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 도반의 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뜬 곳은 지하철이었다
신정역에 도착하니 내릴 사람은 오른쪽으로 내리란다
돌아온 기억엔 낯에 가방 끈이 떨어져 주저 않아 울었다
열차의 삐걱이는 비명 만이 들린다
선로와의 불협화음
그 속에 몸을 실은 사람들
한 아이와 눈이 마주친다
옆에 앉은 엄마는 기절한 듯 잠이 들었고
시선은 아이의 낡은 신발로 향한다
얘, 신발 끈 풀렸어.
해맑은 그 얘는 나도 알아요 한다
그럼 묶어야지.
나 나비 할 줄 몰라요.
내가 해 줄까?
고개를 끄덕이며 발을 내어준다
리본 모양으로 묶자 거짓말처럼 아이는 사라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설경이었다
흰 눈 위에서
맨발로 울고 있었다
낮보다 빛나는 밤들이 거기서 죽어갔다
나는 아직 길을 찾지 못한다
여행자는 낯선 곳에서 위안을 느낀다
불안은 제세동기처럼 죽은 심장을 뛰게 한다