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꽃/새벽 뱀파이어/침묵

오늘, 시로 다가온 청춘

by 해달

43 오동꽃


온몸을 늘어뜨린 그녀가

바로 내 앞에 있다.

늦은 봄비가 구슬프게 나리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청승맞게도 그녀가 서 있다.


보라빛 블라우스를 흠뻑 적시고도 그 눈물이 남아

엉성하게 가려진 다리 사이로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거센 바람이 지나가더니

이젠,

얼굴로 머리칼을 날리며,

보라빛 블라우스가 요동칠 정도로 흐느적거리며,


그럼에도 그녀는

전혀 지치지 않고

-털이 많은 강아지가 목욕을 하고

몸을 흔들어 물을 털어내듯-

그렇게 물기를 털어내듯 반짝이는 햇빛에 씩 웃고 있다.

그녀의 보라빛 블라우스, 초록빛 치마가

더욱 싱그럽고,

그녀를 아름답게 하고,




44 새벽 뱀파이어

매일 밤 나는 즐기고 있는지도 몰라

두려움에 떨면서

은근히 초조해하며

웃고 있지

반드시 그는 오리라


애써 감추는 나의 목덜미를

그는 뒤로 하고

나의 blood, 뜨거움을 느꼈으리라


얼마나 지났는가

동이 터옴에 따라 그는 미소 짓고

이내 사라진다. 기약도 없이


모자라는 피에 없는 기운으로 나는

잠시 쓰러지리라

그리고는

또다시 밤을 기다리리라

무엇에 영혼을 팔아.



45 침묵

그것은 너를 구원할 수

당연하다

계속해서 떠들어 보아라 그러나

아무런 이득은커녕

너는 그에게 vampire가 될 기회를 제공

했을 뿐


너무도 당연하다

너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차라리 다물리라

재갈을 물려라

적어도

‘허무함’마저 느끼지는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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