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관계가 좋아진다

by 김민경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대화하면 관계가 좋아진다


“우리는 사람에게서 좋은 모습은 받아들이고 원치 않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무엇을 수용할지 그 기준은 항상 우리 자신입니다. 이제는 마음을 열고 상대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 보세요. 그들은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니까요. 받아들여짐은 인정과 존중의 다른 표현입니다”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조금 황당한 이야기가 소개된 적이 있다. 다른 나라 여성의 사례다. 매력적인 한 여성이 예쁜 외모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6개월간 30번의 성형수술을 받았다. 더욱 놀란 것은 자신의 의사가 아닌 남자친구의 강요로 수술을 한 것이다. 자연스럽고 예쁜 모습이 점점 인위적으로 변해가는 와중에도 남자친구는 외모에 대한 지적을 계속하고 있었다. 여성은 결국 잘못된 사랑임을 깨닫고 남자친구와 이별을 했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우리나라에도 제법 있었다. 연애를 시작한 남녀는 서로 사랑한다면서 상대방의 외모를 지적하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길 원했다. 다이어트를 강요하거나 수술을 강요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이런 남녀의 사랑은 서로의 모습을 온전히 수용하지 못한 잘못된 방식의 사랑이다. “어떻게 그런 사랑을 할 수가 있지?”라며 한심한 듯이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외모뿐 아니라 성격이나 취향에서도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상대가 바꾸기를 강요한다. 대화 방식, 식사 모습, 심지어 옷 입는 스타일까지도 자신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을 세팅하려고 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라 그저 평범하게 느껴진다.


‘수용’이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외모뿐 아니라 말투, 습관, 성향, 기호, 그를 둘러싼 관계들까지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수용’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우리가 관계 속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 중 하나가 수용이기 때문이다. “당신을 둘러싼 관계 속에서 당신은 온전히 수용되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이 “아니요”라고 답한다.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받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마음을 너무 몰라줘서 섭섭해한다. 반대로 “당신은 소중한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나요?”라고 질문하면 “네, 그래요”라는 대답이 좀 더 많다.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은 이렇다. 자신은 상대를 수용하지만, 상대로부터 그만큼 수용되지는 않는다고 느낀다. 이유는 대인관계에서 ‘수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나’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여주는 수용은 후한 점수를 주고 내가 받는 수용은 인색한 점수를 준다. ‘수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나’가 아닌 ‘당신’이 되어야 더욱 정확하지 않을까? ‘당신’을 변화시키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수용이기 때문이다.


관계라는 것은 상호성의 원칙이 작용한다. 상호성의 원칙은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인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 교수에 의해 연구된 이론이다. 받은 만큼 갚는다는 의미다. 내가 상대를 존중하면 상대도 나를 존중한다. 내가 상대를 싫어하면 상대도 나를 싫어한다. 그리고 내가 먼저 상대를 수용한다면 상대도 나를 온전히 수용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수용하는 법을 몰라서 안 했을지 모른다. 온전한 수용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면 더욱 모를 수 있다. 그러니 우리가 먼저 수용의 방법을 알고서 상대를 수용한다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관계는 행복해질 수 있다.


심리학자 앨리엇 애런슨 (Elliot Aronson)은 이런 상호성의 원칙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A, B 두 그룹의 실험 참여자가 있다. 그들은 자신을 도와줄 동료들과 업무를 수행했다.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A그룹 에게는 동료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은근히 던졌다. 반대로 B그룹 에게는 동료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은근히 던졌다. 업무를 수행하던 중에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그룹은 동료들에게 눈빛, 표정 등 비언어적으로 호감의 표현을 많이 했다. 반면 자신을 싫어한다는 말을 들은 그룹은 동료들에게 눈빛과 표정, 목소리까지 싫어하는 표현을 한 것이다. 물론 당사자들은 자신이 그렇게 표현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


사람은 자신이 느낀 감정을 행동을 통해서 표현하기 마련이다. 이 실험의 핵심은 상대가 우리를 좋아하면 우리 역시 상대방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만약, 상대가 우리를 좋아하게 만들고 싶다면 우리가 그들을 먼저 좋아하면 된다. ‘어떻게 받을까?’를 고민하기에 앞서 ‘어떻게 줄까?’를 고민하는 것이 순서다. 우리가 지혜롭게 잘 주었을 때, 잘 받은 상대는 필요한 순간에 갚아주기 때문이다. 먼저 상대를 수용하자. 오래 지나지 않아 수용을 받은 상대는 우리를 수용한다. 모든 관계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부분에 적용할 수 있다.


유명한 상담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에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출연했다. 이 아이는 심각할 정도의 불안장애를 갖고 있었다. 심지어 혼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서 자신의 집까지 가는 것을 두려워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복도를 지나 집 앞 현관까지 가는 길이 아이에게는 너무나 무서웠다. 생활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모든 사소한 것들이 두려웠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조차도 참지 못했다. 다행히도 끊임없이 힘들어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부모님이 보여주신 수용적 태도 덕분이다.


혼자 귀가하는 것이 힘든 아이를 위해서 아이의 아빠는 재미난 방법으로 아이에게 용기를 주었다. 아빠가 아이의 역할을 하면서 귀가하는 영상을 찍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와서는 복도를 걸어오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장면이다. 아빠가 엄마의 역할까지 하면서 현관 입구에서 반기는 장면까지 영상으로 재미있게 담아냈다. 재미있게 찍은 영상을 편집해서 아이에게 보여주자 아이는 너무 기뻐했고 똑같은 도전을 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도전에 성공한 것이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엄마와 아빠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처음에는 아이의 부모님 역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사랑으로 보살피기만 했었다. 하지만 전문가에게서 배운 솔루션 덕분에 아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불안장애로 고통받는 아이의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볼펜 잉크가 눈가에 살짝 묻은 아이가 불안해서 소리 지를 때도 아빠는 조금 기다려 주셨다. 그리고 아이의 마음을 온전히 수용하되 감정의 한계는 알려주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관계 속에서 상대방을 ‘수용’하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 먼저 마음으로 해야 할 말이 있다. 그건 바로 ‘그래,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이다. 상대방이 한 말이나 행동이 우리의 것과 다르다 할지라도 그것을 우리 뜻대로 수정하기보다는 이 말부터 하자. ‘그래, 그럴 수 있지’ 세계적인 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성공한 사업가 브라이언 트레이시(Brian Tracy)는 말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있는 그대로 대해줘라. 다른 사람들을 바꾸려 하지 말고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마라. 그들을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행복한 인간관계의 관건이다” ‘얼마나 많은 수용을 하는가’는 ‘얼마나 행복한 인간관계를 가지는가’를 결정한다.


수용은 우리를 행복한 관계로 이끈다. 상대를 존중하고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진정한 수용의 모습 3가지만 기억하자. 첫째, 상대방을 타인과 비교하지 말자. 비교란 둘 이상의 대상을 견주어서 비슷한 것과 다른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비교는 두 사람을 견주어서 누가 더 우월한가를 찾는다. 우월하지 못한 사람이 우월한 모습으로 변화하기를 원해서다. 사람의 겉모습이 다르듯 내면의 모습도 모두 다르다. 잠재적인 능력은 물론 생각하는 방법, 기질, 선호도 등 그 어느 것도 같은 것이 없다. 비교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잘나 보이는 특성을 따라 하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타인과의 비교를 멈출 때 비로소 상대방의 진정한 모습이 보인다.


둘째, 대화에서 첫마디는 Yes로 시작하자. 대화에서 보여주는 수용의 태도는 상대가 말할 때 “그래”를 먼저 말하는 것이다. 수용이 힘든 사람은 상대방이 생각이나 의견을 말할 때, 일단 “아니”를 외친다. “아니”라는 말의 의미는 “네 말은 틀렸어. 다시 생각해봐”라는 뜻이다. 우리는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다르다’라는 말은 ‘다양성’을 전제하지만 ‘틀리다’라는 말은 ‘잘못’을 전제한 말이다. 사람의 생각은 모두 다르다. 다른 생각들이 모여서 다양성을 이루는 것이다. 우리의 대화 역시 그렇다. 각자 다른 생각들을 모아서 더 멋진 생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가 나누어야 할 대화의 모습이다. “그래, 네 말도 맞아” 이렇게 시작하는 대화가 다양성을 인정하는 수용의 대화다.


셋째, 감사함을 표현하자. 일상에서 상대에게 감사할 일은 많다. “따뜻한 목소리로 말해줘서 고마워요” “아침마다 식사준비 해줘서 고마워요” “나와 대화의 시간을 내줘서 고마워요” “내 옆에 있어 줘서 고마워요” 사소한 것 하나도 당연한 것은 없다. 상대방의 작은 행동과 말 속에는 언제나 우리를 향한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숨어있다. 모르고 지나쳤던 숨은 배려에 감사를 표현한다면 감사받은 사람의 마음은 자존감으로 가득 차게 된다. ‘난 꽤 괜찮은 사람이구나’ ‘난 인정받는 사람이구나’ ‘난 소중한 존재구나’ 감사의 표현을 통해서 상대방은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존중받는다. 이것이 진정한 수용의 모습이다.


많은 인간관계가 조건부로 이루어질 때가 있다. 나의 말을 잘 듣고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할 때 자녀 혹은 가족을 좋아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다른 모임은 뒤로한 채 나를 만나줘서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가 좋다. 내가 원하는 대로 직장생활 잘하고 자기계발을 열심히 해서 남편 혹은 아내가 좋다. 만약 언제가 내가 원하는 대로 주변 사람들이 하지 않으면 그때는 어떻게 될까? 내 말에 반대하고 더이상 맞출 수 없다고 나를 피한다면, 노력하며 쌓아온 소중한 관계를 완전히 잃게 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조건부가 아닌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줄 마음의 말, ‘그래, 그럴 수 있지.’ 이 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넓고 푸르른 바다를 보면서 우리가 감동하는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다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찬란한 붉은 빛의 태양이 떠오를 때, 환상적인 이유는 우리가 태양에게 어떤 빛깔을 띠어야 하는지 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파란 하늘, 하늘 위로 치솟은 거대한 바위산이 경이로운 이유는 우리가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방긋 웃는 환한 미소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는 이유는 미소짓는 사람의 마음속 따뜻함이 그대로 나왔기 때문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름다운 것이고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여서 더욱 감동적이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수용한다면 그들이 지닌 내적 위대함을 볼 수 있다. 완벽하게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람이 가진 내적 잠재력은 그 사람을 충분히 멋지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사람의 내적 힘은 우리가 그를 온전히 수용했을 때 기적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넓고 푸른 바다 혹은 밝게 떠오르는 태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마음속 무한한 잠재력도 우리가 함부로 통제할 수 없다.


영국의 전기 작가 제임스 보즈웰은 말했다. “사람은 경험에 비례해서가 아니라 경험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에 비례해서 현명해진다.”라고. 우리에게 관계란 얼마나 소중할까? 딱 우리에게 소중한 만큼 그들의 모습을 그대로 수용하자. 우리의 수용은 상대방을 더욱 귀한 존재로서 빛나게 할 것이니. 그 속에서 얻는 우리의 현명함 또한 우리를 빛나게 할 것이다.

서로를 빛내는 마음속 그 말은 ‘그래, 그럴 수 있지’이다.


※진정한 수용을 위한 3가지

1. 상대방을 타인과 비교하지 말자. 다른 사람의 잘나 보이는 특성을 따라 하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타인과의 비교를 멈출 때 상대방의 진정한 모습이 보인다.

2. 대화에서 첫마디는 “Yes”로 시작하자. “Yes”란 상대의 의견을 인정하는 말이다. “그래, 네 말도 맞아” 이렇게 시작하는 대화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수용의 대화다.

3. 감사함을 표현하자. ‘난 꽤 괜찮은 사람이구나’ 감사의 표현을 통해서 상대방은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존중받는다. 이것이 진정한 수용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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