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로 다가온 청춘
희끗희끗한 하늘 속으로 먹물이 번져 가는
화선지 마냥
풀빛이 번져간다
아른거린다
차가운 그의 시선 속에서도
푸르른 봄빛을 보았다
차가운 그의 대답 속에서도
얼음을 녹이고 화려한 외출을 준비하는
봄기운을 느꼈다
어린이의 마음으로 그 세계로 돌아가리라
어린이의 빛 아닌 그 어떤 빛도 그의
풀빛으로 물들인 가슴으로
파고들지 못하리라
그의 눈 속에는
풀빛 사랑이 있다
그의 가슴속에는
풀빛 기쁨이 있다
어지럽다 땅이 흔들린다
이 서글픈 겨울 속에서
먹물이 번져가는 화선지 마냥
풀빛이 아른거린다
풀빛이 내 눈 속에
가슴속에서
맴돈다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나는 글쓰기를 두려워했습니까
이제 오월이고
나는 여전히 방황하고 있습니다
깊은 밤이 지나고 새벽이 다가옴에도
내가 잠들지 못하고 있는 이 순간
여전히 잠들지 아니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그를 사랑하고 싶습니다
내가 가슴 아파함에도
묵묵히 자기 길만을 가는 이가 있다면
그를 사랑하고 싶습니다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면서도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싶습니다
젊은 날의 내 청춘이 너무나 힘이 들어
몸부림치며 울다가
그것마저 지쳐버려
고개 숙이고 쓰러질 수밖에 없던 나에게
태연히 냉정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그를 사랑하고 싶습니다.
피곤한 눈꺼풀에 못 이겨
눈을 감았다.
친구의 손가락의 춤추는 연주가
내 까만 세계 속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서글픈 눈망울에
그는 나를 내려다보았고 나는,
서둘러 이슬을 날려 보내고는
화를 내며 나를 감추었다
알지 못하는 그는 바보이어라.
무엇이 힘들어 그러냐고 한마디 건네주지
못하는
말 없는 그는 바보이어라.
서글픈 목소리에
스스로 놀래어
서둘러 눈꺼풀을 닫아버렸다.
피곤한 눈꺼풀에 못 이겨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