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당과 영국 식당에서 본 아이들의 식사예절 차이

#영국에서 두 아이 키우기/한국 아이들과 영국 아이들의 식당 예절

by ziniO

한국식당과 영국 식당에서 본 아이들의 식사예절 - 공간 분리와 나이에 맞게 아이가 있어야 할 위치 정해주기의 중요성



친정 엄마가 영국에 오셔서 지내실 때 가장 신기해하신 부분이 있었다.

레스토랑을 가면 아이가 어떻게 저렇게 자기 자리에 가만히 잘 앉아 있냐고 하신다. 나도 정말 생각해 보면 한국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긴 하다.


영국 레스토랑에서는 아이들이 식당을 돌아다니는 모습도 잘 볼 수 없지만 그걸 돌아다니게 방치하는 부모님의 모습은 더더욱 상상이 안 간다.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하는 아이들은 자기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어른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식사를 하고 말귀를 못 알아듣는 애기들은 애기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거나 놀거나 한다. 그것보다 더 어린 갓난아기들은 바구니 카시트에서 자고 있다. 그 각각 다른 나이대별 서넛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와인까지 곁들며 스테이크를 썰고 있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래서 패밀리 레스토랑에는 아이들이 식사를 한 뒤 심심할 때를 위해 간단한 크레용과 색칠용 그림책을 제공하기도 한다. 요즈음 한국에서는 레스토랑에 가면 어른 따로 아이 따로 모바일을 보는 풍경도 많이 보이지만 영국에서는 어른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시간에 모바일폰을 보는 풍경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럼 아이들을 가만 앉아있게 하는 무슨 특단의 조치? 들이 있는 걸까.




한국을 가 보면 식당에 아이들 놀이방이 따로 없으면 아이들이 어른들과 조용히 앉아 식사를 하는 부분이 정말 힘들어 보인다. 실제로 식당에 가 보면 뜨거운 음식물이 왔다 갔다 하는데 혼자 돌아다니는 아이들도 있다. 대부분의 식당에는 아이들만의 놀이방이나 게임룸이 있고 레스토랑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당연한 듯 놀이방으로 뛰어간다. 식사가 나오면 허겁지겁 어른부터 먹고 나중에 아이들을 불러 먹이는 모습도 아주 자연스럽다. 우리 오빠 언니들이 조카들을 키울 때 보면 그런 모습들이 당연했다. 그렇게 되니 아이들과 밥을 먹는 것이 전쟁이라는 표현들을 하게 되고 아이들과 함께 식당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밥을 먹는 모습은 너무나도 힘들어 보인다.


당연히 한국 부모님들도 식당에서 식사예절을 가르치시고 하는데 왜 이렇게 그려지는 모습들이 서로 다를까.



생각해 보면 어른들이 말씀하셨던 밥상머리 예절이다.

애기 때부터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하던 식사예절, 때와 장소에 따라 맞는 자기 자리 개념을 집에서 확실히 심어주었냐 안 했냐의 차이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에게 밥을 먹일 때 어른들과 한 식탁에서 함께 먹기보다는 아이 탁자를 거실 바닥에 놓고 티브이도 켜 놓은 상태에서 밥 한 숟가락 떠먹다가 또 왔다 갔다 하다가 또 밥을 떠먹거나 엄마가 먹이는 모습들이 티브이 드라마 속에서도 주변에서도 아주 심심치 않게 보이긴 하다. 또 놀 때에도 밥을 먹던 그 거실 바닥이고 공부를 할 때도 밥을 먹던 그 자리이기 쉽다.


한마디로 식사시간은 어른들과 함께 먹으면서 하루의 시작 혹은 마무리의 이야기를 하고 식사예절을 배우는 시간이 아닌 밥을 먹이기 위한 전쟁의 시간이다.


하지만 사실 한국 부모가 예절을 일부러 가르치지 않는 건 아닐 것이다. 사회적 전반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다. 요즘 한국을 보면 아이들도 어른들도 너무나도 바쁜 나머지 어른들과 같은 시간에 함께 식탁에 앉아서 식사예절을 배울 수 있는 기회조차 거의 없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

예전 내가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식사를 했었고 밥 먹으면서 돌아다니는 건 상상을 할 수가 없었다. 어른들보다 숟가락을 빨리 들어도 주의를 받았고 어리지만 반찬 투정을 하거나 엄마가 먹여주는 것도 상상이 안 간다. 6살 때 젓가락질을 잘 못 한다고 할아버지께 한소리 꾸중을 들은 서운함과 엄격함의 기억만이 남아있다.




서양에서는 확실한 공간 분리와 함께 나이에 맞게 아이가 있어야 할 위치가 확실하다.

잘 때는 정해진 시간에 아기 침대와 아기 방에서 잠들기, 놀 때는 허락된 아기 놀이 공간 안에서 놀기, 그리고 밥 먹을 때에는 아주 어릴 때부터 어른들과 함께 아기 의자나 식탁에서 먹기. 그 속에서 아이는 식사할 때, 놀이를 할 때, 공부를 할 때, 잠을 잘 때, 그리고 자동차를 타고 갈 때 확실한 자기 공간 분리와 자기 자리 개념이 확실해진다.


이렇게 공간 분리와 나이에 맞게 아이가 있어야 할 위치아주 어릴 때부터 확실히 정해주고 가르쳐주면 확연히 달라진다. 한 가지를 예를 들자면, 갓 태어난 아기를 데리고 한국과 영국의 교회를 가면 완전 다른 분위기를 볼 수 있다.


로컬 교회를 가면 아기를 품에 안고 예배를 드리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애기들은 자기가 차를 탈 때 앉아서 온 바구니용 애기 카시트 그대로 들고 와서 어른 옆자리에 그대로 둔다. 종종 칭얼거리면 카시트를 살짝 흔들어 주거나 공갈 젖꼭지를 물려주거나 하면서 달랜다.

하지만 한국 교회를 가면 애기들과 함께 어른 예배를 조용히 드리는 모습은 거의 불가능으로 잘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은 애기가 시끄러우니 엄마나 아빠 혹은 애기의 할머니 중 한 사람이 스피커가 들어오는 예배당 한 켠의 유리방 같은데에서 방바닥에 아기를 눕혀 두거나 안거나 업고 달래면서 예배를 드린다.(애기를 데리고 한국에 가면 엄마가 그렇게 애기를 봐주셨다) 한 마디로 어른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필요했다. 그 유리 방안에는 칭얼거리는 아이, 기어 다니는 아이, 그리고 좀 더 큰 서너 살짜리인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로 가득하다.

하지만 영국 교회에서는 카시트에 자고 있던 아이가 어느덧 서너 살이 되면 어련히 자연스럽게 어른 옆에 앉아서 함께 목사님 말씀을 듣거나 지겨우면 혼자 그림을 그리면서 가만히 앉아있다. 물론 나중에 아이들만의 모임이 따로 있지만 시작은 어른들과 항상 함께 하게 한다. 한국과는 비교가 되는 모습이었다.

우리 아이도 영국에서 태어난 갓난아기 때부터 한국에 오기 전인 만 8세까지 그렇게 자랐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는 아기를 키우면 부모 중 한 명은 아무것도 못 하고 저녁 늦게까지 오로지 한 애기를 위해 헌신 아닌 헌신을 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만 서양에서 아기를 키우면 가정 안에서 그렇게 아이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거나 역할이 달라지는 부분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집에서 아기 때부터 그 훈련이 계속된다면 당연히 서너 살, 대여섯 살이 되어 레스토랑에 가더라도 어른들과 함께 식사 속도를 맞출 줄도 알고 돌아다니지 않고 어른들과 함께 대화하고 기다리는 식사 예절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집에 손님으로 식사 초대를 받았을 때에도 어린아이들을 따로 먹이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과 다 함께 한 식탁에서 식사를 하게 한 뒤 어른들이 차를 마시면서 얘기할 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어른들에게 친구랑 방에 가서 놀아도 되냐는 양해를 구하던지 아니면 어른들이 밥 먹었으니 이제 방에 가서 놀아도 된다고 하면 아이들끼리 놀게 된다. 중요한 부분은 어디를 가던지 아이들도 어른들과 함께 얘기하고 함께 식사 시간을 즐길 수 있게 한다. 거기서 배우는 부분은 단지 식사예절뿐 만은 아닐 것이다.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예절 차이.

내 생각엔 전 세계 아이들은 다 똑같다.

단지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떻게 가르치고 키우냐의 차이이다.

물론 한국도 영국도 가정마다 다 분위기가 다를 것이다.

단지 애기 때부터 어른들과 함께 하면서 기다림, 대화 등의 식사 예절을 가르치고 항상 때와 상황에 맞는 자기 공간의 분리를 집에서부터 잘 적응시키고 배우게 하는 부분은 참 중요한 것 같다.


식사예절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비단 영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서양 국가에서는 2~3살 때부터 혹독한 식사예절을 가르친다고 한다.

음식 준비하는 일에 동참하기-수저라도 놓으면서 돕기, 원하는 음식 막 집어가지 않기(please하기), 음식 투정을 하거나 쩝쩝 소리 내어 먹지 않기, 먹고 나서 식당에서는 웨이터에게 집에서는 준비한 가족에게 꼭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집에서는 자기 그릇 싱크대에 두기 등.

자연스레 아이는 일상 대화를 즐겁게 함께 나누면서 듣고 자기 생각을 말하는 법을 배우고 누군가의 희생에 대한 감사, 배려, 매너를 배우게 된다.

이러한 어릴 때의 식사예절은 단순히 거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려와 나눔, 그리고 감사가 몸에 밴 '아주 멋진 매너를 가진 어른'으로 자라게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열 가지 식사예절 가르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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