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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경 Jan 17. 2023

나도 모르게 비호감 되는 특별한 말투


대화를 나누면서 말도 참 잘하고 똑똑해 보이는데 왠지 모르게 호감이 전혀 안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어요. 가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일명 그 자리에서 ‘재수 없다’라고 느껴지거나, 헤어지고 집에 가서 가만 생각해보면 ‘아! 재수 없었네’라고 느껴지는 경우입니다. 



과연 그 사람은 자신이 재수 없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그렇게 했을까요? 당연히 아니죠. ‘까짓것 난 재수 없는 사람으로 여겨져도 괜찮아’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은 많지 않아요. 타인이 아닌 우리 역시도 본의 아니게 ‘비호감의 사람’으로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어떤 유형인지 알면 괜한 오해를 피해갈 수 있죠. 



나도 모르게 비호감 되는 특별한 말투입니다. 나도 모르게 했던 말투 때문에 비호감이 되어버리는 경우란 바로 남의 말을 쉽게 잘라먹는 경우입니다. 



예전에 짧게 편집된 국정 청문회 영상을 본 적 있어요. 질문과 응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엄청난 감정싸움으로 번져나가는 모습이 극적이었습니다. 질문 끝나기 전에 끼어들어서 답변하고, 답변이 끝나기도 전에 질문을 쏟아내니 서로의 말이 엉키고, 감정이 격해지는 겁니다. 



국정 청문회 말고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일상의 대화에서 이런 모습으로 대화를 많이 하고 있어요. 남의 말 잘라먹는 2가지 유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내용 말고, 이런 것도 말 자르기였나 싶었던 두 가지입니다. 



첫째, 대화를 새치기하는 경우입니다. 새치기는 중간에 끼어드는 것을 말해요. 누군가의 말을 자르겠다는 의도 없이 자신도 모르게 끼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와 아이가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아이가 엄마한테 ‘조잘조잘’ 말하고 있는데, 아빠가 옆에 와서는 엄마한테 질문하거나, 말을 겁니다. 엄마는 아이 말은 안 듣고 아빠의 말에 대꾸하죠. 말을 주고받다 보면 대화의 물줄기가 바뀝니다. 아이에게서 아빠로. 이것이 대화를 새치기하는 경우입니다. 아빠는 대수롭지 않게 아이의 말을 새치기했죠. 



가족 간의 대화에서 우리는 쉽게 “가족끼린데 뭐 어때?”하고 대화 예절을 생략할 때가 있어요. 때론 가까운 친구나 지인과의 대화나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말할 때, 대화 예절을 생략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화 예절은 가족이니까, 친한 사이니까, 내가 윗사람이니까 더욱 먼저 지켜야 하는 겁니다. 



둘째, 대화 중에 전화 받거나, 카톡을 하는 경우입니다. “어~잠깐만~” 하면서 손으로 대화중지 신호를 보내죠. 



예전에는 우리가 대화를 나눌 때 서로의 눈을 바라봤어요. 그런 시절이 정말 있었습니다. (아~ 그립네요.) 요즘은 스마트폰이 시시때때로 울리면서 우리의 대화를 중단하죠. 심지어 깊은 대화가 오가는 도중에도 전화가 울리면 받기도 해요. 중요한 전화라면 받아야겠지만, 우리에게 속 깊은 말을 하는 눈앞의 사람보다 중요한 전화가 얼마나 될까요?



“앗~잠시만요. 이 전화만 받고요” 혹은 “미안, 잠깐만, 카톡 답장만 하고” 이렇게 말하는 순간 앞사람의 대화 감정에 ‘일시 정지 버튼’이 눌러지는 겁니다. 기계의 ‘일시 정지 버튼’은 해제하면 말이 이어지지만, 사람의 감정은 ‘일시 정지’가 해제되어도 이어지지 않습니다.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입니다. 



18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평론가 새무얼 존슨이 이런 말을 했어요. “침묵은 스스로 퍼지기 때문에 대화가 오랫동안 중단되면 할 말을 찾기가 힘들어진다” 되도록 대화는 끊김 없이 쭉 가야 합니다. 



우리가 잘라 먹지 말아야 하는 것은 라면의 면발만은 아니죠. 면치기도 기술과 연습이 필요하듯이 대화를 자르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도 기술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소중한 우리의 관계를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과의 대화에서 대화 예절을 지키는 작은 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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