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장소에 따라 아기에게 맞는 공간 개념 심어주기 –

#영국에서 두 아이 키우기/동양과 서양의 육아방식 차이

by ziniO

때와 장소에 따라

아기에게 맞는 공간 개념 심어주기


누구든 엄마는 처음이다.

난 스무 살 때부터 일본 유학을 시작으로 이십 대 중반 영국 유학 그리고 국제결혼까지. 솔직히 한국에서의 육아 문화를 직접 접해 본 적도 가까이서 본 적도 딱히 없다. 언니들이 조카들을 키우는 모습들을 아주 잠깐씩 종종 보면서, 그리고 간접적으로 한국 육아와 서양문화의 차이들을 보면서 나름 느낀 거라 이 또한 개인적인 느낌과 경험에서 비롯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너무나 감사하게도 친정어머니께서 두 아이를 출생할 때마다 6개월간 두 번씩이나 영국에 오셔서 육아를 도와주셨고 이 속에서 동양과 서양의 육아에 대한 방식 차이와 견해를 어느 정도 더 많이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엄마와 가장 부딪혔던 부분들은 아기가 울 때였던 것 같다. 한국과 동양문화에서는 "아이가 울면 무조건 바로 달려가 안아주고 달래주고 그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이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상황에 따라 '무조건'이라는 것이 없다.

한 번은 영국 할머니 집에 초대를 받아 집에 놀러를 갔었는데 아기가 너무 보채어서 부부 중 한 사람은 거의 저녁을 못 먹는 상황들을 안타깝게 보시면서 말씀하셨다. 아이가 울 때면 "4가지 경우"를 생각해보고 다 충족이 되었다면 가능하면 안아주지 않는다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이 난다.

그 4가지는 바로,

'배가 고플 때, 기저귀가 더러워졌을 때, 그리고 어딘가 아플 때, 우유를 먹고 트림을 시킬 때뿐'이라고 하셨다.


이 외에는 아이는 본인이 있어야 할 공간과 자리에서 먹고 자고 놀도록 규칙을 가르치고 익숙해지도록 만든다.

예를 들면 잘 때는 아기 침대, 먹을 때는 아기 식탁의자, 놀 때는 baby playpen안에서 안전하게 그리고 차에서는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카시트에 앉아있도록 한다. 이 부분은 아이에게 바른생활 규칙과 안정감을 주게 되는 부분으로 태어나자마자 아주 중요시하게 교육시키는 부분이다.


내가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방송을 보면 가장 불편한 부분이 엄마 아빠와 한 침대에서 자는 부분과 카시트를 사용하지 않고 아기를 차 안에서 안아주는 부분이다.

동양의 정서에는 자연스러운 부분일 수도 있지만 서양에서는 상상할 수가 없다.

특히 아기의 안전과 연결된 부분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나도 엄마가 영국에 오셨을 때 가장 의견이 안 맞고 충돌했던 부분들이 아기가 울 때 할머니는 안쓰러워 아기를 자꾸만 안아 주시려고 하시는 부분이었다.


영국에서는 운전할 때 아기를 안아주다가 경찰에게 걸리면 벌금이 어마어마할 뿐만 아니라 나 또한 안전과 연결된 부분이라 절대 상상할 수가 없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반대로 아기가 뭔가 불편해해서 우는데 어떻게 안 안아주냐고 너무 안쓰러워하시며 카시트에서 내려서 안아 주시곤 하셨다.

한국도 요즘 젊은 부부들은 카시트 부분만큼은 철저하게 지키는 것 같아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규칙들을 철저히 만들면 나중엔 아기도 더 안정감을 느끼고 헷갈림을 느끼지 않게 되며 편안해하며 거기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도 육아에 많이 지치지 않고 일관성 있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지키는 규칙이다.

그 자연스러운 규칙은 바로, 길을 갈 때는 가능하면 업거나 안지 말고 가능한 한 안전하게 벨트를 매고 유모차를 사용, 아기가 걷기 시작하면 엄마의 손보다 더 안전한 아기띠를 매고 걷게 하기, 거실에서는 안전한 의자 혹은 그네 사용, 그리고 앉고 기어가기 시작하면 보호 가드 안(playpen)에 들어가서 놀게 하기 등이다. 가능한 한 혼자 서고 앉고 걷고 하지 못하는 아기를 그 시기에 적절하게 아이에 맞는 물건들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부분들이 단지 사랑으로 엄마 아빠의 맨 몸과 두 팔로 직접 해결하려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아이의 정서에도 낫다는 것이다.


아기띠도 한국에서는 왠지 아이를 줄로 묶는 게 이상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여기는 아기띠 없이 아이가 거리를 아장아장 암마 손만 잡고 걸어 다니는 것이 더 불안해 보이고 위험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육아 방식은 아기를 위험요소로부터 철저히 분리시키고 아이에게 일관성 있게 규칙을 주면서 아이에게 안전감을 주게 하고 덩달아 아이를 보살피는 보호자도 훨씬 더 여유롭게 육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보면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한 명의 아이를 키우면서도 밥도 잘 못 챙겨 먹고 하루 종일 전전긍긍하며 육아에 지친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데 여기 살면서 이웃집들을 보면 애기부터 어린아이가 서넛이 되어도 두 마리 대형견까지 키우며 아줌마 혼자서 유모차를 밀며 개와 함께 산책을 하시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매일 보게 된다.



사실 육아에는 정답이 없고 비교할 수도 없는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서양 엄마들의 육아 방식을 보면서 조금만 기본 적인 룰을 바꾸게 되면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훨씬 좋은, 한층 더 여유롭게 육아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육아로 너무 지치고 힘들어할 때 이웃 영국 할머니가 해 주신 말씀이 가끔 생각난다.


육아를 한다는 것은
정말 행복하기도 하지만 지치기도 한단다.
애기를 안아 줄 때 귀엽다고
무조건 품에 앉지 말아라.
무슨 일이 있어서 울 때는,
우유를 먹을 때, 아플 때, 기저귀를 갈아줄 때 외에는 가능한 한 아기 의자나 카시트에 두면서
그 아기의 위치에서 함께 눈을 마주치며
놀아주고 얘기해 주는 게 좋아.
부모의 사랑 표현은....
아이와 함께 나누는 눈빛, 교감과 소통 그리고
엄마의 사랑스러운 대화이지,
무조건 꼭 품에 안고 하지 않아도
아이는 충분히 사랑을 느낄 수 있단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육아는 긴 마라톤과 같아서 엄마가 힘들지 않아야 아기도 행복하다"라고 하셨다.

우리 부부에게 항상 하신 말씀이 가끔씩 아이를 맡기고 둘이서 데이트를 하라고 하셨는데 그때는 아이를 맡긴다는 것도 상상이 안 갔고 아기가 자라면 편하게 가야지 굳이 그게 당장 필요하다고 생각도 못 하고 한 번도 그래 본 적이 없었다.

지금 많은 시간들이 흘러서 생각해 보면 맞는 말씀이었구나 생각이 든다.


이 모든 것에는 때가 있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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