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로 다가온 소녀
싱싱해 뵈는
초록색 빗방울이
또
초록색 새로 나부낍니다
열네 살 소녀는
황순원의 소나기를
들으며
다시금
빗소릴 들으며
온몸을 스쳐감는
꿈을 꿉니다
안개에
다시금 스쳐 감겨
빗방울도 꿉니다
모든 것이
모두가
다
예쁜 꿈을 꿉니다
조그만 창틈 새로
새바람이 춤추고
그 새로 한들한들
새잎들이 한들한들
조그만 공간
그러나 넓은 곳
나의 곳
아침이면
햇줄기 스며들고
햇님의 미소가
스며들고
조용한 곳
그러나 활기 있는 곳
나의 곳
저녁이면
노을빛 창문에 물이 들고
되반사되어
물결에 물들이고
외딴곳
그러나 자유로운 곳
나의 곳
휴우후
한숨 소리
이제 시험 끝나서 나는 소리
한숨의 소리
공포속
으흐 르흐
이제 시험 결과로 나는 소리
떨리는 소리
선생님
심각 표정
이제 어쩌나 싶어서 나는 표정
굳어진 표정
모든 것
지켜보며
우린 죽었다 생각하지요
시험 후유증
웬일로
아무 말 없이
그저 수업만 하시는 선생님
나는 심각해져요
그런데
다 까먹고
집에 갈 적에 우리는
하하 호호
파란 하늘은
파란 바다와 짝이 되어
하얀 구름은
하얀 눈꽃과 짝이 되어
자연계에 존재하고,
까만 자신은
까만 밤하늘과 짝이 되어
슬픈 마음을
처량한 별로 달래어주며
오늘밤을 지켜 샌다.
모든 것들은
파트너와 함께 지내지만
그중 그중엔
나 자신처럼 슬픈 파트너가 있는지도
모른다 어둠의 파트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