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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Sep 25. 2023

제3장. 방귀는 어떻게

학교에서 만난 빌런들

  

방귀는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현상이며 일반적으로 소화의 결과로 장내 가스가 방출됩니다. 

가스는 위, 소장, 결장, 직장을 포함한 소화관 전체에서 발견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 가스가 축적되어 방귀를 뀌게 되는데,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 소화: 신체가 소화액을 처리할 때 이산화탄소 가스가 생성됩니다.

* 삼킨 공기: 우리 모두는 탄산음료를 마시거나 씹으면서 공기를 마시는 것을 포함하여 하루 종일 공기를 삼킵니다.

* 장내 박테리아: 장내 박테리아(미생물군집)는 신체가 특정 음식을 소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 과정에서는 수소와 이산화탄소 가스가 방출됩니다.

* 식단 변경: 평소보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면 장내 세균이 더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가스가 증가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체가 고섬유질 식단에 적응함에 따라 가스가 줄어들게 됩니다.

- 참조: www.healthline.com     


방군의 이야기     


방군은 너무 억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수학 시간에 딱 한 번, 약간의 소음은 들리고 냄새는 나지 않았으나 어느새 ‘괴짜’가 되어버렸습니다. 방군은 방귀를 뀌지 않습니다. 아니, 방군은 수업 시간에 방귀 뀌는 것을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배가 불편했지만, 수업 전에 화장실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후회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다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소리는 깨끗했고 심지어 소리는 경쾌했습니다. 모두가 조용해졌고 자신만큼이나 당황한 표정으로 방군을 바라보자 그는 멈춰 서서 다음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몇 초 후, 갑자기 웃음소리 같은 놀림이 들리고 방군은 정말이지 교실에서 나가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수학 선생님은 얼른 이 소란을 잠재우려 방군에게 칭찬을 하십니다.      

“잘 말했어요. 방군. 그리고 여러분, 장내 가스를 배출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며 때로는 그냥 배출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웃으시고 다음 질문에 집중하세요!”     

그러자 학생들은 더 이상 방귀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교과서에 있는 다음 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방군은 적어도 그때까지는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진짜 문제가 방군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며칠 후 수업 시간, 다른 학생이 방귀 소리를 냈는데, 반 학생들이 일제히 방군을 바라보았고, 방군은 너무 당황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방귀는 갑자기 방군의 방귀가 되어 버린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방귀 범인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자신이 방귀를 뀌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누구였을까요? 방군은 어디서 소리가 나는지 알아내려고 했지만 이미 그 방귀의 주인이 방군의 것으로 생각하는 몇몇 학생들의 시선으로 인해 망했습니다. 게다가 수학 선생님도 방군이 뀌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방군은 선생님께 이 방귀는 자기 방귀가 아니라고 호소했지만, 다른 학생들의 시선은 여전히 그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아 속상했습니다. 그러자 학생 중 한 명이 웃으며 그에게 말했습니다.     


“야, 걱정하지 마. 네가 뀐 것이 아니라고 해줄게. 그 방귀는 네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게.”     

방군은 얼굴이 붉어지며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아니, 야! 그건 정말 내 방귀가 아니라고! 아우, 너희들은 내 말 좀 믿어줘. 진짜 방귀 뀐 사람 누구야? 왜 솔직하게 진실을 말하지 않는 거야?!”     


교실에 있던 학생들은 방군의 호소에도 무시하고 웃으며 다음 수학 문제로 넘어갑니다.          


정군의 이야기     


정군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대개는 괜찮은 정도이지만,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증상은 더욱 심해집니다. 정군의 부모님은 정군에게 공부나 좋은 성적을 강요하지 않지만, 어쩌면 좋은 성적을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이 정군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시험 기간에는 가스가 자주 차고 방귀를 자주 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군의 외모는 여학생들이 좀 귀엽다고 생각할 정도로 귀여운 이미지인데, 정군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지요.    

 

실제로 정군은 모든 과목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며 의젓하게 행동하는 정말 우수한 학생입니다. 특히 수학과 과학에 소질이 있어 과학고 진학이 목표입니다. 성실한 학생인 정군은 과학 동아리에 가입해 현지 과학관에서 학생 도슨트로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과학 경연대회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정군은 잘생기고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은 미래의 유망주, 과학자지만, 방귀 때문에 크고 작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정군은 고민합니다.      


‘방귀 뀌는 것은 정말 나랑 안 어울려. 어떻게 하지?’     


정군은 지금 방귀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요. 언제 방귀를 뀌게 될까요? 다가오는 시험보다는 방귀 그 자체가 걱정입니다. 만약, 시험 중에 방귀를 뀌게 된다면? 그 조용하고 엄숙한 시간에? 그렇다면 정군에게 그건 그야말로 ‘대참사’가 되는 것입니다.       


한양의 이야기     


한양은 오늘 유난히 배가 붓는 걸 느꼈습니다. 어제는 날씬하고 날씬한 배가 오늘은 망가졌네요. 그녀는 점심으로 돼지고기를 너무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5교시 쉬는 시간에 방귀를 뀌겠다고 결심했지만, 지금은 온 힘을 다해 참아야 합니다. 아, 너무 늦었어요.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얼굴은 창백해졌습니다. 교실에 앉아있는 다른 학생들을 보니 몇몇 학생들은 5교시 식곤증으로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사회 선생님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고, 선생님은 한양과 눈을 마주치고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습니다.      

“너, 얼굴이 아픈 것 같아. 보건실에 다녀올래?”     

한양은 간신히 “예, 선생님!”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재빨리 화장실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직행했습니다.      


방군, 정군, 한양이 진정한 방귀 빌런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남녀 공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절대 방귀를 들킬 수 없습니다. 이성의 시선을 걱정하는 10대들을 아시나요? 참으로 통제할 수 없는 방귀 때문에 방귀에 시달리고 소심해지는 슬픈 학생들입니다. 그들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게 사실입니다.      


보통 진짜 방귀 빌런들은 남학교, 여학교와 같은 단성 학교에서 나타납니다. 그래도 학기 초에는 그래도 새로운 상황에 살짝 긴장해서 눈치를 좀 봅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친해진 느낌이 들면 조금씩 방귀를 뀌게 되는데, 남자와 여자의 반응이 조금 다릅니다.      


여학생들은 친구가 방귀를 살짝 쿵 뀌게 되면 살짝 웃거나 모른 척해줍니다. 물론, 가끔 대담하게 대놓고 ‘뿡’ 하고 뀌는 방귀 빌런 여학생도 있지만, 그때도 대개는 그냥 안 들은 척해줍니다. 하지만 남학생들끼리는 절대 그냥은 못 넘어가지. 그들은 마치 보물이나 놀라운 것을 발견한 것처럼 놀려댑니다.     


“너 방귀 뀌었지?! 맞지?!”

“아, 냄새!”

“야, 창문 열어!”

“누구야?!”

“너, 방귀 대장이지?!”     


그래도 이 정도의 핀잔은 쉬는 시간에 벌어졌을 경우입니다. 동성끼리고, 다들 방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적당히 놀리다 끝납니다. 문제는 수업 시간에 방귀를 뀌었을 때입니다.      

“자, 이 문제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공부를 꽤 잘하는 김군이 번쩍 손을 들었습니다.     

“그래, 김군. 말해보세요.”     


김군이 말을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분명하게 들리는 소리, ‘~’. 김군의 눈빛이 순간, 멈칫하더니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습니다. 하필이면 김군이 존경하는 역사 선생님 앞이라니! 그것도 여자 선생님 앞이라니! 나머지 남학생들도 당황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눈치입니다. 몇몇 애들만 옆 눈길로 보더니 키득키득 웃습니다. 선생님은 애써 태연하게 말합니다.       


“생리현상이잖아. 여기 방귀 안 뀌는 사람 있나요? 자, 자, 김군. 괜찮아. 아까 질문에 대한 답을 말해보세요.”     

김군은 얼른 답을 말하고 앉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시간에 또 손을 들고 답을 말할 수 있을까 벌써 걱정이 됩니다. 선생님은 서둘러 학생들에게 다음 질문을 소리 내서 읽어보라고 지시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냄새는 거의 없었습니다.      


진정한 방귀 빌런은 방귀가 마려울 때 미리 화장실로 가서 해결하지 않고, 교실에서 어찌해보려다가 수업 중에 냄새가 심한 방귀를 뀝니다. 물론, 냄새가 심한 방귀를 뀌려던 것은 아니지만, 참았던 방귀라 냄새가 독하고, 교실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고통받지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한겨울에는 질식하지 않으려면 창문을 열어야 하므로 참 곤욕스러운 일입니다.    

  

사실, 단체생활을 할 때 아주 중요하지만, 공개적으로 꺼내기 힘든 주제 중 하나가 방귀 문제입니다. 인체의 너무나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고,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으면서도, 사회적으로 민망한 소리와 냄새. 그래서일까요. 아이들이 말을 배우고부터 초등 저학년까지도 좋아하고 열광하는 주제가 바로 방귀랍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이들은 본인이 그 방귀의 주인공이 되면 몹시 민망해지고, 부끄러워하고, 마치 사회적으로 금기시된 것을 ‘감행’하는 것처럼 ‘빌런’이 되어버립니다.     

 

방귀 빌런이 되기 싫어 아이들은 부단히 애쓰게 되는데, 그것은 실로 많은 문제점을 일으킵니다. 초등학교 보건실에는 늘 배가 아픈 아이들로 가득합니다. 보건 선생님은 아이에게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하고, 그러면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잘 해결되어 교실로 돌아갑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이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합니다. 많은 아이가 가스를 제때 배출하지 못합니다. 또 원치 않는 순간에 저절로 배출되기도 하고, 생각하지 못한 부작용이 생겨서 곤란을 겪기도 합니다.     

 

저는 아이들의 고통 호소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방귀 빌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봅니다. 아무도 방귀 빌런이 되고 싶어서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쩌다 보니, 혹은 어쩔 수 없이 방귀 빌런이 되는 것이지요. 이쯤 되면, 우리 모두 이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방귀는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배출해야 하는가. 당신의 현명한 조언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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