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생존수업

호구 되지 않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by 김민경

직장인 생존수업, 호구 되지 않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사회에서 착한 사람을 칭할 때‘호구’라는 표현을 제법 많이 사용합니다. 왜냐하면, 착한 사람은 남에게 쉽게 이용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호구’(虎口)의 진짜 의미는 ‘범호’와 ‘입구’를 써서 ‘호랑이 입’이라는 뜻이에요. 호랑이 입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그만큼 위험한 상황에 잘 빠지는 어수룩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사실 ‘착한 것’과 ‘호구’는 전혀 다른 의미임에도 동의어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착하다’라는 의미는 어질고 바른 마음의 상태를 뜻하고, ‘호구’는 어수룩한 사람입니다. 이 두 단어는 결코 동의어가 아니죠. 착한 사람들이 호구처럼 대우받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마음이 착한 분들이 잘 하지 못하는 ‘이것’ 때문이죠. 바로 ‘거절하기’입니다. 따라서 착한 우리가 호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처세술은 바로 ‘거절’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착하다’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 중에서 상대의 제안에 “No”라고 거절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다음은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직장 내 상황이에요.


백여시 과장은 평소 자신의 업무를 착한 정예스 대리에게 부탁하곤 했어요. 제품개발을 위한 시장조사 및 경쟁사의 제품조사 등과 같은 업무들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백여시 과장은 정예스 대리에게 신제품 화장품에 대한 자료정리를 부탁했어요. 이번 역시 자신의 업무가 산더미 임에도 불구하고 정예스 대리는 차마 백 과장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군요.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분하고 억울한 상황입니다. 화병으로 언젠가는 꼭 폭발할 것만 같습니다.


지치고 힘든 정대리, 폭발을 막기 위해 이번에는 거절해도 괜찮을까요? 거절하면 백 과장이 자신을 미워할 텐데 혹시 기분 좋게 거절할 방법이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분 상하지 않게 거절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거절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스스로 거절을 나쁜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착한 사람은 나쁜 행동을 하는 것을 꺼리죠. 나쁜 행동 후에 받을지도 모를 비난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나쁘다’라고 판단한 행동을 쉽게 할 수가 없어요. 상대방의 부탁에 거절하는 것이 정말 나쁜 행동이 맞기는 할까요?


거절이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닙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 달리 판단이 될 뿐입니다. 그러니 마음 놓고 거절을 하되 상대방의 기분을 망치지 않는 지혜로운 거절을 하면 됩니다. 지혜롭게 거절하는 법 3가지만 기억해 봐요.


지혜로운 거절 비결, 첫 번째 ‘거절의 이유를 되도록 간결, 명료하게 설명하자’입니다.

거절 이유를 장황하게 늘어놓거나 애매하게 표현하면 변명처럼 보이고 오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은 빠른 대안을 찾아야 하기에 장황한 거절의 이유를 듣고 있을 여유가 없습니다. 그러니 간단명료하면서 정확하게 거절의 표현을 해보아요. 단 얼굴에 점잖은 미소는 필수입니다.


아직 거절에 미숙한 정 대리, 하지만 이번에는 거절을 시도합니다. 백 과장의 업무보조요구를 다음과 같이 거절했어요.

“과장님, 제가 지금 김 차장님께서 시키신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현대 남성을 위한 ‘뷰티 트랜드’에 대해서 시장조사 중인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정리해야 할 자료도 많아서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제가 이 분야에 처음이라서 자료정리가 언제까지 완성이 될지..(말끝을 흐리며) 김 차장님 시키신 업무를 끝내고 나면 보고서도 해야 합니다. 정말 도와드리고 싶은데 혹시 김 차장님께서 지시하신 업무를 늦출 수 있는지 알아보고 나서 말씀드릴까요?”


간단하게 표현 가능한 거절의 내용을 길고 장황하게 늘어놓은 바람에 백 과장은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요. 그것도 승낙이 아닌 거절의 이유를 들으면서 말입니다. 게다가 분명하게 거절한 것이 아니라 김 차장에게 물어보겠다고 했어요. 도와줄 수 있는지, 없는지, 애매한 상황입니다. 만약 나중에 안된다고 거절하게 되면 그동안의 시간이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하죠. 거절에 더해 백 과장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마저도 도둑맞고 있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거절 비결, 두 번째 ‘공감 후 거절하기’입니다.

상대방의 상황이 충분히 힘들 수 있겠다는 간단한 공감의 한마디를 먼저 해 주세요. 그리고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을 함께 전합니다.


지난번 거절로 혼쭐이 났던 정 대리, 올바른 거절의 기술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이번에는 백 과장의 제안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거절을 합니다.

“과장님, 중요한 업무처리가 많으셔서 정말 힘드시겠어요. (공감 표시) 진심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 진행 중인 보고서를 오늘 오후까지 완성해야 합니다. (간단한 거절 사유)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안타까운 마음 표시) 과장님.”


단 3문장만 사용해서 정중하면서도 간결하게 거절을 잘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상대방은 거절로 인해 감정이 상할 만한 요소가 전혀 없습니다.


세 번째 지혜로운 거절은 ‘평소와 같은 자신감 있는 목소리 톤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간혹 거절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지나치게 자신감이 없는 목소리로 거절할 때가 있어요. 이때 상대방은 거절한 사람이 잘못 한 것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으로 무의식에 박힙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거절은 결코 나쁜 행동이 아니에요. 그러니 죄인이 된 기분으로 거절을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거절의 명수인 찰리 채플린은 자신의 영화에서 다음과 같은 대사를 말했어요.

“거절하는 법을 배워라. 그러면 삶이 아름다워질 것이다.”


직장에서 ‘착한 사람 호구 되지 않을 결정적인 방법’으로 ‘거절’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거절을 지혜롭게 하기 위해서는 거절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먼저 필요해요. 거절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닙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뿐이에요. 올바른 통찰을 가지고 거절을 해야 할 상황을 정확하게 구별해 보아요. 그리고 거절이 필요한 순간에는 간결하지만 정중하게, 상대의 상황에 공감하면서 당당하게 하도록 합시다.


거절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용기가 아닙니다. 거절의 의미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고 거절할 상황을 판단하는 통찰이 필요할 뿐입니다. 그리고 내면 깊숙이 자신은 물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내재 되어있다면 우리의 거절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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