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거야-선택과 존중

#영국에서 두 아이 키우기/아이 스스로 선택을 하게 하고 존중을 주기

by ziniO

내가 할 거야- 선택과 존중



모든 게 서둘렀던 초보 엄마


주변에 육아의 선배나 가족이 없어서 육아에 대한 지식도 없고 모든 부분이 서툴러서 고민했던 나는 가능한 한 아이를 데리고 지역단체 모임에 참석을 많이 하려고 애썼다. 주변에 한국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친구들 중에서도 내가 가장 먼저 육아를 시작한 터라 좀 더 남들이 하는 육아방식을 보고 많이 듣고 또 배우고 싶었다.


평일마다 교회단체에서 열리는 Mother and Toddler 그룹에 가면 엄마들끼리 얘기도 나누고 아이들끼리 장난감을 같이 셰어 하며 노는 프로그램도 있어서 동네에 있는 로컬 교회들을 여기저기 챙겨 다니기도 했고 그중 좀 더 제대로 된 프로그램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PIP(Parent & Infant Project) 프로그램에도 참가를 하였다. 0세에서 만 3살까지의 아기들과 부모님이 참석하는 프로그램인데 아이들 뿐만 아니라 엄마들에게도 여러 가지 교육을 해 주는 프로그램이라 아주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유아 프로그램


PIP에서는 대부분 첫아기를 둔 초보 엄마들이었다. 1시간 반에서 2시간의 프로그램으로 처음에는 다른 종류들의 장난감과 책을 여기저기 두고 아기들에게 자유롭게 탐색하고 서로 원하는 장난감을 놀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진다. 이 부분에서 가끔 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아기들이 타투게 되면 담당 선생님께서 말도 못 알아들는 아이의 눈빛을 보면서 차근차근 설명을 해 주시곤 했다.

엄마들이 하게 되면 자칫 서로 감정이 섞이게 되는 부분도 없어지고 아이들도 훨씬 말을 잘 듣게 되는 것 같았다.


그다음에는 간식타임을 가진다. 이 시간은 단지 간식을 먹이는 시간이 아니었다. 갓 돌을 넘은 아이에게 식사 매너를 가르치고 혼자서 먹도록 하였다. 물을 쏟고 과일 접시를 엎질려도 선생님께서는 가만히 두라고 괜찮다고 하시던 모습들이 기억난다. 그때 많이 배웠던 점이 그 어린 나이의 애기들이 규칙을 배우고 엄마한테 안겨 칭얼대던 애기들도 점차 혼자 앉아 있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플라스틱 포크를 사용해서 스스로 간식을 먹고 스푼을 사용하며 음식을 떠먹을 줄 알게 되며 손으로 먹어도 되는 핑거푸드 음식을 구별하며 식사예절을 배우게 된다는 부분이었다.

나중에는 점차 아이들만 동그란 탁자에 앉아서 간식타임을 가지고 바로 옆 테이블에서는 엄마들이 따로 간식타임을 가지게 되었다.

애기와 함께 느긋하게 비스킷과 뜨거운 차나 커피를 마실 여유를 부린다는 건 집에서는 상상을 못 했는데 그 모임에서 점차 규칙과 식탁 예의를 배워가는 아이를 보며 커피 한잔을 하며 흐뭇해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간식 타임이 끝난 뒤에는 몇몇 선생님들과 함께 단체로 아이들과 함께 게임과 노래, 율동을 하게 되고 엄마들은 한 공간이지만 아이들이 지켜볼 수 있는 좀 더 떨어진 곳으로 가서 모임을 가지게 된다. 처음에는 엄마와 떨어지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울던 애기들도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가 어딘가에 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근처에 있을 거라는 걸 인식하게 되고 안정을 찾게 되었다.

나에겐 이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유익했다.

아기들을 키우며 궁금한 부분들을 질문받기도 하고 프린트물을 준비해서 나눠주시며 좋은 육아정보들을 가르쳐 주시기도 했다.

그중 아주 유익하게 다가왔던 교육방법의 하나가 이 부분이었다.

유아 때부터 부모가 선택하지 않고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아주 어린 아기 때에는 엄마가 입혀 주는 데로 옷을 입지만 말을 하기 시작하고 자아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때를 쓰고 고집을 부리는 나이가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그때 엄마들이 하는 많은 실수들이 아이의 발달 과정 그대로를 보지 못하고 무조건 엄마 말을 듣도록 강요하거나 아이의 욕구와 선택을 억누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작은 부분들의 유아기 교육 하나하나가 성인이 된 후에도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가르쳐 주셨다.


예를 들어 바쁜 아침에 옷을 입고 유치원을 가야 한다. 그런데 아이가 갑자기 원피스를 꺼내 이걸 입고 싶다고 때를 쓴다. 계절은 하필 겨울이었고 이 원피스는 오늘 날씨에는 너무 얇아서 엄마가 생각하기엔 분명히 입고 나가면 감기에 걸릴 것 같다.

어떻게 할까.


이때 많은 부보님들이 하는 실수가 지금은 겨울이니 추워서 못 입는다는 식으로 논리적으로 설명을 하게 되고 애기는 당연히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가 없다. 시간은 바쁜데 고집을 부리면 엄마도 화를 내 버리게 되고. 아침부터 실랑이를 하다 보면 서로 지치고 아이도 엄마도 기분 좋은 아침을 시작할 수 없게 된다.


이때 PIP 모임에서 배운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그냥 옷을 고를 시간이 되면 아이에게 무조건 선택권을 주라는 것이다.

다만 많은 옷 중 "무슨 옷을 입을래?"가 아닌 입어도 되는 두세 가지 옷을 펼쳐두고 오늘은 무엇을 입을래라는 선택권을 주라는 것이다.

이건 옷뿐이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그 선택의 뿌듯함과 결과를 본인이 느끼면서 배우게 하라는 부분이었다. 의외로 많은 엄마와 아빠들이 만 세 살 이전의 애기들에겐 선택권을 주지 않고 부모님 기준에서 좋은 것들을 부모님이 선택에서 아이에게 입히고 또 주게 된다.


영국에서 내가 배운 육아 교육의 가장 중요한 점은 말도 잘 못하는 아주 어린 아기 때부터 아이에게 설명하고 선택하도록 하고 그 선택에 스스로 느끼는 감정을 아이에게 심어주고 책임감과 배움을 주는 부분이었다.


물론 지금 아이들을 거의 다 키우고 생각해 보면 아주 당연한 부분이었는데 그때는 나도 아이를 키우는 게 처음인지라 모든 부분이 힘들고 두렵고 어색했을 때

이 당연한 부분이 큰 가르침이 된 거 같다.


그 마음가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웬만한 건 본인이 알아서 스스로 하는 것을 당연시했고 거기에 따라 아이들도 더 독립심과 자립심이 생기고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게 되는 힘이 생긴 것 같다.


모든 걸 부모가 아이를 대신해서 다 해주는 것이 아이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이 아니라
아이를 망칠 수도 있다는 걸
꼭 기억하라는 말씀이
지금까지도 큰 가르침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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