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급로그아웃 Nov 24. 2022

"돈은 위험해, 근데 스타뎀은 더 위험해"...캐시트럭

[맛있는 별점] 치명적인 스포일러도 은근하게 있습니다.

3줄요약

사설 현금운송업체에 등장한 한 영국인...범죄자들과 전투

'복수' 이유를 찾아라...스타뎀의 표정을 지운듯 미친 연출

소제목 분류 통해 관객은 스토리 따라가는데 어렵지 않아


해당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들어가며

그의 정체는 도대체 뭘까.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무엇인가 심오한 고뇌가 있어보이는 포스터, 제이슨 스타뎀 주연작 '캐시트럭'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개봉했다. 당시 호평이 자자했던 지라 얼른 극장에 가서 봐야겠다는 생각에 메모를 해놨지만, 결국 놓치게된 영화.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딱지는 액션에 한계를 풀어버리는 문구였기에 화끈한 액션을 기대했다. 역시. 액션은 불같이 화끈했지만, 심상은 고독했다. 가히 얼음장 같을 정도의 차가운 색감이 느껴진 영화. 캐시트럭(Wrath of Man, 2021)이다.



어느날 한 영국인이 찾아온다.


어느날 사설 현금운송업체로 한 영국인이 찾아온다. 채용을 원하는 그의 눈빛은 무심하기만 했다. 70%의 평가를 넘겨야 직원으로 채용된다는 팀장의 말에 그는 '딱' 70%의 평가점수로 채용됐다.


현금운송차량, 이른바 캐시트럭을 노린 범죄자들과 목숨을 건 운송업체 경비직원들의 긴박한 싸움...같은 건 없었다. 일방적인 폭력에 가까운 범죄자들의 강탈행위 때문에 많은 경비직원들은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


영화 '캐시트럭' 스틸 이미지


패트릭 힐(제이슨 스타뎀)은 그저 조수석에 앉아 그 광경을 지켜봤다. 그리고 이내 차에서 내렸고, 순식간에 범죄자들을 사살하기 시작한다. 조직 내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제이슨 스타뎀. 그의 앞에 6인조+1 범죄집단이 블랙프라이데이(현금 1억8천만 달러가 이동하는 날)에 맞춰 D-day 범죄가 일어나려하는데



복수...그리고 표정을 지운 듯한 미친 연출


여기까지가 작품의 전체적인 배경 스토리다. 단순 킬링타임용으로 맘편히 보려했던 내 표정은 이내 제이슨 스타뎀에 무표정한 눈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진 기괴한 바이올린 연주 BGM.


사람은 누구나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거대한 사건이 닥쳐오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마음을 추스리고 이내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지만, 그건 온전히 뇌과학적인 판단. 감성적인 심장에서 나오는 해법은 지극히 단순하다.


영화 '캐시트럭' 스틸 이미지


그렇다. 제이슨 스타뎀은 단순하게 '복수'를 선택한다. 


영화 연출에 있어서 불길하고 불안정한 극중 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빛'을 이용하는 연출이다. 캐시트럭 역시 그 전철을 밟아 나간다. 


하지만 다르다. 단순하게 빛에서 생겨나는 그림자를 통한 흑색 연출이 아닌 극중 인물의 표정만 지운듯, 그의 얼굴빛을 흑빛으로 바꾼 연출이 기괴하다. 거기에 더해지는 끼릭끼릭 바이올린 선율은 흡사 공포 영화의 그것을 보는 것 같았다.



이름의 힘..."그런데, 그의 이름이 뭐였지?"


특이한 점이 있다. 극중 제이슨 스타뎀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왜일까. 알고보면 패트릭 힐이라는 닉네임도 현금운송업체에 잠입하기 위한 가명이였던 것. 사실 그는 거대한 조직의 보스다. 


우리는 주인공의 이름을 혹은 닉네임을 외치며 환호한다. 마블의 영화에서 그러하듯 혹은 그와 동질감을 형성하여 캐릭터에 녹아들고 같이 울고 웃는다. 


영화 '캐시트럭' 스틸 이미지


하지만 제이슨 스타뎀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단지 '보스' 그리고 그의 밑에 '원, 투, 쓰리, 포' 익명의 네이밍으로 그들의 존재를 지운다. 어쩌면 당연한 구조일지도 모르겠다. 뒷세계에 암약하는 조직의 실명을 굳이 거론할 필요가 있을까? 그것도 아니면 감독은 제이슨과 관객의 거리를 화면에서 보다 멀리 떨어뜨려놓으려고 한 지도 모르겠다. 


복수의 당위성은 존재하지만 어쨋든 그것조차 살인이라는 불법행위를 통해 벌어져야 하는 일이기에 감독은 그 당위성을 제이슨에게만 두려했던 장치였던 지도 모르겠다. 


당위성을 이야기하다보니 문득 떠오르는 지점은 있다. 그는 왜 그렇게 되었을까. 그는 왜 총을 들어 복수를 하려고 했을까. 모든 상황은 마치 제이슨을 위해 짜여서 껴맞춘듯이 움직인다. '명백히 벌어져야 하는 일'처럼 발생한 그의 비극은 극중 강한 필연성을 부여하며 관객의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든다.



'소제목' 메인 스트림으로 복귀하는 중심


소제목의 분류는 좋다. 옴니버스 형식은 아니다. 현재-과거를 넘나드는 시간의 배열 속에서 소제목의 분류는 관객에게 중심을 잡아준다. 과거를 회상하는 씬에서 메인 스토리를 놓치지 않게 다시 돌아올 '지점'을 설정해준 것이다. 때문에 극의 속도는 빠르지만 속도에 치여 줄거리를 일어버리는 일은 없었다.


블랙프라이데이에 펼쳐지는 약간의 반전은 그저 '그렇겠지'하며 넘어가는 반전정도다. 큰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고 부여할 필요도 없다. 다만, SWAT 등장 씬에서 시간의 촉박함을 대사로 처리한 방식은 꽤나 재밌었다.


영화 '캐시트럭' 스틸 이미지


"도착 8분전!" 이라 외치는 SWAT 대원의 모습에서 전환되어 제이슨의 액션씬. "도착 7분전!" 이라 외치며 긴장된 눈빛을 장착한 SWAT 대원의 모습에서 다시 전환된 제이슨의 액션씬. 단지 "8분후에 SWAT가 출동한다"는 대사처리 정도였으면 범죄자들이나 주인공들의 긴박함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넷플릭스로 봤다. 러닝타임은 119분, 2시간 정도. 후회는 없었다. 그저 맘편히 신나는 액션 영화나 볼 기세로 재생버튼을 눌렀다가 제이슨의 표정과 기괴하고 재밌는 연출에 포만감을 느꼈던 영화. "돈은 위험하다. 하지만 제이슨 스타뎀은 더 위험하다"


영화, '캐시트럭'이다.




5점 만점에 4.5점 되시겠다.


이전 07화 "오열 걱정말고 봐봐"...잔잔한 청춘멜로 '오세이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