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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이 빛나는 재능임을 알게 하는 엄마의 말

by 김민경


"평범한 모습이 빛나는 재능임을 알게 될 때, 아이는 자기 ‘재능’에 눈을 뜹니다. 빛나는 재능은 특별함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에서 시작됩니다"



1987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큰 수술을 존스 홉킨스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머리부터 목까지 붙어있던 샴쌍둥이를 분리하는 수술이었죠. 22시간 긴 수술이 끝나고 머리와 목이 붙어있던 아기 쌍둥이는 드디어 분리되었습니다. 세계최초로 샴쌍둥이 분리수술에 성공한 의사는 소아 신경외과 의사인 벤 카슨입니다. 벤 카슨은 그 누구도 시도할 수 없었던 최고 난이도 수술에서 수많은 성공을 했고, ‘신의 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벤 카슨은 처음부터 이런 재능을 타고난 걸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였어요.



어린 시절 벤 카슨은 가난했습니다. 아버지는 가족을 버렸고, 어머니 홀로 어린 벤과 벤의 형을 키웠습니다. 어린 벤은 공부를 못해 학교에서 전 과목 낙제점수를 받았고 선생님과 친구들은 그런 벤을 멍청한 아이로 생각했어요. 심지어 벤 자신도 자기가 멍청하다고 굳게 믿었죠. 하지만 단 한 사람, 어머니는 벤이 귀한 재능을 가진 똑똑한 아이라고 믿었습니다. “벤! 넌 똑똑한 아이야. 다만 그 똑똑함을 사용하지 않고 있어. 엄만 네가 가진 재능을 멋지게 활용할 거라는 걸 믿어. 그러니 너도 네가 할 수 있다는 걸 믿어야 해”



공부 못한 어린 벤이 세계적인 의사로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건 어머니 역할이 컸습니다. “난 멍청해서 아무것도 못 해”라고 밴이 말할 때마다 엄마는 이렇게 말했어요. “넌 호기심도 많고 똑똑한 아이야. 분명 할 수 있어”라고요. 벤이 좌절할 때마다 끊임없이 믿고 격려했던 엄마 덕분에 벤은 변했습니다. 학교 꼴찌였던 벤이 졸업할 땐 수석으로 졸업을 했으니까요. 1987년 세계최초 샴쌍둥이 분리수술로 이름을 떨쳤던 벤 카슨 이야기는 「타고난 재능」이라는 영화로 제작되었고 많은 사람 가슴에 뭉클한 감동을 전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귀한 재능을 마음에 품고 있습니다. 다만 그 재능을 발견해서 세상과 나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에게 재능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평생을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재능을 발견하게 하는 건 ‘믿음’이지만, 재능을 성장시키는 건 자기 재능을 타인과 나누겠다는 ‘다짐’입니다. 벤 카슨이 ‘신의 손’으로 불릴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아픈 아이들을 돕기 위해 자기 재능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에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목표는 우리가 지닌 재능을 더 뛰어나게 만듭니다.



재능은 ‘gift’입니다. 신에게 받은 선물이란 뜻이죠. 선물은 사람을 기쁘게 하고 감동을 선사하죠. 선물은 행복을 전합니다. 재능 역시 행복을 전하는 능력이에요. 아주 작은 일로 아이가 엄마를 한순간 웃게 했다면 그건 아이 재능입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아이가 감동을 전하고 있다면 그 또한 아이 재능이에요. 남들 눈에 멋져 보이는 능력이나 대단한 성과만이 재능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사람이 소중한 걸 알고 소중한 사람에게 행복한 웃음을 짓게 하는 게 진정한 재능임을 기억해 주세요.



일상 곳곳에 크고 작은 아이 재능이 숨어있습니다. 아이가 지나온 흔적들, 아이가 보여주는 수많은 표정과 몸짓에서 얼마나 귀한 재능들이 엿보이는지 아이에게 말해주세요.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은 것조차 사실은 귀한 재능임을 알게 된다면 아이는 자기 재능을 더욱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아이 재능을 빛내는 엄마의 말, 2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아이 장점을 하나씩 말해주는 겁니다. 평범함 속에서 발견하는 수많은 장점이 바로 재능이니까요.



아이에겐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아이가 위로 말을 잘 해준다면 그건 아이 장점입니다. 아재 개그로 한순간 엄마를 웃게 한다면 그 또한 아이 장점이에요. 개구쟁이 같은 미소, 꾀꼬리 같은 노랫소리, 조잘조잘 재미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이 장점입니다. 큰소리로 책을 읽는 것,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림 그리는 것, 엄마 마음을 기쁘게 하는 웃음소리, 다른 사람이 가진 좋은 점을 알아보는 눈, 곧잘 반성하는 마음 태도, 상대방 기분을 좋게 만드는 에너지를 내뿜는 것도 아이 장점입니다.



아이가 보여주는 거의 모든 모습이 장점이에요. 아이가 보인 모든 모습이 자신을 자신답게 빛내고 있으니까요. 화, 분노, 짜증 등 부정적인 감정을 만드는 언행은 노력 없이 저절로 나옵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게 만드는 언행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해요. 아이가 어떤 사소한 언행으로 우릴 기쁘게 했다면 아이는 의식하고 노력한 겁니다. 아이가 기울인 조그마한 노력 하나를 소홀히 넘기지 말고 알아봐 주세요. 많은 장점을 자신이 가졌음을 안 순간 아이 삶은 눈부시게 변해갑니다.



아이가 엄마를 향해 천사 같은 미소를 보여준다면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꼭 말해주세요.

“넌 미소가 참 예뻐. 네 미소를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져. 네 미소는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아이가 긴 시간 집중해서 정성껏 뭔가를 한다면, 아이 장점을 말해줄 가장 좋은 순간입니다.

“우와! 한 시간 동안 집중해서 그림을 그린 거야? 이런 집중력은 아무나 발휘하는 게 아닌데. 날이 갈수록 네 집중력이 발전하는 걸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멋지다”



재미있는 개그로 누군가를 웃게 하는 건 아주 멋진 장점이란 걸 아이에게 꼭 말해주세요.

“넌 아재 개그로 엄마를 웃겨주는 재주가 있어.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게 사람을 웃기는 재주라던데. 남에게 웃음을 주는 건 재미있으면서 멋진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어”



뛰어노는 모습은 평범한 모습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지만, 활기 넘치는 에너지가 아이는 물론 세상에 생명력을 전하고 있으니까요. 이 또한 장점임을 이렇게 전할 수 있습니다.

“친구들과 뛰어노는 모습에서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지던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에너지잖아. 특히 좋은 에너지를 품고 있다는 건 대단한 장점인 것 같아”



화나 날 때 꾹 참는 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노력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 좋은 장점이라는 걸 전해 듣는다면 그 속에서 아이는 인내도 함께 배울 겁니다.

“화가 났을 때 꾹 참고, 일단 반성하려고 애쓰는 네 모습은 귀하고 소중한 마음인 것 같아.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녹아있고. 마음을 다스리는 노력을 한다는 건 좋은 장점이란 생각이 들어”



상상력이 있어야 멋진 하루를 꿈꿀 수 있습니다. 상상력은 재능을 발견하고 키우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능력이니까요. 상상하는 시간이 아이 삶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말해주세요.

“오늘 하루를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보낼까 생각하면서 멋진 하루를 꿈꾸는 건 네가 가진 장점 중 가장 좋은 장점 같아. 이런 하루가 쌓여서 네 인생은 상상처럼 빛날 테니까”



눈을 감고 생각해보면 우리 아이에게는 정말 많은 장점이 있을 겁니다. 그동안 그 많은 장점을 그냥 무심히 넘겼다면 지금부터라도 아이에게 말해주면 좋습니다. 얼마나 많은 장점을 아이가 가졌는지, 그 장점들이 얼마나 아이를 빛내고 있는지를요. 사소한 것 하나하나 정성껏 말해준다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진심으로 존중한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느낍니다. 부모의 존중을 마음 깊이 새겨넣은 아이는 어떤 힘든 순간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 거예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자존감도 덤으로 가질 겁니다.

둘째, 재능은 자신을 위할 때보다 타인을 위할 때 더욱 빛나고 가치 있는 능력이 된다는 걸 말해주는 겁니다. 진정한 재능은 행복을 전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타인에게 행복한 웃음을 짓게 하는 능력이야말로 가장 값진 재능인 거죠. 아이가 엄마를 웃게 한 귀한 장점들은 훗날 다른 누군가를 웃게 하는 멋진 재능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행복을 전하면서요. 아이가 가진 갖가지 장점들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지 대화해 보세요. 이런 나날이 차곡히 쌓이면 아이 삶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질 거예요.



나눔이 아이 재능을 빛내는 이유는 뭘까요? 나눔이 재능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나눔이 재능을 키우는 이유는 나누고 싶은 마음에는 따뜻한 사랑이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거의 모든 걸 해내게 만듭니다. 특히 타인을 향한 사랑은 어렵고 힘겨운 일을 기꺼이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어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우리가 어떤 것들을 해왔는지 떠올려보면 알 수 있어요. 우리가 해왔던 사랑과 베풂을 이제 엄마 언어로 아이에게도 전해야 합니다. 세상은 혼자일 때보다 더불어 살 때 더 아름답고 풍요로우니까요.


“넌 많은 귀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 재능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 언제인지 아니? 타인을 위해서 자기 재능을 한없이 쏟아낼 때야. 자기 행복에만 시선이 고정된 게 욕심이라면, 타인 행복으로 시선을 돌리는 건 사랑이거든. 네 귀한 재능이 사랑 속에서 더욱 빛나면 좋겠어”



“재능은 신의 선물이야. 선물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혼자서 그 선물을 독차지할 때가 아니라 누군가과 그 선물을 함께 할 때란다.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자기 재능에 눈을 뜨게 하고 재능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거든. 나눔이란 걸 늘 마음에 새기면 좋겠어”



“벤 카슨이라는 의사는 자기 명성과 성공을 위해 샴쌍둥이를 수술한 게 아니야. 쌍둥이들이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도록 돕고 싶었을 뿐이야. 어린 쌍둥이를 향한 사랑과 그들을 돕고 싶은 간절함 덕분에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



“넌 많은 장점과 재능을 가지고 있어. 네가 그런 재능들을 가진 이유가 뭔지 아니? 혼자서 잘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잘 살기 위해서야. 언젠가 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떠올려봐.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마음이 벅찰까?”



재능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나 혼자’ 아닌 ‘우리’를 위해서 재능을 발휘하는 순간입니다. 소중한 아이 내면에 얼마나 많은 좋은 것들이 가득한지, 그 좋은 것들을 누구에게 어떻게 베풀 수 있는지 말해주세요.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재능이 남에게 좋은 베풂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안 순간 아이 내면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아이 안에 잠들어있던 귀한 재능이 꿈틀대며 깨어나는 변화입니다.



재능은 ‘나눔’이라는 생각을 품을수록 더 정교해집니다. ‘나는 베풀고 싶어’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러려면 능력이 있어야 해’라는 진심 어린 생각이 재능에 눈뜨게 하고 재능을 갈고닦게 합니다. ‘나눔’이 점차 생각에서 실천으로 변해갈수록 재능은 더 큰 힘을 발휘해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수많은 방법을 고민하고 개발하면서 더 큰 재능이 탄생하기 때문이죠. 나눔 덕분에 혜택 입은 사람은 미소를 짓고 그들이 전한 감동과 고마움은 서로에게 깊은 행복을 줘요. 아이가 살면서 만들어 갈 세상이 이런 세상이어야 입니다.



우리 아이는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나요? 저녁 식사 중 아이가 보낸 예쁜 미소에 엄마 마음이 행복해지나요? 퇴근 후 돌아와서 현관문을 열었는데, 아이가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면서 엄마를 반겨주나요? 고민에 휩싸여서 잠시 멍하게 있을 때 아이가 다가와서 조용히 엄마를 안아주나요? 작은 목소리로 “엄마 괜찮아?”라고 물어보면서요. 아이가 보여준 이 모든 행동엔 사랑이 녹아있어요. 사랑을 품은 마음이라면 반드시 귀한 재능도 수없이 품고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평범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아이 재능을 넘기지 말로 엄마의 언어로 말해주세요. “넌 참 장점이 많은 아이구나. 고마워. 엄마 아들, 딸로 이 세상에 와줘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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