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 죽음에 관한 대화

오늘, 시로 다가온 당신

by 해달

3. 죽음에 관한 대화


어제 새벽,

다 큰 아이가 말했다.

먼저 죽으면 안 돼?

불효라서 안 되는 거야?


응, 나 죽은 후에

마음대로 해.


그럼, 의롭게 죽는 것도 안 돼?

누굴 구하거나, 인류를 위해서 죽거나.


일부러 그런 건 없어.

나 죽은 후에는 괜찮아.


나도 열아홉,

그때 그런 생각 했어.

그런데, 그렇게 도망치는 건 비겁해.

어차피, 죽으면 편안함도 못 느껴.


어제 새벽,

다 큰 아이가 다시 말했다.


불효는 없어, 그냥, 생각해 본 거야.

아직, 좋은 것도 다 못 해봤는데 뭘.


힘들면, 또 얘기해도 돼.

항상, 네 옆에 있을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실내화 한 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