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경 Dec 16. 2022

가까운 사이를 망치는 대표적 말투는 “000”

가까운 사이를 망치는 대표적 말투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참견을 좋아하는 친구, 부모님, 상사, 선생님’의 공통점이 있어요. 그것은 가까운 사람에게 지적하기를 좋아한다는 겁니다. 물론 이들의 지적은 진심으로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사랑의 표현이에요.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그러니까 꼭 참고해” “김 대리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니까 기분 나쁘게 듣지 마” “박 과장, 나니까 이런 말 하는 거야. 박 과장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알지?” 묻지도 요구하지도 않은 문제에 대뜸 지적하고 가르치려고 한다면 흔쾌히 받아들일 사람들은 없죠. 사람은 자신을 향한 지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타인의 의견이나 생각, 행동을 지적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 말로 시작해요. “널 위해서 딱 한 마디만 할게. 오해 말고 들어” 당연히 한 마디로 끝나지 않아요. 자신의 의견을 줄줄이 늘어놓으면서 결국 상대방이 동조하기를 원합니다. 상대가 동조하지 않거나 반응이 별로라면 동조할 때까지 자신의 의견을 강조합니다. 표정, 눈빛, 몸짓 등을 총동원하면서요.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겁니다. “오해 말고 들어” 이 말은 말 그대로 오해를 만들고 그동안 쌓아온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죠.



예를 들어 가까운 친구가 최근 승진했는데, 예전보다 더 힘들어합니다. 자신이 받고있는 스트레스를 나에게 털어놓아요.



친구 : 요즘 힘들어 죽겠다. 팀원들은 자신의 업무 말고는 진심으로 관심이 없어. 팀을 위한 열정? 기대하면 안 돼. 상사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팀 관리를 잘하라는 압박만 주고.

나 : 팀원들 생각은 다를걸. 너 은근히 완벽주의라서 다른 사람을 믿고 일 맡기는 것 못하잖아. 팀장이 자신을 안 믿는데 팀원들이 어떻게 열심히 하겠니?

친구 : 넌 모르면서 그렇게 말해? 내가 언제 그랬다고. 나도 팀원들 충분히 인정하고 존중하거든. 

나 : 아냐, 네가 몰라서 그렇지. 넌 예전부터 혼자 돋보이는 거 좋아했어. 팀원에게는 너 같은 팀장이 오히려 힘들 수 있지. 이젠 좀 바꿔. 이런 말 안 하고 싶었는데 너 생각해서 말해주는 거야. 알지? 

친구 : 너, 내 친구 맞아? 넌 뭐 잘났니? 네가 날 얼마나 안다고 함부로 말하니?

나 : 너도 네 모습을 알아야지. 내가 널 오랫동안 봤잖아. 나니까 정확하게 말하는 거야.



결국, 친구와의 대화는 다툼이 되어버립니다. 자칫 관계의 손절을 만들어 낼지도 몰라요. 모든 관계를 끊어내고 싶지 않다면 내 마음의 지적은 멈추는 것이 좋습니다. 위 대화에서 지적의 출발은 친구를 비난하고 싶었던 부정적인 마음이 어느 정도 있었을 겁니다. 약간의 질투심이나 친구의 투정을 듣기 싫은 마음도 엿보입니다. 누구나 그런 감정을 느낄 수는 있어요. 하지만 한 번의 잘못된 감정의 선택으로 오랜 시간 쌓아온 우정을 무너뜨리면 안 되죠. 우리는 긍정의 감정을 선택할 내적 힘이 누구에게나 있어요. 



관계를 손절하는 것이 아니라, 더 발전시키고 싶으면, 지적 대신에 이것을 하는 겁니다. 바로 질문입니다. 같은 상황이지만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질문을 한다면 상황이 이렇게 바뀝니다.



친구 : 요즘 너무 힘들어. 팀원들은 자신이 맡은 업무만 하고 팀 성과에는 관심이 없어. 너무 소극적이야. 상사는 팀 성과와 팀원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엄청난 압박을 주고. 

나 : 나라도 힘들 것 같아. 팀원들이 좀 더 적극적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친구 : 글쎄, 없을 것 같은데. 정말 자신의 업무 말고는 관심이 없거든.

나 : 사람의 마음은 같지 않을까? 네가 팀원이었을 때를 생각해볼래? 너는 정말 적극적으로 열심히 했잖아? 인정도 받았고. 어떻게 했을 때 그런 마음이 들었어?

친구 : 음...상사가 나를 인정하고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업무를 정확하게 믿고 맡겼을 때. 그땐 그 마음이 감사해서 정말 열심히 했지. 성취감과 보상도 한몫했고.

나 : 그럼, 네 팀원에게도 그렇게 해보면 어때? 분명히 팀원들도 너처럼 마음의 열정이 살아날 거야. 팀 성과가 오르면 그때 팀원들이 너를 더욱 멋진 팀장으로 생각할걸.

친구 : 그럴까? 네 말 들어보니 그렇네. 알았어. 고마워. 네 조언이 도움이 됐어.



친구와 적당한 질문을 통해서 말을 주고받다 보니 별것이었던 문제가 별것 아닌 사소한 일이 되어버립니다. 전달하고 싶은 것을 은근히 전달했더니 상대방은 아무런 부담 없이 편하게 받아들여요. 질문은 사람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더군다나 문제에 대한 질문은 사람이 해결책을 고민하게 만들어요. 관계를 지키는 지혜로운 질문은 친구를 진심으로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의 배려가 있을 때 가능한 겁니다. 대화에서 친구가 해결책에 접근하게 만들었던 질문은 친구를 향한 우리의 사랑이었어요. 지적이 비난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한다면, 질문은 존중과 배려, 사랑의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가까운 관계를 소중하게 지키고 싶은 우리라면, 그들에게 지적이 아닌 질문을 해보면 어떨까요? 항상 성장하고 발전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무조건 피해야 할 사람의 특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