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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급로그아웃 Dec 22. 2022

압도적인 비주얼에 그렇지 못한 시나리오, 아바타2

[맛있는 별점] 영화 아바타 : 물의길

3줄요약

"제발 얼른 영화가 끝나게 해주세요"...간절한 기도

오만한 제이크...판도라 '어셈블'을 위한 빌드업

아바타2는 어느 순간 더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아


들어가며

2009년의 최대 화제작 '아바타' 뭘 더 할 수 있을까싶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영화판을 바꿔놓을 정도로 문제의 대작을 들고 나왔던 사건이였다. 12년 뒤 2022년, 12월 드디어 2번째 속편인 아바타2가 개봉했다.


물의길이라는 다소 색다른 주제를 들고나온 카메론의 도전에, 또 지친 몸을 이끌고 '으리!'를 외치며 극장안으로 들어섰다.


192분, 3시간 12분, 어떤 영상을 봐도 중간에 무조건 한번 끊고 봐야하는 러닝타임을 들고온 카메론에게 "이제 영화가 아니라 다큐를 찍겠다는 건가"싶은 의문점이 들었다. 결국 영화는 엔딩크레딧을 올리며 끝이 난 순간,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보았다.


"제발 얼른 영화가 끝나게 해주세요"


그렇다. 어느순간부터 더이상 영화를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192분의 문제적 작품 영화 '아바타2 : 물의 길' 맛있게 별점을 매겨보자.


이 리뷰는 의외로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에피타이저

"왜 이런 영화를 만들었지?"


'아바타2 물의 길'은 액션·모험·판타지·SF 장르의 영화다. 메가폰을 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조 샐다나(네이티리), 샘 워싱턴(제이크 설리) 등 주인공들이 판도라 행성에 재침공을 해온 지구인들의 무자비한 위협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정을 그린다.


제이크는 숲의 부족의 족장 혹은 영웅을 지칭하는 '토루크 막토' 내려놓고 물의 부족으로 근거지를 옮긴다.


그런 제이크의 앞에 나비족으로 다시 태어난 쿼리치 대령과 그의 일당들. 제이크 가족은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가 대략적인 영화 줄거리다.


영화 아바타 물의길 스틸 이미지


이런거 다 필요 없고 영화를 한줄 요약 하자면, <3시간동안 펼쳐지는 해양생태 다큐멘터리>다.


무엇을 위해 카메론이 아바타2를 만들었을 지는 대략 짐작이 간다. (아마도 어셈블-이건 뒤부분에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그런데, 다 떠나서 영화는 내러티브가 없다. 심도깊은 서사도 없고, 단지 가족 이야기만 외치며 관객의 눈물을 쥐어짜내려고 명절시기쯤 개봉하는 몇몇의 한국영화와 다를 바가 없었다.


최악..까지는 아니더라도 의아했다. "왜 이런 영화를 만들었지?"



쓴 맛 (1)

제이크 설리는 오만하다. 안일하다.


먼저 말씀드리겠다. 아바타2 리뷰는 '쓴 맛' 밖에 없다. 영상미를 외치며 찬양하는 내용은 이 리뷰에 없을 것이다. 나의 취향은 "영상<<<내러티브" 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물간 서사나 전체적인 줄거리의 설득력 등을 더 집중해서 보는 편이다.


"제이크 설리는 오만하다"


극중 대립되는 '빌런' 역할인 쿼리치 대령이 한 대사일까? 아니다. 내가 한 말이다.


지구인의 재침공을 목격하고 쿼리치 대령이 파견된 것을 안 제이크 설리는 '토루크 막토'로서 판단한다. 내가 도망가야겠다고, 내가 도망가야 우리 가족이 살고, 나비족이 산다고.


영화 아바타 물의길 스틸 이미지


오만하다. 사실 아바타1편의 내용을 상기해 보면 지구인의 판도라 행성 침공에는 명백한 이유가 있다. '자원'이다. 그리고 2편에서는 조금 더 확장된 목표를 부여한다. '식민지화'


제이크 설리는 마치 자신이 사라져 버린다면 지구인의 침공이 '없어질'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것만으로 영화 내용이 성립되지 않겠지만, 적어도 보는 관객 입장에서 제이크 설리의 대사를 되뇌어 보면, 제이크가 오만하다는 표현에 긍정할 수밖에 게된다. 제이크가 도망친다고 지구인의 판도라 행성 침공이 멈출까.


근데 또 웃긴 점은 그 제이크 설리를 잡겠다고 나선 병력이 고작 쿼리치 대령과 일당 4~5명 뿐이라는 거다. 심지어 영화 마지막 물의 부족과 대대적인 전쟁이 벌어질 때도, 지구인들은 '함선 1개'+쿼리치 팀만 보냈다. 밸런스 파괴를 막기 위해서 였을까.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쓴 맛 (2)

바보야, 문제는 '로아크'야


"It's the economy, stupid" 빌 클린턴의 명언이다. 핵심을 파고드는 한 문장. 그래, 아바타2의 핵심은 '로아크'다. 로아크가 누구냐? 이 영화의 핵심 빌런이자 제이크 설리의 둘째 아들 되시겠다.


영화를 보다보면 전개가 뻔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반복되는 시퀀스에, 예상가능한 복선들. 근데 아바타2 너무 뻔했다. 심지어 반복됐다. 로아크는 우선 사고를 친다. 고구마 듬뿍 입에   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제이크가 나선다.


영화 아바타 물의길 스틸 이미지


이러한 패턴이 반복된다. 로아크가 사고를 치지 않더라도, 문제가 생긴다. 오죽했으면 아바타2 4컷 요약 만화로 "로아크, 말 좀 들어!"가 나의 깊은 공감을 끌어냈을까. 아마 영화를 보는 대부분의 관객들은 로아크라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지언정 "사고치고 말 안듣는 둘째 자식"이라고 하면 딱 떠올릴 정도일거다.


물론, 이 과정이 후속편에 로아크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제이크의 뒤를 이은 '토루크 막토'가 될 지도 모른다는 빌드업 과정일 수 있겠다. 근데 우리는 먼 미래에 나올 후속작을 위해, 지금 깽판을 치고 있는 로아크를 배려해 줄 수 없는 노릇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했고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였다. 원시부족이라는 설정이였지만, 자기 아버지한테 군대 상사에게 대답하듯 'sir.' 이라는 극존칭을 할 만큼 사회화과정을 겪었을 로아크일텐데. 설정을 어디까지 이해해줘야 하나 의구심이 든다.



쓴 맛 (3)

아바타2는 어느 순간 더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렇다. 아바타2의 가장 큰 문제다. 아바타2의 가장 큰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더이상 설명을 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그저 그렇게 쓰고 버려질 인물, 상황들의 나열이였다. 왜냐? '후속작이 나오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뻔해 보인다.


결국 물의 부족과 연합해서 싸울 거면, 숲의 부족으로 돌아가 지구인의 침공을 막는게 낫지 않을까?


쿼리치 대령에게 명령을 내리던 사령관은 어느순간 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에이와와 소통하는 키리에 대한 설명도, 우리는 후속작을 기다려야 알 수 있다.


영화 아바타 물의길 스틸 이미지


물의 부족은 제이크를 위해 (물론 자기 부족장의 딸이 납치되었으니 그를 위해) 병력을 출동시킨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병사1 정도로 죽어나자빠질 뿐이다.


쿼리치 대령과 특공대가 나비족으로 변해서 얻은 건 뭘까. 그들의 문화, 언어, 관습을 배워보고 부족 안에 침투하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결국 통역사(스파이더)를 끼고 다닐 뿐이다.


아 비행용 동물 하나 얻었다. 결국 그들이 얻은건 '힘'이다.


그렇다. 지금 잠깐 이야기한 4가지 상황에 대한 설명이 나왔는가? 아니다. 심지어 물의 부족에 대한 내러티브는 처참하다. 영화를 보았으면 다시 떠올려 보자, 물의 부족장이 딸을 찾기 위해 병력을 일으켰고, 그리고? 그 다음이 생각 나는가.


이렇게 그들을 등장만 시킨 이유는 아마 '어셈블' 때문일게 분명하다. 대략 4~5편에 가서야 그동안 제이크 패밀리가 만났던, 인연을 맺었던 부족들이 판도라 행성을 위해, 위대한 '에이와'를 위해 지구인을 물리치기 위해 외칠 것이 분명하다.


영화 아바타 물의길 스틸 이미지


"판도라!! 어셈블!!"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


그정도로 영화는 불친절하며 방치하고 있고 더이상 설명하지 않은 채, "가족애"만 부추긴다. 그러니 모든 이유가 "가족애"가 되버리는 것이며, 제이크의 모든 행동들이 "가족애"로 정당화되고, 로아크의 모든 행동에 대한 결말이 "가족애"로 포장되는 기이한 광경을 보게 되는 경우다. 거기에 멋진 영상미는 덤.


우리는 아바타1에서 이런걸 보지 않았을 텐데. 정의란 무엇이며 존재란 무엇이고 삶의 의미는 무엇이고 내가 믿는 '그것'에 대한 신념은 무엇인지. 아바타1에서는 적어도 이 물음에 대한 긍정적인 나만의 도출이 나왔다. 그래서 아바타1이 좋았던 것이다.


아바타2는 그런거 없다.



쓴 맛 (4)

투크티리 좀 피신 시켜!!


투크티리, 제이크 가족에서 가장 어린 역할을 담당한다. 난 이 투크티리의 해맑음이 좋았다. 순수한 어린아이로서 가족에 대해 뭔가 깨닫게 해주는 역할이지 않았을까. 하는 건 나의 기대였을 뿐. 투크티리는 그저 '긴장감'을 위해 이용만 당했다.


어린아이와 여자가 위험에 쳐해야 관객들로 하여금 긴장감이 오른다는 안일한 판단은 왜 늘 꼭 영화에서 보이는 걸까. 정말 처절하게 한마디 하고 싶었다.


"투크티리 좀 먼저 피신 시켜 바보야!!!"



쓴 맛 (5)

네이티리는 조선시대 가부장제 여성이였나


네이티리, 그래 그녀는 누구일까. 아바타1의 부족장의 딸이다. 용감한 전사였다. '였었다' 대과거형이 맞겠다. 그녀는 우선 잘 싸운다. 잘 싸우는데, 그 당찼던 자기중심적이였던 판단은 아이를 낳으면서 사라진 건지, 더이상 그녀의 멋진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아바타2에서 네이티리의 역할은 히어로 '제이크'의 사이드킥도 아니였다. 적어도 사이드킥이면 히어로에게 의견을 제시하지, 네이티리는...


영화 아바타 물의길 스틸 이미지



맛 평가

그래서, 결론은?


더 쓸말이 없다. 이미 나의 식사시간은 끝이 났고, 나머지는 여러분들의 테이블에서 벌어질 거다. 솔직히 말해 굉장히 실망스러운 영화였다. 같이 본 일행들에게 먼저 보러 가자고 했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무렵에서는 먼저 극장에서 나오고 싶었던 영화다.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속편, 그만큼이나 불친절했던 영화, '아바타 : 물의 길(2022)'이다.


5점 만점에 1점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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