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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Sep 25. 2023

제5장. 슈퍼맨 실험정신

학교에서 만난 빌런들

* MBTI는 사람들이 네 가지 주요 심리적 기능을 사용하여 세상을 경험한다고 추측한 칼 융(Carl Jung)이 제안한 영향력 있는 심리 유형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MBTI는 감각, 직관, 느낌, 사고로 보통 이 네 가지 기능 중 하나가 지배적입니다. 네 가지 범주는 내향성 대 외향성, 감각 대 직관, 사고 대 감정, 판단 대 인식입니다. MBTI에 따르면 각 사람은 각 범주에서 하나의 선호 특성이 있으며 16가지 고유한 유형을 생성한다고 합니다. - 참고: Wikipedia     


감각형(Sensing)은 오감에 의존하여 실제의 경험을 중시합니다. 인식형(Perceiving)은 목적과 방향에 있어 변화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일정이 달라지고, 자율적이면서 융통성이 있는 유형입니다. 이런 성향이 있는 유형들은 항상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재밌어 보인다고 생각하면 직접 해보려고 합니다. 소위 슈퍼맨 실험정신이 강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저는 학생들의 행동에 대해 특정 유형을 선택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이제, MBTI 유형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을 말씀드리지요. 학생들을 오랫동안 관찰하다 보면 감각(Sensing)과 인지(Perception)로 분류되는 소위 슈퍼맨 실험 친구들이 있습니다.   

  

하나, 폭풍 성장 증명하기     


중학생이 되면서 아이들은 사춘기를 거치면서 그야말로 폭풍 성장을 합니다. 학생마다 각각 폭풍 성장의 시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으로 아이들은 자신의 ‘폭풍 성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증명하고 싶어 한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들이 가장 손쉽게 자신의 폭풍 성장을 증명하는 방법은 바로 복도에서 점프하기입니다. 점프해서 반 팻말 치기나 점프해서 천장 치기를 합니다. 더 멋지게 증명하고 싶으면 복도 천장에 닿기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반 팻말 치기를 하면 팻말이 떨어져 파손되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다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점프해서 천장 치기는 대부분 아이가 천장까지는 닿지를 못합니다. 그나마 다행이지요.     

  

그런데 가끔 키 녀석들이 점프해서 건드리는 경우가, 문제는 천장을 대고 있는 천장 텍스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고, 살짝 건드렸을 때 바닥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오래된 학교이고 아직 교체 공사를 하지 않았다면 천장 재질이 석면 텍스일 가능성이 큽니다. 석면은 사람이 장기간 흡입하거나 인체에 들어가게 되면 폐질환과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오래된 건물에서는 석면 텍스를 다른 안전한 재료로 교체하는 공사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복도에서 점프하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자신의 신체적 성장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지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오늘 어제보다 키가 1cm 더 컸다는 걸 알고 얼마나 좋아서 웃는지. 또, 자신의 업그레이드된 키를 주변 누구에게나라도 증명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답니다!     


,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119구급차가 급하게 학교를 떠나는 모습을 보고 오선생님은 서둘러 교무실로 갔습니다.      

 “김선생님, 방금 구급차 무슨 일인가요? 누가 아픈 걸까요?”     

 김선생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오선생님에게 가까이 다가와 말합니다.


“선생님, 안 그래도 찾던 중이에요. 한군이 다리를 심하게 다쳤어요.”

“이런, 어쩌다가요?”     


앞 건물에서 뒤 건물로 연결되는 통로가 2층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2층 통로는 밖으로 계단이 나 있어 1층 급식실로도 연결됩니다. 한군은 계단을 올라가 앞 건물로 가려다가 연결 통로 복도에서 아래를 내려다봤습니다.      

‘흠, 이 정도 높이면 내가 충분히 뛰어내릴 수 있겠는데.’     


한군은 키가 크고 체육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학생이었습니다. 한군은 축구, 농구 및 기타 스포츠를 잘했습니다. 모험심이 많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우월한 신체 능력 뽐내기를 즐겼지요. 연결 통로 아래 급식실 앞에는 한군 친구 몇 명이 놀고 있었습니다.      

“얘들아, 나 여기서 뛰어내릴 수 있어! 한 번 보여줄까?”


한군이 목을 가다듬고 말하자 밑에서 보고 있던 친구들이 일제히 한군을 쳐다봅니다.      

“야, 안 돼 안 돼.”

“야, 해봐, 성공하면 내 형님.”

“안 돼! 하지 마! 큰일 난다!

“아후, 하지 마. 위험해! 너 그러다 크게 다친다!”     


한군은 이미 마음의 결심을 끝냈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들의 걱정 반, 기대 반 눈동자들을 한 몸에 받고 우쭐한 마음으로 ‘슈퍼맨’이 되어 낙하! 이제 착지! 순간, 한군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점프! 낙하!’

‘다음은 착지! 착지?! 손을 어떻게 하지? 다리는?!’     


이런 생각을 하다 순식간에 이미 바닥이었습니다. 어떻게 되었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심한 고통이 밀려왔습니다. 제법 멋있게 뛰어내렸지만, 착지 순간 다리를 잘못 디디면서 한군은 고꾸라졌습니다.      

“으윽! 아, 내 다리! 아파!”     


그의 추락을 지켜보던 학생들도 모두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한군이 실제로 2층에서 뛰어내릴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 일부는 막상 일어난 일에 대해 자기 눈을 의심했습니다. 한군은 아파서 비명을 질렀고, 한군의 절친인 정군은 서둘러 교무실로 달려갔고, 김선생님은 119 버튼을 눌렀습니다.    

  

다음날 한군은 목발을 짚고 학교에 나타났습니다. 오선생님이 한군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괜찮니? 많이 다쳤니?”

“네, 괜찮아요. 죄송합니다, 선생님. 의사 선생님이 4주 정도 지나면 괜찮아질 거랬어요.”

“한군아, 왜 그랬어? 무슨 일이 있어서 거기서 뛰어내릴 생각을 한 거야?”

“저. 그냥요. 뛰어내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애들한테 좀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헤헤.”     


오선생님은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한군아, 모든 것을 실험해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란다. 위험한 걸 몸으로 직접 실험할 때, 우리는 그것을 ‘무모하다’라고 하지. 행동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라. ”     


한군은 그래도 웃고 있습니다.     

“네, 잘 알겠어요. 선생님. 그런데, 저, 거의 성공이었어요. 제가 다리만 조금, 자세를 조금만 바로 잡았어도 멋지게 짜잔 착지할 수 있었다고요. 아휴, 아까워요. 헤헤헤.”     

“응, 알겠어. 믿어줄게. 그래도 너무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기억해라, 너.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단다. 알겠니? 다음엔 절대 안 돼!”     

     

, 예상치 못한 일


오선생님은 교무실에서 공문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쉬는 시간, 복도가 평소보다 훨씬 시끄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쁜 예감은 늘 틀리지를 않아요. 갑자기 한 무리의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와 문을 벌컥 소리칩니다.      

“선생님! 큰일 났어요! 큰일 났어요!”

“음. 그래. 강군아, 진정하세요.”     


오선생님은 강군이 뭔가 큰일을 얘기하려는 듯 보였지만, 일단 강군을 진정시키려 합니다. 아이들은 매번 ‘큰일’이라고 소리치지만, 그 큰일 중에는 진짜 큰일도 있고, 가짜 큰일도 많습니다.    

  

“남군이 천장을 부쉈어요!”     

강군이 소리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 명의 아이가 마구잡이로, 큰 소리로 부연 설명을 곁들입니다. 남군이 뚫어뻥(배수구 청소기)으로 천장을 쳤단다. 천장이 부서졌단다. 강군이 옆에서 말렸지만, 남군이 그냥 마음대로 했단다. 오선생님이 정신이 쏙 빠지게 여기저기서 온갖 정신없이 외쳐댑니다.      

“그래? 남군은 괜찮니? 안 다쳤어?! 너는 강군아, 넌 괜찮아? 이런, 다른 다친 애들은 없어?


오 선생님은 남군의 안전을 먼저 확인합니다. 다행히 남군은 멀쩡합니다. 남군은 풀이 죽어 고개를 숙이고 아이들에게 끌려오듯 교무실로 걸어 들어옵니다.      

“남군아, 무슨 일이 있었니?”     

오선생님이 묻습니다.     

“제가, 화장실에서 강군과 얘기하고 있었는데, 그때, 말벌이 들어와서, 제가, 강군보고 나가라고 했어요. 대걸레로 어, 물이 좀 흘렀는데. 얼른 나가라고. 대걸레로 저리 가라고 밀었어요. 걔하고 애들하고 안 쏘이게요.”     

남군은 강군에게 대걸레를 들이민 일을 야단맞을까 봐 그 일을 먼저 고백합니다.      

“알았어. 그런데, 천장 얘기는 뭐야?”


“어, 그러니까, 제가 강군을 내보내고, 뚫어뻥으로 말벌을 잡으려고, 말벌이 천장에 붙어서, 제가 그걸로 탁, 쳤는데. 그게, 푹 깨져버렸어요. 그렇게 천장이 약할지 몰랐어요. 정말 죄송해요”     


- 이 사건의 진실     


사실, 강군은 옆에서 남군을 말렸습니다. 그냥 얼른 화장실을 나가자고. 하지만 남군은 꼭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그 말벌을 잡고 싶었고, 옆에 있던 뚫어뻥은 왠지 좋은 도구가 될 것 같았지요. 그 도구로 말벌을 잡는다면 신나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자랑거리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죠. 만약 성공한다면 남군은 친구들 사이에서 영웅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남군의 뚫어뻥으로 말벌 잡기는 실패로 끝났고, 남군은 천장 텍스 두 장을 파손했습니다. 다행히 행정실에서 천장 텍스 두 장값은 남군이 물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별별 실험적 슈퍼맨      


학교에는 매일 별별 실험적 슈퍼맨이 등장합니다. 오선생님은 올해도 전년도와 대부분 비슷한 일들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어떨 때는 뭐든 자기가 직접 해보고 싶어 하는 창의적이고 엉뚱한 학생들 덕분에 새로운 형태의 사건들도 보게 됩니다. 학생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랍고 때로는 말문이 막힐 뿐입니다.     


한번은 의자를 옮기려다 천장에 달린 선풍기 날개가 부러지고 잔해물이 튕겨 나온 적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아이들이 놀랐으면서도 주변에 다친 사람이 있는지 지켜보기보다는 파손된 선풍기 날개를 더 걱정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선생님은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 하면서 다시 한번 안전 수칙에 대한 예방 조치를 교육합니다.      


또 어느 날은 한 아이가 소방 벨을 잘못 눌러 학교 전체가 비상사태에 빠졌습니다. 소방 벨은 복도 벽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불이 났을 때는 소방 벨을 눌러야 합니다. 그러나 자주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끔 몇몇 호기심 많은 친구가 소방 벨을 누르고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싶어 합니다. 이 학생들이 유치원 시절부터 소방 벨에 대해 여러 번 교육을 받고 소방 훈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들의 짓궂은 경거망동의 마지막 장면은 학교 징계위원회입니다. 이런 종류의 빌런들은 학교 안의 모든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으므로 엄중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흔히 발생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 중 하나는 창문이나 문과 관련된 것입니다. 표군은 언젠가 장난꾸러기 친구에게 조금 겁을 주기 위해 창문을 마구 친 적이 있습니다. 친구 이군은 표군을 약을 올리며 교실로 도망가고 있었습니다. 그 반에 속하지 않은 학생들은 타 반 교실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 규칙입니다. 표군은 매우 속상해하면서 씩씩거리는데, 교실 안에서 창문을 통해 이군의 실실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표군은 이씨에게 겁을 주는 척하려고 주먹으로 때리는 동작만 했으나 힘을 조절하지 못했지요. 순간 창문이 깨져 유리창 파편이 흩어졌습니다. 다행히 창문 근처에는 다른 학생들이 없었고 다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표군은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반성하며 혼나고 반성문을 써야 했습니다.      


교실 문의 경우는 어떨까요? 교실 문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교실 문은 남학생들이 힘차게, 세게 밀고 당기는 것을 견딜 만큼 튼튼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상식적으로 평범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있는 힘을 다해 문을 밀고 당기고 때로는 문을 세게 흔들 것이라고 누가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학생들이 서로 쫓아다니거나 문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며 즐겁게 지내는 동안 교실 문의 고리가 부러지는 일이 생깁니다. 가끔 놀이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이런 빌런들로 인해 소음을 괴로워하면서도 참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매일 이상한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교사들은 아침저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강조하고 강조하지만, 우리의 슈퍼맨들은 그 얘기가 자신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험해 보고 실패한다고 해도, 그 일만 해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실험적 슈퍼맨들은 또 다른 실험을 해야 합니다.      



친애하는 실험하는 슈퍼맨들에게,


꼭 기억하세요!

당신의 실험으로 당신도, 함께 있던 친구들도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러니 제발! 행동하기 전에 생각할 것!     

진심을 담아, 학급 친구들과 학교 선생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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