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꿈/봄의 지껄임

오늘, 시로 다가온 청춘

by 해달

40 이야기 하나

모든 것은 풀빛

내 눈 속의 그 사람은 풀빛

그리고,

내 가슴의 그 사람은 풀빛

내 가슴의 그 얘기는 풀빛

내 손안의 그 까만색 펜은 풀빛

내 머리카락 흩날리는

그 바람은 풀빛


이제,

풀빛은 없다.

풀빛은 그 푸른 여름날

어느 밤

풀빛은 갔다.

풀빛은 그 바람과 갔다.




41 꿈


지하,

나는 꿈을 꾸었습니다.


한없이 달려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붓끝으로

당신은

점차 계속해서

내가 달려간 훨씬 더 만큼이나

멀어지고 있습니다.


지하,

그래도 나는

당신을 느꼈습니다.

당신의 솔과 무궁과


지하,

나는 여전히

한 손에 연필을 쥐고

한 손에 당신의 글을 쥐고

꿈을 꾸었습니다. 당신에게로 달려가는.



42 봄의 지껄임


그 녀석이 지껄이는군.

그 녀석이 지껄여.

모든 이가 듣지 못하도록 그 녀석이 지껄여.


하!

난 들었지.

그 녀석 지껄임.

썩어 가는 이 속에서도


아직은

아직은 버리지 않고

아직은 떠나지 않고 영원히


다시

돌아왔다. 그 녀석

겨울 속에 곤히 자던 그 녀석


이제 눈을 뜨더니

소리 없이 지껄이는군.

자, 다시 한번 해 보자고!


이전 14화내가 있었다/걷기/비의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