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별점] 치명적인 스포일러도 은근하게 있습니다.
3줄요약
신박한 아이디어...계속되는 코미디 속 지루함 '없어'
출중한 연기력에 대사 하나하나 신중함 느껴져
결국 해피엔딩으로...오는 24일 보러가길 강력추천
들어가며
제목만 보면, 무슨 내용인지 감이 오질 않는다. 그러다가 '아~ 로또?'
코미디 영화에 진짜 '코미디'가 나타났다.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주연에 공동로또구역 '육사오-6/45'
지금부터 맛있게 별점을 매겨보자
코미디에 감성을 더해
심상치 않다. 일단 사건의 발달부터다. '감독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지?'라는 물음에 신박함을 느끼며 극장에 들어갔다. 실컷 웃었다. 억지 웃음이 아니라, '진짜' 웃음이었다. 오랜만에 2시간 가량의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영화를 봤다.
우연에 우연을 덧칠하고 운명으로
시작은 평범하다. 주류회사의 주류 마케팅 기법인 찾아가는 서비스, 이른바 서포터즈를 통해 주점에서 여러 이벤트를 하는 상황. 어디서나 볼 법한 장면이였다. 현실적인 모습들이었다. 그러나 이내 곧 감독은 '영화를 시작'했다.
바람에 날아가기 시작한 천원짜리 로또번호 한 줄이 대한민국 국군 장병은 물론이고 북조선의 장병 역시 설레게 했다.
우연에 우연을 덧칠하고 운명으로 장식한 만남이었다.
완벽한 웃음을 위해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 영화 외적인 내용에 대해 살펴보자.
감독은 육사오를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감독은 '날아라 허동구', '박수건달'의 박규태 감독이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시나리오 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했고 연출작 역시 입소문을 탄 편이었다.
우리는 늘 로또에 당첨되는 상상을 한다. 토요일 저녁에 발표되는 로또를 월요일에 주로 사는 이유도 1주일을 행복한 상상 속에서 보내고 싶은 바람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완벽한 '행운'의 장치를 사용해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그리길 바랐던 건지도 모른다.
원래 코미디란 특별한 사건에서 발생하기보단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시트콤'같은 연출이 관객에게는 더욱 친숙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사랑과 감동 한스푼씩 첨가하면 관객이 느끼는 재미를 한층 더해줄 거라 생각했다. "완벽했다."
사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뚜렷하지 않다. 남북군사분계선, 청춘, 코미디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보였다. 그저 날이 선 대치를 이루고 있는 남북의 상황을 통해 작금 갈등이 빈번한 2022년에 웃음을 주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념이 달라도 생각이 달라도 갈등이 벌어져도 결국 각자의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는 해피엔딩의 메시지를 보여주려 했던 건지도 모른다.
연기는 어떠했을까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박세완, 곽동연
사실 우리가 A급 배우, 주연급 배우라고 칭하는 네임밸류는 없다. 그랬기 때문에 이 영화가 빛을 낼 수 있었다. 수준급의 연기실력이였다. 표정이나 어감, 행동 어느것 하나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대사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 모습도 보였다.
스토리에 연관성은 괜찮다. 우리는 '영화'라는 합의된 약속에 극 중 인물들의 상황을 지켜보기 때문에 조금의 억지스러운 면 역시 '고증' 따윈 하지 않은 코미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극 중 29살의 북한군 역할을 맡은 이순원의 활약이 내 눈을 가장 잡아끌었다. 특히 '남조선 간나x끼들의 신조어'를 외우게 하는 장면은 일품이었다.
고경표는 정말 바보같았다. 너드미의 일체화 그 자체였다. 정말 제대를 학수고대 하는 말년병장 같았으며 집에 가고 싶은 군인이었다. 음문석 역시 꽤 괜찮았다. 큰 눈망울에서 뿜어지는 돈을 바라는 연기.
이이경은 이제는 연륜이 느껴지는 수준급의 연기를 보였다. 간간히 예능에 등장했던 배우지만, 대표작이 떠오르지 않은 배우 중 하나였기 때문에 더욱 의외였다. 잘생김이 묻은 얼굴에 찰진 북한사투리까지 완벽했다.
다만, 그중 곽동연의 역할은 가장 잘 스며들지 못했다. 분명 필요했던 인물이긴 하나 존재감이 희미했다.
결말은 어쨌든 해피엔딩
결말은 늘 해피엔딩이다. 그들이 바랐던 베스트 시나리오는 아니였지만 서로가 만족하며 웃으며(조금은 아쉬워했지만) 헤어질만 했다.
킬링타임용 훌륭한 영화다. 반전이라든가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뚜렷하지 않지만 신박한 아이디어로 엄청난 영화를 만들어냈다. 웃을 일이 별로 없다면 만오천원의 가치로 충분히 볼만한 영화다.
다시 한번 박규태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망설이지 말고 하루만 더 기다려보도록 하자. 후회하지 않는다.
영화 '육사오-6/4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