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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귤청 담을 때가 되었다.
청귤이란 것이 있는 지도 몰랐는데.. 우연히 알게 된 후로 매년 청을 담고 있다.
청귤은 시기가 있어서 미리 예약을 해 놓는다. 더위가 시작될 때쯤 걸어 놓으면 끝나갈 때쯤 대문 앞에 와 있다. 오늘이 그날이다.
박스를 열어 보니 싱싱하고 동글 동그란 초록귤들이 들었다.
처음엔 열댓 개로 시작해서, 3kg, 10kg 점점 늘리다 다시 줄여서 5kg를 주문했다.
청귤은 베이킹소다 푼 물에 담가서 여독을 풀게 한 후, 야채솔로 닦고, 맑은 물로 헹궈서 물기를 빼고, 마른행주로 다시 물기를 제거한다. 유기농이지만 깨끗한 게 좋으니까.
칼로 얇게 슬라이스 한다. 초록 테두리에 노란 귤이 커다란 스텐 양푼에 쌓인다. 빛깔이 너무 고와 사진으로 안 남길 수 없다. 오늘도 어김없이 피를 보았다. 몇 시간을 자르다 보니 삭신이 쑤신다. 언제 끝이 나나 몇 개 자르고 남은 귤을 세어보고, 또 몇 개 자르고 또 세어본다. 잘리는 청귤의 모양이 처음보다 많이 못생겨졌다. 나머지 하나는 처음처럼 예쁘게 자른다.
청귤을 자르며 누구를 얼만큼씩 줄 것인지 생각해 본다.
일단 가족들부터 챙겨야지. 양가 부모님 댁 한 병씩. 그 후부터는 신중하게 선별한다. 동네 언니를 명단에 넣었다가 빼고, 친구를 넣었다가 빼고, 고마운 분을 넣었다가 정착시킨다. 정착시킨다. 분량이 많지 않은데 또 조금씩 주기엔 내 스케일과는 맞지 않다. 음....
명단과 양을 정하고, 부랴부랴 이케아에서 청 담을 유리병을 사다 열탕 소독을 한다.
유리병에 청귤을 담고, 알룰로스를 덮고, 청귤을 담고, 알룰로스를 덮고...
청이 담긴 큰 병, 작은 병, 더 작은 병 여러 개가 생겼다.
이제 알룰로스가 녹을 때까지 두었다가 하나씩 보내질 것이다.
어디 가서든 예쁨 많이 받는 청이 되었으면 좋겠다.
청과 청귤 몇 조각과 투명한 얼음 몇 개를 담은 투명한 유리컵에 탄산수를 부으면 보글보글 탄산과 청귤 조각이 떠오른다. 달달하고 상큼하고, 향기로운 청귤에이드
청귤청=청귤+알룰로스+사랑+정성+고마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