게 할 수 있으니 그걸 알려주는 겁니다. 날카로운 칼을 다룰 때 특별한 훈련이 필요하듯, 부정적 감정을 다룰 때도 약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현명한 건지 한 번이라도 들었던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다릅니다. 몇 번 듣는다고 아이의 감정 표현이 달라지지 않아요. 하지만 감정을 함부로 표현하면 안 된다는 걸 아이는 조금씩 마음에 새길 겁니다. 언젠가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 힘을 발휘하게 될 거에요.
아이의 마음 품격을 높이는 셋째, 감정에 대한 행동 규칙을 정해주세요. ‘화’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다만 ‘화’가 ‘분노’로 바뀌는 건 분노에 적합한 ‘최악의 생각’을 계속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자기가 화내는 이유를 정당화할 변명을 계속 떠올리죠. 작은 불꽃에 연료를 더 넣어서 결국 큰불을 만드는 겁니다. 감정을 키우는 건 ‘감정 연료’, 즉 ‘생각’입니다. 부정적 생각을 자주 하면 부정적 감정이 몸에 배어버려요. 분노는 성향이 아니라 잦은 반복이 만들어낸 감정 습관입니다. 아이에게 격한 감정을 대할 때의 규칙을 간단하게 정해주세요.
“화가 날 때 세 가지만 떠올리자. 첫째는 천천히 심호흡 20번 하기, 둘째는 시선을 돌려서 다른 곳을 보거나 다른 방으로 옮겨가기, 셋째는 네가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부르기 혹은 듣기. 이 세 가지만 지키자. 네 부정적 감정으로 네 마음이 다치지 않게 지켜주고 싶어”
“감정을 만들고 더 격한 감정으로 키우는 건 머릿속 생각이야.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감정의 형태가 달라져. 화가 날 순 있어. 하지만 그 화가 큰불이 난 것처럼 더 커지는 건 위험해. 화가 났을 땐 일단 머릿속에 엉뚱한 생각을 떠올려 봐. 빨간 떡볶이, 짜장면, 탕수육 이런 걸 입가에 묻히며 먹는 모습. 그러면 분명 화가 누그러들 거야”
“만약 절망과 슬픔으로 가득한 생각을 날마다 품는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될까?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에게 절망과 슬픔만을 전하겠지. 절망과 슬픔은 또 다른 분노로 발전하기도 해. 날마다 힘든 생각이 널 지치게 할 땐 무조건 방에서 나와. 걷기나 체조 등 몸을 적당히 움직여주면 널 괴롭히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어”
“분노는 날카로운 칼과 같아. 함부로 휘두르면 너와 주변 사람이 큰 상처를 입어. 칼은 사람을 지키는 무기지, 사람을 다치게 하는 흉기가 되면 안 되잖아. 분노의 감정도 마찬가지야. 분노가 느껴질 때 소리치고 거친 행동을 하면, 감정이 더 폭발하고 서로가 다쳐. 네 감정이 너무 끊어 오른다고 느껴지면 다른 방으로 옮겨 가. 그리고 크게 호흡 100번만 해봐”
생각과 감정은 반복할수록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 세계에 프로그래밍이 됩니다. 아이는 자기 마음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감정의 본질과 감정을 다루는 방식을 알아야 합니다. 생각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마음의 품격을 올려주지만, 아이 삶에 꼭 필요한 살아있는 지식도 됩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세상을 살아갈 진짜 지식을 가르치고 싶을 거예요. 아이 삶을 빛나게 하는 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지식이니까요. 이걸 지혜라고 부릅니다. 지혜를 만드는 아이 생각은 엄마의 지혜로운 말에서 시작합니다.
생각은 감정을 만들고 감정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만듭니다. 우리가 품고 있는 생각이 삶의 품격이 되는 거죠. 지금 눈앞에 보이는 아이의 성적, 등수, 입시가 아이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거나 삶의 품격을 높이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 지혜로운 생각과 부정적 상황에서 긍정을 볼 수 있는 보석 같은 눈이 아이의 삶을 빛나게 만들어요. 아이의 진짜 인생은 20살이 지나서 시작되고 100살이 넘어서 완성됩니다. 지금 아이가 품고 있는 생각이 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엄마의 언어로 매 순간 전해주세요. 아이의 삶, 아이가 품은 생각이 세상을 밝히는 밝은 등불이 될 수 있도록 마음으로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