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0
3월은 벌써 중순을 지났다.
봄의 길목 입춘은 아직 한창 추울 때 벌써 지나갔고, 겨울잠 자던 아이들도 깨어난다는 경칩도 지났다. 그런데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작년 가을에 떨어진 나무의 파편은 겨우내 눈에 덮였다 얼음에 쌓였다 찬 햇살에 말리기를 반복하다 이제는 기진맥진 바싹해졌다.
매일 오가는 공원 산책길에서 아직 오지 않은 봄에게 난 화를 그것들에게 화풀이하듯 발로 걷어찬다. 쌓여 있던 흙먼지가 확 하고 일어난다. 도톰하게 쌓였던 플라타너스, 칠엽수, 굴참나무 잎 등이 발길질에 나뒹구니 그 밑에 숨어 있었던 흙바닥이 보인다. 그리고 그 위로 푸릇푸릇 잎들이 보인다.
땅만 보던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휑하던 빈가지에는 나의 엄지손가락에만 남아 있는 반달 모양만큼의 연둣빛 작은 잎들이 빗방울 매달리듯 많이 매달렸다.
봄은 벌써 와 있었다.
나의 마음이 봄을 맞이하지 않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