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별점] 영화 나이브스아웃 : 글래스어니언
3줄요약
반전은 두개...그 중 하나는 처음부터 던져준다
"영화는 구도"...모나리자 보안장치의 '두려움'
글래스어니언의 두 얼굴...반전과 허탈한 그 사이
들어가며
뾰족하다. 추리의 끝판왕, 브누아 블랑. 명탐정인 그가 풀어헤치는 사건에는 항상 반전과 애정 그리고 애환이 들어있는 영화다. 바로 '나이브스아웃' 시리즈다.
2019년 처음 보았던 '미스터리 모던 추리 스릴러' 나이브스아웃은 꽤나 재밌었다. 대부호에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 브누아 블랑이 엮이게 되어 식상하지도 않았던 플룻에 명작이였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맡았던 브누아 블랑은 매력적이 캐릭터였고, 인물간 서사의 리듬감은 박진감 있었다.
넷플릭스에서 예고한대로 풀리자마자 시청버튼을 클릭했던 영화, '나이브스아웃 : 글래스 어니언' 맛있게 별점을 매겨보자.
이 리뷰는 의외로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에피타이저
'사랑을 담아'
- 마일스 브론
초대장이라고 하긴 뭐한, 초대박스가 찾아온다. 한가지 힌트에서 풀이로 또 다른식으로 궁리를 짜맞추던 주인공들은 결국 초대박스를 풀게된다.
이른바 마일스 패밀리는 한 섬으로 초대받게 되고 거기서 즐거운 주말을..보낼 예정이였다.
그래, 바로 그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
이런 재미난 일에 브누아 블랑이 빠질 수 없지. 세계 최고의 탐정은 늘 어디서든 빅이슈에 빠질수 없다!
이 영화는 항상 초대한 사람이 죽는다. 그리고 시작되지 영화가. 긴밀한 사이처럼 보이지만, 하나씩 살인동기를 갖고 있는 그들 사이에서 진정한 범인을 찾는 영화인데, 그랬어야 하는데....
영화 나이브스아웃 : 글래스 어니언은 다르다.
반전을 먼저 던져주는 시나리오의 달콤함
그렇다. 이 영화는 의도치않게 초대되는 명탐정 블랑, 초대한 자 그리고 초대받은 자들. 심지어 초대받은 자들은 초대한 자에게 경제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기댄다. 의지한다. 그리고 브누아 블랑은 하나둘씩 그들의 살인동기를 목격하게 된다. 불합리한 명령, 와이프의 바람, 원한, 대립, 평판 등등 다양하다.
자, 이제 영화가 시작된다. 이렇게 초대한 자가 죽고...어라? 죽어야되는데?
여기서 영화의 반전이 시작된다. 영화는 초대한 자를 죽이지 않는 플롯으로 간다. 신선했다. 이전 편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둔 셈. 영화는 다른 이를 죽음에 이르게 하면서 추리를 시작한다.
감독은 '나이브스아웃'을 위해 죽일 이유를 만든다. 그리고 죽게하고 내용의 전개가 이뤄짐에 따라 추후에 지속적으로 정황이 밝혀지게 된다.
영화의 톤은 비슷하다. 톤은 항상 밝고 명량한 톤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진지한 톤으로 넘어가며 종국에는 시리어스한 톤으로, 전반부의 밝았던 주인공들의 빛을 잃게 만든다.
"역시 영화는 구도지"...감칠맛 나는 카메라 무빙
나이브스아웃을 보는 맛은 추리서사가 알맹이지만, 알맹이를 취하기 이전 훌륭한 껍질로 먼저 맛을 보게한다. 바로 영화의 구도다. 뇌를 200% 돌리며 누가 범인일까 고민하는 동시에, 영화의 카메라 무빙에 취한다. 크으.
특히나 인물과 배경의 구도가 좋다. 영화의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생각되는게, 관객의 시선에서 화면을 생각해야한다. 영화는 은근히 대사보다 연출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주며 말한다 관객에게.
불안한 심리를 표현할때, 이를테면 남산의 부장들(2020)에서 이병헌이 책상에 앉아 있는 장면을 보여줄때 책상 뒤에 대리석 벽면이 실금이 가있는 듯한 인테리어로서 이병헌의 심리묘사를 더했다.
이처럼 단지 카메라는 '대사를 하는 인물'을 비추는 역할 뿐만 아니라 사건이 전개되는 '방향'을 렌즈에 담을 때, 더욱 생생한 장면이 관객에 눈속에 담기는 것이다.
인물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장면이라든지, 배경이 움직이는 구도 그리고 사물이 변하는 모습까지 이 영화는 알차게 담았다.
꽤나 인상적인 장치로서는 '모나리자의 보안장치'를 꼽을 수 있겠다. 모나리자는 전세계에서 대표적인 명화다. 극중, 마일스의 저택에 있는 모나리자가 '진품'이라고 언급하면서 마일스의 재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마일스의 불안함을 은근하게 던져두었다.
그러한 마일스의 불안함을 해소해주는 것이 바로 '보안장치'다.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탁!' 자동개폐되는 모나리자 보안장치를 보며 흐뭇해 하는 마일스의 표정은 모든걸 말해준다.
그런 보안장치가 드르륵, 탁! 드르륵, 탁! 드르륵, 탁! 움직일때, 그것을 클로즈업 해줌으로서 마치 마일스에게 선고되는 카운트다운으로 보이게끔 만들었다. 사건의 전개에 보안장치의 자동개폐 모습을 연동시킨 것이다. 덕분에 움직이지 않는 모나리자의 얼굴에서 '마일스, 후후 너 곧 큰일나'와 같은 대사가 뇌리에 스치는 것이다. 연출로 하여금 상황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미궁 속으로 빠지는 아리까리한 맛
"모두가 마일스를 지킬 동기가 있고,
다같이 이 섬에 왔어요" 근데 왜...
그럼 도대체 누가 마일스를 죽이려고 하는 것일까. 영화는 자꾸 '마일스의 죽음'에 집중한다. 아니 집중시킨다는 표현이 더 적당하겠다.
모두를 의심하게 만든다. 행동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 의심을 부여한다. 각기 다른 행동처럼 보이지만, 결국 모든 상황을 잇는다 나중에는.
핵심은 '글래스 어니언'이다. 브루아 블랑은 말한다. "글래스어니언(유리로 된 양파)은 화려한 겹겹이 혼란을 주지만, 투명하다. 그래서 알맹이는 명확하게 보인다"
맛 평가
그래서, 결론은?
글래스어니언 의미부여의 '두 얼굴'
사실 추리물이기에 치명적인 스포가 곧 결론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더 리뷰를 쓰기 조심스럽다. 시나리오? 좋다. 연출? 좋다. 다만 글래스어니언(유리로 된 양파)으로 의미부여에 집중하다보니 결말이 조금 허망하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잘 전달되지만, 그렇다고 거대한 반전을 기다린 관객을 만족시킬 만한 종류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그럭저럭 명탐정 블랑의 추리를 따라가는 재미로 보는 걸 추천한다.
영화는 과거로 돌아갔다가 ‘지금’까지 기나긴 여행에서 돌아온다. 자, 이제 관객에게 대략적인 상황 설명은 끝났다. 범인은 누구일까? 이제부터는 블랑의 쇼가 시작된다.
영화 '나이브스아웃 : 글래스 어니언(2022)'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