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대화를 독점하면 관계가 무너진다
“마지막 한마디를 10분이나 하는 당신! 누군가에게 10분은 책 10페이지를 읽는 시간이고, 1.5Km를 달린 시간이며, 중요한 계약서에 서명하는 시간입니다. 대화는 혼자서 하는 독백이 아니라,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게임 같은 겁니다”
경제 체제 속에서의 독점은 특정 자본이나 상품을 극소수가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인간관계에서의 대화독점은 어느 1인이 대화를 독차지하는 것이다. 경제 체제에서의 독점은 사회경제를 무너뜨리기 때문에 독점을 법적으로 규제한다. 마찬가지로 인간관계에서의 대화독점은 관계를 무너뜨린다. 하지만 대화독점을 규제할 방법은 없다. 골고루 나누어 가져야 할 대화의 시간이 한 사람에게 ‘몰빵’되면 나머지 사람은 어떨까? 그들은 아마도 소중한 시간을 도둑맞은 기분이 들 수도 있다. 대화가 독점되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더이상 대화라고 할 수가 없다. 한 사람을 위한 독백의 무대일 뿐이다.
유독 대화를 독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혹은 자신이 그런 사람일 수도 있다. 상대를 즐겁게 해주거나 좋은 말을 해주고 싶었던 선한 의도에서 시작된 말이 조금 길어졌을 뿐이다. 하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할 볼 필요가 있다. 그들도 자신의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을 것이다. 조용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한 사람에 의한 대화의 독점은 다른 사람들의 이런 숨은 의도를 그 순간 영원히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다 함께 먹은 식사비를 1/N 하듯이 대화 역시 1/N이 되어야 공평하지 않을까?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기피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나르시시스트’와 ‘꼰대’가 대표적이다. ‘나르시시스트’와 ‘꼰대’들이 하는 대화에는 두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언제나 충고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충고하고 가르치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숨은 심리는 그들을 통제하고 싶은 마음이다. 자기중심적인 시각에서 타인을 가르치면서 대화의 시간을 홀로 독점한다. 이들의 대화방식을 우리가 의식적으로 절제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소중한 인간관계를 지킬 수 있다. ‘나르시시스트’와 ‘꼰대’의 공통적인 대화방식은 이렇다.
첫 번째는 대화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다.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무의식적인 권위의식은 자신의 의견이 무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자신의 주장은 당연히 옳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거의 질문을 하지도 않는다. 자연스럽게 대화의 독점이 일어나는 것이다. 심지어 상대방이 특정 주제에 대해서 말을 하더라도 곧 대화의 흐름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틀어버릴 수도 있다. 이들은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 힘들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자신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야 자신의 사고가 확장될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대화의 중심에 언제나 ‘충고’가 있다. 나르시시스트는 타인의 말에 공감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의 의견을 바르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주 반박을 한다. 대화 속에서 충고가 잦다. 꼰대 역시 마찬가지다. 직장에서 부하직원에게 의견을 가장한 충고를 적지 않게 한다. 직장 경험, 인생 경험이 풍부하기에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주고 싶은 것이다. 자신의 경험을 늘어놓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자랑으로 이야기의 정점을 찍는다. 마무리는 충고다. 거의 독백에 가까운 이 대화는 아마도 상대에게 흡수되기 힘들 것이다.
대화의 본질은 소통이다. 우리는 소통을 통해서 소중한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수 있다. 관계란 나와 타인의 쌍방향 소통의 결정체다. 관계라는 결정체를 지키기 위해서 대화란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의 통행이 되어야 한다. 탁구나 테니스 경기에서 한 쪽 선수의 일방적인 서브만으로는 경기가 진행되지 않는다. 축구 혹은 농구 경기에서 서로에게 공을 패스하지 않으면 좋은 경기가 될 수 없다. 대화 역시 마찬가지다. 공을 주고받거나, 서로에게 패스하듯이 대화는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주고받기식 대화로 우리의 관계가 좋아질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세 가지 방법으로 상대방은 우리와 함께하는 대화에 중독될지도 모른다.
독점을 예방하는 대화법 첫 번째, 이 말을 하는 것이다. “당신의 생각은 어때요?” 상대방의 의견만 잘 물어봐도 대화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전설의 토크왕 래리 킹은 저서 『대화의 신』에서 대화를 잘 하는 어느 한 사람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전 미국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다. 헨리 키신저는 대화할 때 자신이 전문가인 주제에서도 이 말을 꼭 했다고 한다. “당신의 생각은 어때요?” 단, 의견을 묻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상대방이 생각을 말할 때 잘 들어야 한다. 가끔 자신이 다음에 할 말을 생각하느라 의견을 물어놓고서는 듣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의견을 물어보지 않은 것보다 못한 일이다.
직장 생활에서 대화의 품격이 가장 잘 드러날 때는 회의 시간이다. 회의 시간에 한 사람이 지나치게 독점하면 다른 팀원들의 정신은 어느새 다른 곳에 가 있다. 어제저녁 친구들과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린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낙서를 하기도 한다. 회의는 팀원의 생각을 주고받으면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고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간이다. 누군가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생각이 되기도 한다. 말의 독점은 한 사람이 주인공인 가짜 회의를 만든다. 반대로 팀원의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은 진짜 생각 들로 가득한 아이디어의 장이 된다. 살아있는 회의를 위해 한마디만 하자. “당신의 생각은 어때요?”
독점을 예방하는 대화법 두 번째, 여럿이 말할 때 말 못 하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MC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MC 유재석이다. 그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남다르게 특별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한 사람이 대화를 독차지하지 않게 조절을 하는 것이다. 참석한 게스트들에게 발언할 기회를 골고루 분배해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게 한다. 그래서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더욱 인간적이고 따뜻한 매력이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도 이 정도의 노력은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화에 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한마디 던져보자. “당신의 생각은 어때요?”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친구가 점점 더 소중해진다. 오랜 친구라면 더욱 그렇다. 동창회는 소중하고 오랜 친구들이 모여서 추억을 나누는 자리다. 따뜻했던 추억을 나누면서 웃고 떠드느라 한쪽 구석에 말없이 소외된 친구를 간과할 때가 있다. 조용한 성품이거나 쑥스러워서 말을 하지 않는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에게 말을 걸어보자. “민지야, 넌 어떻게 지내고 있어?” “민지야, 우리 오랜만이잖아. 옛날 추억 중에서 뭐가 가장 기억에 남아?” 가장 조용한 친구에게 보인 관심과 질문 덕분에 다음 모임에서 그 친구를 다시 볼 수 있다. 혼자만의 독백은 잠시만 멈추고, 친구의 생각을 묻는 것은 사라질뻔한 친구를 다시 보게 만든다.
독점을 예방하는 대화법 세 번째, 자기 생각을 말할 때 되도록 짧게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발언의 시간이 1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1분 스피치의 위력을 보여주는 것이 있다. 일명‘ 엘레베이터 스피치’라는 것이다. 이미 많은 대화법 저서 혹은 매체를 통해서 알려진 스피치 기술이다. 1분 안에 거물급 고객을 설득하는 전략으로 성공할 경우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자신의 의견을 1분 안에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가능해진다면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매력적인 대화 상대가 될 수 있다. 1분간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으면 이제 상대방의 의견을 물어보자. “당신의 생각은 어때요?”
짧게 말할수록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설득의 순간이다. 설득하기 위해서 길게 설명을 늘어놓은 경우가 있다. 이런 설득은 대체로 실패한다. 긴 설명 동안 상대방은 이미 마음의 문을 닫거나 반박할 구실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짧은 말로써 상대를 설득한다는 것은 충분한 준비가 됐다는 것을 의미하고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준비된 완벽한 말로 간단명료하게 말하면 짧은 순간 상대의 집중력을 확실하게 끌어낼 수 있다. 짧게 말하는 동안 상대방은 반박할 구실을 생각해 내지 못한다. 설득의 순간에 가장 빛을 발하는 말이란 길고 지루한 설명이 아닌 철저히 준비된 짧은 말이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세계적인 명연설은 짧았다고 한다. 1863년 11월 에이브러햄 링컨이 게티스버그에서 했던 연설은 5분 만에 끝났다. 하지만 사람들이 받은 감동은 훨씬 오래갔다. 대통령 취임사 중 가장 짧았던 것은 1961년 1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사다. 이날의 취임사는 1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역사상 가장 짧은 연설은 바로 윈스턴 처칠의 연설이다. 1941년 10월 윈스턴 처칠은 자신의 모교인 해로우 스쿨에서 학생들을 위한 연설을 했다. 그 연설은 짧은 한 문장으로 끝났고 그 어느 연설보다도 강력한 감동을 선사했다. “Never give up! Never, never, never, never give up!”
길게 늘어놓는 말들이 결코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감동 주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자신의 의견을 짧게 전달하는 기술이 부족해서 부연설명을 길게 늘어놓는지도 모른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국민 MC 유재석이 한 말이다. “말을 독점하면 적이 많아진다. 적게 말하고 많이 들어라. 들을수록 내 편이 많아진다” 언제나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사람,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 그래서 더욱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우리의 말은 줄이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대화의 독점은 관계를 무너뜨리고 1/N 식 대화는 나와 상대를 함께 빛낸다.
※꼭 기억하기!
1. 비호감 대화 상대의 공통점 2가지
1) 자기중심적인 대화를 즐긴다.
2) 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충고가 있다.
2. 대화의 독점을 예방하기 위해 지켜야 할 3가지
1) “당신의 생각은 어때요?”라고 질문을 하자.
2) 여럿이 대화할 때 말없이 조용한 사람에게 질문하자. “네 생각은 어때?”
3) 자기 생각을 말할 때 되도록 짧게 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