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6
아침 루틴인 아령 운동을 하다가 오른쪽 손목을 삐끗했다
아픔은 손목 안쪽을 면도날이 긋고 지나가는 것 같은 번쩍 하는 고통이었다
에이 잠깐 삐끗한 건데 괜찮아지겠지
평소처럼 하루를 시작한다.
오른쪽 손목에 힘이 들어가니 욱신거린다
설거지하기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일단 평소와 다르게 파스 한 장을 과감히 붙인다
가는 손목에 비하여 커다란 파스를 한 장 그냥 붙인다는 것 작은 과소비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오늘은 자르지 않고 온전한 한 장을 다 붙인다
이것은 손목이 많이 아프다는 얘기다
집에 굴러다니던 핫팩을 설명대로 흔드니 온기가 오른다. 따끈해진 핫팩은 손목에 대고 손수건으로 동여맨다
두세 달 전에 판촉물로 받은 것인데 쓸모가 없어서 버릴까 하다 아까워서 못 버리고 있던 것이다. 역시 챙겨 놓으면 언젠가 다 쓸 때가 있다
손목은 생각과 다르게 나아지지 않는다. 더 아파지는 느낌이다
이번엔 저주파 치료기를 붙이고 강도를 세게 한다
손가락 끝까지 전기가 찌릿찌릿하다
생선회 집의 생선 한 마리를 물에서 꺼내 바구니에 담은 생선처럼 나의 손은 파닥파닥거린다
고통은 점점 심해져 손가락 까딱하기도 힘들다
누군가 인대를 세게 누르고 있는 듯한 통증이다
손목은 너무 아프지만 배는 고프다
젓가락을 사용할 수 없어서 어제 먹다 남은 김치찌개에 밥을 넣고 끓여 숟가락만으로 저녁을 먹는다
근육이완제를 먹고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아플 때는 일찍 자야 된다. 그래야 빨리 병이 낫는다
누웠더니 팔까지 쑤신다
잠깐 잠이 들었다 깬다
진통제를 먹는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병원에 가야겠다
빨리 아침이 왔으면 좋겠다
왼손 투혼으로 겨우 겨우 씻고 어제보다 더 아파진 오른손을 부여잡고 병원으로 간다
얼마나 심하게 했냐 얼마나 무거운 걸 들었냐 물으신다.
2kg 아령이요.
인대가 늘어났다는데 믿을 수가 없다
찢어진 거 같은 데…
아니고선 이렇게 아플 수가 있나…
깁스하고 집에 와서는 식후약이지만 진통제를 먹기 위해 그냥 먹는다
설거지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한 손으로 하려니 물병 따기도 힘들다
치약을 짜기도 힘들다
봉지를 뜯기도 힘들다
이렇게 글을 쓰기도 힘들다
다행히 받아쓰기 기능이 있다.
장염이 쓸고 지나가니 몸살이 오고 몸살이 나가니 손목을 다쳤다
1.5 배 커진 푸르딩딩한 오른손
주인 잘못 만난 나의 몸은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