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819

by 고래꼬리

난 왜 아직도 너에게 나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싶을까

말할 사람이 너뿐만은 아닌데

왜 그렇게 너에게만 하고 싶은 것인지

별특별한 이야기도 아니고

대단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면서

또 그런 시답지 않은 이야기도

아주 재미난 이야기라도 듣는 양

두 눈을 반짝이며 들어주던 너의 모습이 그리워서일까

그런 너의 모습 때문에 더 신이 나 이야기를 하던 내가 그리워서일까

그냥 너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그동안 못해서 차곡차곡 쌓아뒀던 밀린 나의 이야기

어디를 갔었는지, 무얼 먹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그냥 시시콜콜한 내 일상의 일들을

이른 아침 이슬 맺힌 제비꽃과 수다쟁이 새들의 맑은 지저김이 있는 숲길을 걸으며

어두워진 밤하늘에서 별을 헤이면서

검은 수평선이 붉은 선을 이룰 때까지

너무 길었나? 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할게

너는 어떻게 지냈니? 궁금해

평소대로 매일 같은 일상이라 말해줄 게 없다고 하려나

그 평범하고 변화 없이 지루한 일상이라도 나는 듣고 싶어

자 이제 네 차례야

나는 푸른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서

보라색 좁쌀로 만든 맥문동을 보면서 너의 이야기를 들을 거야

너의 두 눈을 보고 있지는 않아도 나는 너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어

너에겐 재미없는 일상 이야기가 나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야

그건 바로 너의 이야기 이기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