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었다/걷기/비의 음

오늘, 시로 다가온 청춘

by 해달

37 내가 있었다

아찔함의 순간에

나는 보았다.


아득함의 끝속에

내가 갇힌걸.


신선함의 바람에

나는 떨었고.


사랑이란 이름이

멀어져 가고.


아우성의 세상에

등을 돌렸다.


미련함의 자아에

눈을 감았다.


저마다의 삶 속에

지쳐 웃는다.


한숨 속의 웃음에

내가 있었다.



38 걷기


모든 것이

짙은 초록빛으로 번져 가면

내 까만 글씨들

그렇게 뒤섞여 사라져 가면

나는 알지 못하는 어딘가로 걷기를

시작한다.


그때의

풀빛 먹물이 하늘에 번져 가면

내 기억 그 사람

그렇게 뒤섞여 사라져 가면

나는 알지 못하는 설움으로 걷기를

시작한다.



39 비의 음


톡톡 타다닥.

빗소리 땅 소리와 만나 되살아 난다.

이음줄

빗소리 나무 속속 스미어 뽀-옥 돋아난다.

당신의 음성 빗소리에

촉촉 녹이어 저만치 들린다.


빗소리 맞추어 피아노 선율을 탄다.

빗줄기 사이사이 음표들이 흐른다.

빗소리 맞추어 타이핑 글을 만든다.

빗줄기 사이사이 얘기들이 흐른다.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얘기 소리

어느새 마음속으로 스며들어

귓가를 간간이 간지럽히어

자아를 어지럽힌다.


돋아나는 몽우리에

비 냄새 가득하고

커피의 쓴 향기

코끝을 간지럽히어

자아를 잃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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