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는 곳에서

‘소’ 도반의 시

by 도반

내기 당구를 밤새 치고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웃고 떠들었다
빈 짜장면 그릇은 어설프게 쌓아두고 
무거운 유리문이 스르륵 밀렸다
계단 밑 환풍기는 돌아가고 


그 사이로


한 무더기 빛이 쏟아졌다


날리는 초크 가루가 우아하게
춤을 추고 있었고
아직 세상을 모르던 내 눈에 그것은 위무였다


그때 알았던 것 같다

어떤 위로는 지하 환풍구에 쌓인 먼지 같았다

누군가는 담배에서 쇠맛이 나지 않는단다

뿜어낸 연기만큼 이 영혼의 질량이라더군


나 마저 떠나면 너의 빈 무덤에

누가 찾아올까, 나는 또

누구와 인사 나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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