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이를 키울 때 앞의 글에서 말한 모국어의 중요성 이외에도 아이들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아주 확실하게 얘기를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우리 아이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다.
아이들이 자라고 학교를 다녔던 동네는 백인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지금은 유럽인들도 동양인들도 꽤 보이지만) 20년 전 내가 이 동네에 왔을 때만 해도 동양인이 거의 없었다.
더구나 우리 가정에는 4가지 언어가 다 섞여 있었다.
한국어, 일본어, 광둥어(홍콩어)그리고 메인이었던 영어.
남편은 영국에서 태어난 홍콩계 영국인이다. 난 물론 한국에서 대학생 때까지 주욱 한국에서 자랐었고 남편과 나는 대학 2학년 때 나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남편은 영국에서 일본으로, 일본의 "나고야"에 있는 한 대학교에서 각자의 나라에서 온 교환 장학생으로 만났다.
그러니 울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그러니까 혼혈이다. 그리고 홍콩계 영국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더구나 영국이란 나라에서 태어났다.
그러니 나에게는 우리 아이들에게 바른 정체성을 심어줘야 한다는 부분이 아주 중요했던 것 같다.
아이들은 애기 때는 잘 모르다가 pre-Nersery나이(영국에서는 만 3,4세가 되면 9월 학기부터 학교를 간다)인 만 3~ 4세 정도가 되면 본인이 주위 애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이가 만 4세가 된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픽업을 하는데 아이의 표정이 시무룩하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니 “엄마 난 왜 애들이랑 다르게 생겼어요? 눈도 더 작고 피부 색깔도 다른 거 같아”
난 차분하게 말을 해 주었다.
“응 우리 00은 다르게 생겼지. 그래 넌 달라. 그런데 다른 게 더 안 좋은 건 절대로 아니란다. 다르기 때문에 더 좋은 게 많은 거야. 넌 집에서 한국말도 중국말도 쓰잖아, 그리고 물론 영어도 하고. 그런데 네 친구들은 영어밖에 못 하잖아. 그리고 00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유일하고 소중한 아이야. 아무도 너랑 똑같은 아이는 없어. 넌 가장 소중하게 태어난 세상에서 하나뿐인 아이인 거야. 물론 친구들도 그래. 그래서 누구든 다 소중하고 특별하단다. 근데 우리 00은 친구들이랑 다르니까 더 장점이 많은 거란다”
대충 어린 나이인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단어와 방법으로 얘기를 한다고 했지만 어느 정도 이해를 한 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는 확실히 이 말에 아주 용기를 얻었다.
-맞아. 친구들은 영어만 할 줄 아는데 난 세 가지를 하네. Yeah!~.
이때부터 아이는 학교에서 하는 모든 활동에서도 적극적이었고 공부에서도 항상 으뜸이 되었으며 친구들 사이에서도 아주 인기 있고 밝은 아이가 된 것 같다.
해외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어릴 적부터 아이만의 정체성을 제대로 심어주지 않으면 사춘기가 되어서 아님 스무 살이 되어서라도 언젠가는 찾아오는 정체성 혼란으로 아주 힘들어질 수가 있다고 들었다.
흔히 유럽이나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라나는 동양인을 가리키는 은어인 "바나나"의장점과 특권을 제대로 알고제대로그 장점을 발휘하도록 이끌어 주는 부분은 해외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