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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경 Oct 27. 2024

아이를 위한 말이 오히려 아이를 지치게 만든 두가지 말

아이를 위했던 말이 오히려 아이를 지치게 했던 엄마의 말 두 가지     



“도대체 너는 왜 제대로 하는 게 없니? 아휴~속 터져”

“잘 하는 짓이다. 하루 종일 스마트 폰만 보는데 무슨 공부를 하겠니? 다 그만 둬”

“이게 무슨 노력이야. 노력하는 사람 보지도 못했니? 이건 노력하는 게 아니야”     



이런 말은 흔히 하는 말들입니다. 하지만 흔했던 말들이 조금씩 쌓이면 아이 마음을 점점 지치게 해요. 마음이 지친 아이는 공부도 싫습니다. 한 가지에 몰입과 집중을 할 에너지가 마음에서 사라지기 때문이에요. 자신을 향한 부정의 말들은 어른 마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하물며 여린 아이 마음은 얼마나 지칠까요? 물론 아이를 비난하고 싶어서 부정적 말을 하는 엄마는 없습니다. 하도 속상해서 어쩌다 툭하고 나와 버린 말이 아이에게 상처가 됐을 뿐이죠.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 아이 마음을 지켜주세요. 엄마의 부정적인 말로부터요.      



이런 부정적인 말 왜에도 아이를 지치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널 위해서 그래. 너 잘 되라고” 이렇게 시작하지만, 사실은 엄마를 위한 요구의 말들입니다. 아이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어서 엄마는 “널 위해서”라고 말해요. 하지만 듣는 아이는 힘이 나는 대신 오히려 마음에 부담감만 쌓여 갑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위해주는 엄마를 미워할 수 없어서 스스로 자책도 해요. 아이 마음이 온갖 갈등으로 뒤섞이고 스스로 마음 상처를 내는데 어떻게 힘이 날까요? 아이를 위해서 했던 말이 오히려 아이를 지치게 만드는 두 가지 말이 있습니다.  


    

첫째넌 뭐든 해낼 거야엄마는 믿어 기대감의 탈을 쓴 욕심입니다. 기대감은 아이에게 좋은 말입니다. 가슴에 꿈을 품게 하는 말이니까요. 하지만 기대감이 욕심으로 되는 순간 아이 마음에는 꿈 대신 짐이 지워집니다. “넌 반드시 해낼 거야. 조금만 더 해보자. 널 믿어” 아이 미래를 위해서 엄마는 이렇게 말해요. 이 말은 기대감일까요? 아님 욕심일까요? 이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당사자인 아이입니다. 아이가 엄마 말 덕분에 마음에 꿈을 품게 된다면 기대감입니다. 반대로 아이 마음에 짐이 지워지고 순간 답답해진다면 분명 엄마의 욕심입니다.      



“넌 할 수 있어”이 한 마디가 기대감인지 아니면 엄마도 몰랐던 욕심인지 구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말을 하면서, 엄마의 마음 시선이 어딜 향하고 있는지를 보면 돼요. 만약 아이가 이룰 성과물, 결과물에 엄마의 마음 시선이 머물렀다면 그건 엄마의 욕심이에요. 예를 들어, 축구경기 승리, 각종 대회 수상, 성적 1등급, 명문대, 심지어 임원 선거 당선 등입니다. 아이가 이루게 될 결과물은 아이는 물론 엄마에게 영광을 안겨주죠. 엄마 마음이 결과와 영광 등 외부적인 것에 머물렀다면, 아이는 그걸 이루기 위한 노력과 짐을 모두 떠안게 됩니다.      



“네가 얼마나 똑똑한 줄 아니? 넌 뭐든 잘 할 수 있는 아이야. 이번 시험에서 반드시 100점 받을 테니까 걱정 말고 공부만 해. 유형별 변형문제와 심화문제를 좀 더 풀어보면 좋을 것 같아. 엄마는 항상 널 믿어. 이번 시험 결과는 엄마가 엄청 기대하고 있어”     



“넌 아주 영리한 아이야. 조금만 더 하면 반드시 1등급 받을 수 있을 거야. 네가 목표했던 대학에 가야하잖아. 지금은 조금 힘들어도 목표를 잃으면 안 돼. 이미 네가 원하는 대학에 다니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최선을 다하자. 엄마는 널 믿어. 네가 반드시 해 낼 거라는 걸”     



아이에게 힘을 주기위해서 엄마는 최선을 다해 기대감을 표현합니다. 하지만 엄마의 기대는 아이가 이뤄야 할 성과에 고정되어 있어요. 만약 엄마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온다면 아이는 얼마나 실망할까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아이 내면에 무거운 짐으로 남습니다. 결과는 엄마와 아이가 원한다고 얻을 수 없죠. 자칫 엄마의 욕심을 아이에게 은근히 강요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마음이 여린 아이라면, 성과를 못 낸 자신을 자책하고 엄마에게 미안해 할 수도 있어요.     


 

반대로 “넌 할 수 있어”라고 아이에게 말하면서 엄마의 마음 시선이 아이의 작은 마음에 머물러있다면 그건 기대감이 맞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응원의 말을 하면서 이번에 당장 어떤 결과를 아이가 이루길 바라지는 않아요. 그저 아이가 지치지 않고 끝까지 달려가기만을 바랍니다. 엄마 시선이 아이 마음에 머물렀다는 건 외적인 결과보다는 아이 마음이 더 성장하기를 바라는 간절함입니다. 아이 마음에 시선이 머문 엄마는 기대감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네가 설정했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 뭔가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왜 빛이 나는지 아니? 원했던 결과를 이뤄서가 아니야. 결과를 향해가는 과정에서 네가 더 멋진 걸 배울 수 있기 때문이야. 바로 끈기 같은 것. 넌 분명 멋진 사람이 될 거야. 기대돼”     



“멋진 결과를 내면 좋겠지. 하지만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많은 시간을 집중하면서 생각하고 탐구하는 동안 너의 내면이 엄청난 성장을 한다는 거야. 당장의 결과보다 너의 생각과 내면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매순간 느껴보면 좋을 것 같아. 엄마는 그런 널 기대해”     



“널 가장 아름답게 빛내는 건 네가 이룬 성과가 아니야. 성과에 상관없이, 뭔가를 이루려고 정성을 다한 네 모습이야. 사람은 자신의 마음 에너지를 의미 있게 쓸 때 내면이 성장하거든. 건강하게 성장한 내면은 널 아름답게 빛낼 수 있어. 매 순간 성장하는 걸 느끼며 즐겨보자”  


   

엄마가 보여줄 기대감은 아이가 이뤄야 할 성과물과 그로인한 영광의 모습이 아닙니다. 엄마는 아이 내면이 잘 성장하도록 기대감을 품어야 해요. 내면 성장을 바라는 엄마의 기대감이 아이 마음에 꿈을 품게 하니까요. 꿈이 있는 아이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도 쉽게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아요. 새롭게 도전할 마음 에너지가 넘치거든요. 내면이 잘 성장한 아이는 결과에 대한 욕심도 내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매 순간을 즐길 거예요. 아이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면 결과에 대한 욕심 말고 바른 기대감을 안겨주세요.  


   

둘째조금만 더 노력하자멋진 결과가 바로 코앞에 있어 노력과 결과를 아이에게 강조하는 말입니다. ‘노력’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모든 정성을 쏟는 행위입니다. ‘결과’는 목표로 삼았던 걸 두 손에 거머쥔 걸 말해요. 노력을 기울이는 정성과 멋진 결과가 아이를 빛내는 건 맞습니다. 노력은 아이 마음을 성숙하게 만들고, 멋진 결과는 아이 자존감을 높이는데 좋은 영향을 주니까요. 그렇다면 엄마는 아이 마음에 노력과 결과를 계속 불어넣는 게 맞을까요?     



“이번에 조금만 더 노력하면, 네가 원하는 걸 반드시 이룰 수 있어”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 참고 노력하자. 멋진 결과가 바로 네 눈앞에 있잖아”

아이에게 더 멋진 결과, 더 멋진 인생을 안겨주고 싶은 마음에 엄마는 아이에게 “조금 더”를 외칩니다. 하지만 이런 엄마의 간절함이 반복 될수록 아이 마음은 지치게 됩니다. 노력과 결과를 강요받을수록 마음에는 부담과 반감이 자라니까요. 타인이 강요한다고 노력이 의지대로 되거나, 결과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아이가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아서 마땅히 이뤄야 할 결과를 이루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혹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원하는 결과를 충분히 이룰 수 있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엄마는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왜 이렇게 넌 노력을 안 하니? 조금만 노력하는 게 그렇게 힘들어? 네가 노력을 안 해서 그렇지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것들이잖아. 정신 차리고 한번만 제대로 해봐”      



“이번에 노력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아. 조금만 더 해봐. 네가 원했던 결과를 이번에는 꼭 이뤄보자. 남들 다 하는데 너라고 못할 게 뭐니?”     


 

엄마의 이 말에 아이는 마음으로 이런 답변을 할 수 있어요.



“말이야 쉽지. 노력이 마음먹는다고 쉽게 되는 줄 알아? 나도 노력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는 거 어떡하라고. 답답하고 짜증나”     



“여기서 어떻게 더 노력하라는 거야?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는 해보지도 않고 말만 쉽게 해. 내 노력의 가치를 너무 몰라”     



노력과 결과를 강조하는 말은 아이를 지치게 합니다. 아이가 노력을 하는지 어떤지는 아이 말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노력은 눈으로 볼 수 없으니까요. 노력의 정도 역시 수치로 확인할 수 없죠. 단지 이루어낸 결과나 생활 모습으로 노력 여부를 추측할 뿐입니다. 결과 역시 마찬가지예요. 결과는 노력만으로 반드시 얻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노력을 많이 했을 때 멋진 결과를 이룰 확률은 커질 수 있어요. 하지만 나머지는 모두 운의 영역입니다. 그러니 결과가 좋지 않다고 아이가 했던 노력의 가치마저 하찮게 여겨지면 안 되는 거죠.    


  

“좋은 결과를 위해서 조금만 더 힘내”라는 말은 아이에게 힘을 주는 말이 아닙니다. 아이가 뭔가를 더해야 한다는 의무감은 아이 마음을 더 무겁게 할 뿐이에요. 해야 할 것을 해내지 못해서 마음속 죄책감을 만들기도 하죠. 무엇보다 결과를 보고 아이의 노력 여부를 판단하는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노력이나 결과를 강조하는 대신, 현재 아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세요. 만약 아이가 힘들어 보이면 그 마음을 물어보고 위로해주세요. 아이가 힘듦에서 벗어나도록 다양한 방법을 함께 찾는 것도 아이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네가 힘들어 보여.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그러니? 괜찮아. 누구나 겪는 과정이야. 집중하는 게 힘들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공부 전에 잠깐의 명상을 해보는 건 어때? 15분의 명상만으로 마음이 차분해져서 집중이 잘 될 수 있어. 사람은 편안해야 집중할 수 있거든”  


   

“널 진정한 행복으로 이끄는 건 외부적인 결과가 아니라 마음속 감정이란다. 만족감, 충만함, 뿌듯함과 같은 감정들 말이야. 이런 감정이 든다면, 넌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야. 결과가 어떻든 괜찮아. 결과는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깐. 네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돼”     



종일 게임하고 놀던 아이도 마음은 공부노력을 하고 싶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힘이 부족해서 공부노력을 할 수 없는 겁니다.  아이는 스스로 잘못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어요. 이런 아이에게 생활태도를 비난하거나  노력을 강요한다고 변하지 않습니다. 마음속 반감만 더 커지고 결국 아무 노력도 하기 싫어집니다. 있는 그대로 아이를 존중하면서 아이가 바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세요. 이런 말을 하면서요.      



“네가 어떤 결과를 내든 엄마는 상관없어. 다만 네가 하루를 끝낼 때 스스로 매우 만족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어. 그래야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거든. 만약 네가 종일 게임만 했다면 하루를 끝낼 때 어떤 감정이 들까? 만족감일까 아님 열심히 살지 않는 후회일까? 생각해보자”     



“게임이나 영상을 많이 볼수록 뇌는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 상태로 점점 변해가. 왜냐하면, 뇌는 익숙한 것을 자꾸 더 찾게 되거든. 너의 뇌 환경을 바꾸고 싶다면 내 생활이 변해야 하는 거야. 넌 어때? 이대로 널 놔두고 싶니, 아님 변화를 주고 싶니?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그동안 엄마는 노력과 결과를 강조하면서 아이에게 “널 위해서 그래”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그 진심을 몰라줬다면, 아이를 위한답시고 했던 말이 사실은 엄마 자신을 위해서 아이를 몰아 부친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해요. 아이가 엄마에게서 듣고 싶은 말은 마음을 알아주고, 힘든 마음을 안아주는 포근한 말입니다. 마음이 어떤지 물어보는 말, 힘듦을 알아주는 말,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아이는 이 순간 듣고 싶을 겁니다. 이런 말들이 아이 마음에 진짜 힘을 실어주니까요.      



아이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입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간절히 바라며 매일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니까요. 아이가 아플 때면, 아픈 머리를 수건으로 감싸주고 밤새 간호하기도 하죠. 이런 마음으로 아이에게 어떤 말을 들려줄까를 고민해주세요. 엄마가 들려주는 말은 아이 내면을 성장시키는 양분이 됩니다. 소중한 아이에게서 눈부신 빛이 난다면 엄마가 들려준 응원의 말들이 아이에게 힘을 주기 때문이에요. 아이를 빛내는 건 오늘 하루 엄마가 건넨 따뜻한 한 마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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