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814

by 고래꼬리

매미가 밤에도 울었었나?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밤낮없이 울어대는 것인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인지. 더운 여름날의 매미소리는 그렇게 힘차게 들렸는데, 아침저녁으로 슬며시 자리한 가을 앞에서 매미소리는 구슬프게 들려온다.

동네에는 전 직장 동료가 산다. 나의 전성기를 보낸 곳.

직장을 그만 둔지도 벌써 7년이나 되었다는 것에 깜짝 놀라곤 한다.

가족여행도 함께 다닐 정도로 친했는데 연락을 끊고 살았었다.

퇴사와 동시 그곳에서의 인연은 모두 정리하고 싶었다.

간간히 몇 다리 건너 소식을 들어오긴 했었다.

얼마 전 동네 병원에서 그 동료와 마주쳤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달랑달랑 매달려 있던 발톱을 떼어 내기 위해 갔다.
동료는 나보다 한 살 어리다.

“언니”

동생이 먼저 알아보았다.

“어... 오랜만.. 놀아?”

“응. 논지 좀 됐어”

별말 없이, 각자 진료를 받고, 다음에 차 한잔 하자 약속하고 헤어졌다.

동생은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삐죽이 나온 뒷머리카락이 마음에 걸렸다.

‘어디 아픈가? 설마.. ’

나는 그동안 차단해 놓았다. 카톡을 풀었다.

그리고 어제 만났다.

동생은 모자는 쓰지 않았다. 쇼트커트를 하고 있었다. 얼굴은 괜찮아 보였다.

한참을 그동안 회사에 있었던 일들, 동료들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어떻게 살았니, 요즘은 뭐 하면서 지내니. 긴 머리카락은 왜 자른 거니.

동생은 단발로 잘랐다고 한다. 항암치료하면 머리카락이 빠진다는데 긴 머리카락 볼 자신이 없었다고.. 그리고 이제 머리를 기르고 있는데 잘 자라지도 않는다며 푸념했다. 아이고 그랬구나.

그래도 다행이다. 천만다행이다. 좋아지고 있으니까.

우리 다음엔 수목원 가서 산책하자.

“긴 머리보다 짧은 지금 머리가 더 잘 어울려. 아픈 사람 같지 않다~ 하하하”

진심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