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경 Nov 17. 2021

신인류의 등장 ‘포노사피엔스’, 진화인가 퇴행인가?

포노사피엔스는 스마트폰 없이 살아가는 것이 힘들어진 사람들로서 스마트폰이 신체장기의 일부처럼 여겨지는 경우를 말한다.   2015년 2월 영국 <이코노미스트>에서는 “이제 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려운 시대인 ‘포노사피엔스’시대가 되었다.” 라고 하면서 처음으로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   현대인은 남녀노소 할것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노사피엔스가 되어 한 손에 스마트폰을 꼭 쥔 채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인류의 진화인가 아님 퇴행인가?   문명의 발달로 인류가 기술적인 진화를 한단계 이룬것 이라면 축복할 일이지만 인류가 만들어낸 문명에 종속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큰 문제들이 있을 것이다.    


현재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를 시작함과 동시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하루를 끝낼때도 손에서 스마트폰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인간생활과 밀접해지면서 겪게되는 부정적인 증상들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증상이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상이다.  노모포비아(Nomophobia)는 ‘No mobile phobia’의 줄임말로써 휴대폰이 없을 때 초조해 하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2013)은 만19세에서 59세의 스마트폰 이용자 4,0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에 대한 과몰입을 조사하였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77,4%가 ‘특별한 이유없이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한다’고 하였으며, 잠자기 전 또는 깨어난 직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율은 과반수가 넘었다.(상담학연구,2014)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서 자아통제력이 낮고, 즉각적인 자극에 쉽게 빠져들어 스마트폰 중독의 위험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집과 교실등에서 청소년들이 끊임없이 스마트폰 사용에 빠져드는 것은 위험하지 않은가?  스마트폰의 과다사용이 성장과정에 있는 청소년에게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들은 어떤것들이 있는가?    


스마트폰 과다사용으로  아이들의 신체활동반경이 줄어들어 신체적 건강의 문제를 야기시킴과 동시에 정서적으로 우울증 발병율이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연구진이 ‘재활의학저널(Journal of Rehabilitation Medicine)’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주 동안 젊은이들의 다리를 묶고 전혀 활동을 하지 않은 결과 신체 능력이 22∼34%가 감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하지 않은 근육은 퇴화하고 줄어든 신체활동은 육체적 건강손실을 야기했다.(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    

  

 또한 지나친 미디어의 사용은 정신적 우울감을 야기한다. 미국 피츠버그 의과대학이 19세~32세 성인 1,800명을 대상으로 SNS 이용과 우울증 관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SNS 이용시간과 계정에 들어가는 횟수를  기준으로 상위 25% 이용자가 하위 25% 이용자보다 우울증 발병위험이 1.7배에서 2.7배까지 높았다.   

 

청소년기는 심리학적 전환기로써 신체의 생물학적 변화가 일어남과 동시에 자아 정체성등의 심리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이다.  청소년에게 또래와의 관계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기로써 친구들 사이에서의 SNS에 자신이 제외되는 것을 매우 불안해 하거나,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로써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또한 스마트폰에서 제공되는 수많은 컨텐츠들은 아이들의 뇌를 강하게 자극함으로써 과다사용을 유발하고, 점차 강도 높은 의존상태를 보이게 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2013)에서 전국 중,고등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 위험을 조사 하였는데  스마트폰 중독 위험성에 노출된 학생수는 전체의 35.2%, 잠재적 위험군은 27.6%, 고위험군은 7.6% 였다.       


스마트폰에 과의존 하고있는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 중독은 이미 발생 되고 있으며, 스마트폰 중독은 청소년의 뇌 발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독이란 무엇이며, 어떠한 원리에 의해서 발생하는가? 또한 청소년기의 뇌 발달의 특징은 무엇이며,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직접적으로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인간 행동의 많은 부분은 즐거움 즉 쾌락에서 시작 된다.   즉 인간에게 쾌락을 주는 대부분의것에는 중독성이 숨어있다.   예를들어 술, 담배, 게임, 쇼핑, 스마트폰 등이 그러하다.   중독이란 영어로 ‘Addiction’이며, 어원은 라틴어 ‘Adcare’로 의미는 ‘갇혀있다’, ‘의존되어있다’, ‘노예가 되다’라는 뜻이다.   쾌락으로 시작한 물건이나 행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과하게 의존되거나, 갇혀버린 상태를 말한다.       


중독의 과정에는 ‘내성’과 ‘금단’이 존재한다.   우리의 뇌는 자극을 좋아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자극에 노출되면, 뇌에서 더욱 강도 높은 자극을 원하고 기존의 자극으로는 불충분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내성 이다.   또한 자극이 계속되다가 어느 순간 자극이 멈추게 되면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해 하거나, 손떨림 혹은 부정적 감정등 신체적 정신적 현상을 겪게 되는데 이것이 금단 이다.   지속적으로 일정한 물건이나 행위에 대하여 내성과 금단을 겪으면서 인간은 그 대상물을 더욱 간절히 원하게 되는데 이런 심리적인 상태를 갈망이라고 한다.   갈망은 인간이 잠시나마 빠져나왔던 중독에 대해 재발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예를들어 약물중독이나 알코올 중독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치료를 통해서 중독상황에서 벗어나지만 대상에 대한 강한 갈망은 특정한 순간에 약물 혹은 알코올 중독을 재발 시킨다.   또한 금연으로 담배를 중단했던 사람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중단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갈망에 의한 재발이다.    


청소년기는 성인의 전 단계로써 고차원의 인지능력이 발달하는 시기이다.  고차원의 인지능력은 복잡한 추론과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고 타인의 행동을 판단함은 물론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게 해 준다.   청소년기의 뇌 발달은 전두엽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백여 명의 청소년들의 뇌를 스캔한 결과 전두엽의 회백질이 극적으로 두꺼워졌다가 얇아지는 현상이 발견 되었다.(뇌과학 리포트, 브레인86호, 2021.08.17.)     

 

 뇌의  전두엽 회백질의 부피가 감소한 이유는 그동안 과잉 생성되었던 시냅스를 가지치기하여 제거하기 때문이다.    시냅스를 제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청소년기의 고차원적 인지기능의 수행을 위해서 뇌는 효율적으로 작동을 해야 하며 그러한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냅스를 제거하는 것이다.


시냅스를 제거하는 중요한 시기에 청소년이 스마트폰에 과한 몰입을 할 경우  스마트폰의 자극과 관련된 시냅스는 뇌 속에 남겨지고, 결국 자극적인 쾌락에 민감한 뇌로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냅스를 가지치는 중요한 시기에 청소년이 부적절한 환경에 놓일 경우 정서적인 어려움인 불안, 우울, 충동등에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되며 감정조절이 힘들어지고 스마트폰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고도의 기술 발달로 인류는 스마트폰이라는 매개체를 만들어냈으며, 그 매개체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삶의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스마트폰이라는 매개체에 인간은 완전히 종속된 채 인간으로써의 자아를 상실하고 있다.   그렇다면 13년전 아이폰을 세상에 소개했던 스티브 잡스는 지금의 현상을 예상하고 아이폰을 만들어 냈을까?    


칼 뉴포트는 2019년 1월 뉴욕타임스에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2007년 잡스가 샌프란시스코의 모스콘 컨벤션 센터 무대에서 아이폰을 세상에 소개했을 때 전화거는 방식에 대한 개선사항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아이폰은 전화 거는 앱이 핵심이며, 음악듣기나 길찾기등 우리활동의 일부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처럼 사용자의 일상리듬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스티브 잡스의 생활방식은 그의 가정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잡스는 매일저녁 식탁에서 식사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책과 역사에 대한 토론을 하였다.   크리스 앤더슨(미국 IT전문매체 ‘와이어드’의 편집장이자 드론제조사인 3D로보스틱 공동창립자) 과 실리콘 벨리의 부유한 IT기업 임원들또한  자녀의 IT기기 사용을 통제했다고 한다.   그이유는 바로 IT기기의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미국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제목에서 언급한 포노사피엔스라는 신조어는 스마트폰을 주체적으로 사용하는 인류를 전제하는 개념 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주체적인 사용이 불가능하고 오히려 스마트폰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인류에게는 해당되는 않는 용어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에 종속되어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많은 자극적인 컨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에게 부모는 물론 우리사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자신의 의지로 디지털의 유혹을 피할 수 없으며 청소년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을 위해서 사회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청소년의 정신건강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여야 한다.  가정에서는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자녀를 대하여야 하며, 혹여나 외롭지는 않은지 학교 및 친구관계에서 힘듦은 없는지 대화를 통해서 살피고 보살펴야 한다.   또한 스마트폰 이외에 다른 즐거운 활동들을 많이 만들어서 함께 경험하고 정서적 교감을 나누어야 한다.   청소년의 내적 자율성은 타인과 맺는 직접적인 관계를 통해서 발달한다.   기기가 아닌 직접적인 세상과의 교류를 통해서 청소년은 이 세상에 신뢰감을 가지게 되고, 자기 통제력이 발달하면서 기기에 의존하는 현상들이 조금씩 통제되어 질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성적을 올리는 자세가 따로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