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투쟁/어젯밤의 축제/삶에 대한 애착

오늘, 시로 다가온 청춘

by 해달

10 한여름의 투쟁


겨울비가 내릴 때보다도

내 마음이 더 요동치는 것은

잎사귀들의 투쟁 때문일 거야


까만 밤 속에서도

바람의 속삭임이 보이는 것은

내 마음이 이미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일 거야


서늘한 공기가 베란다에 머물며

나라는 아이의 온몸을 휘감으려 손짓을 하는 것은

내 마음이 이미 그 속에 유혹되었기 때문일 거야


바람 소리에

흔들리기 시작한 마음이

잎사귀들의 투쟁이 금이 가버렸고

이내 빗방울 속에 울기 시작한 거야



11 어젯밤의 축제


어젯밤, 비가 왔지,

정말 혼을 빼놓을 정도로 비가 왔어,

나뭇가지가 잎사귀가 흔들리고 부딪치고 바람이 속삭였어,

바람은 내게 말했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니,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나는 찾았다, 찾고 있었다,

네가 그리워하던 얼굴이 누구이었는지,

글쎄, 글쎄,

나는 그가 누군지 정말 알지 않고는,

밤을 지새울 수가 없었다,

그래 밤새 바람은 그렇게 외치다 날이 새버렸다,

나,

가슴을 뒤흔들어 놓은 채,

그렇게 지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촉촉이 적시어진 풀잎에 미소 지었다,

어젯밤의 축제를 너도 알고 있구나.



12 삶에 대한 애착


어둠 속으로 무언가가 후드득

느낄 수 있었지

그것은 나를 부르는 소리임을

이 서늘한 공기가

지금

저 잎사귀들 설움으로

나를 부르는 것을

자정이 넘은 지금에

하늘은 오히려

붉게 타오르는 것을

보아요

핏빛으로 물들어 있어요

휘감는 이것이 무엇일까

나를 잡아매는 이것은 무엇일까

아무도 나를 부르지도

찾지도 않았는데

누가 왜 이 깊은 밤

나를 찾고 있을까

어느 서글픈 청춘의 얘기를 들어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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